이틀간의 경제지표 발표가 그 동안의 미국 경제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기에 충분한 듯하다.

10일(현지시간) 도매재고와 수입물가지수, 그리고 11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 약속이라도 한듯이 모두 시장에 경고등을 켜놓고 있다.

불과 영업일 기준으로 3일을 남겨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는 마치 '벼랑위 판단'을 남겨둔 셈이다.

시장은 숨죽였다. 금리인상과 관련된 오는 16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 어떤 결정도 찝찝하다. 지표가 악화되는 것도 금리인상이 늦춰지는 것도 개운치는 않다.

지난 이틀간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경제 악화와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연준의 물가목표 2%는 물 건너갔다.

연준의 경제판단의 한 기준인 고용시장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또 다른 기준인 소비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달러강세로 인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그 여파가 가계로 전이되는 분위기다. 미시간대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곰곰이 되씹어봐야 한다. 소비시장마저 흔들린다며 고용과 내수 침체로 막바로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뉴욕증시는 소폭하락으로 시작해 소폭 상승으로 마감하는 전형적인 눈치장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102.69포인트(0.63%) 오른 1만6433.09로 마쳤고  스탠다드앤푸어(S&P)500지수는 8.76포인트(0.45%) 상승한 1961.05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6.09포인트(0.54%) 상승한 4822.34로 마쳤다.

앞서 열린 유럽증시도 극심한 관망장세로 소폭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62% 내린 6117.76로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도 0.85% 내린 1만123.56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1.04% 떨어진 4548.72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전일에 이어 경제지표 장세였다. 생산자 물가지수와 소비자 신뢰지수는 모두는 전일 발표된 도매재고, 수입물가와 함께 연준의 9월 금리인상이 힘들다는 쪽으로 항변하는 듯 했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로 변화의 기로에 섰다. 7월에는 0.2%상승세를 보였지만 향후에는 이 마저도 보장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8%떨어진 것으로 7개월 연속 하락세다. 연준이 바라는 물가목표치와는 또 멀어지는 모습이다.

전일 발표된 수입물가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9월 미시간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85.7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91.2에도 크게 못 미쳤다. 가계의 살림살이 전망이 크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가치는 부지한 경제지표로 하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34% 하락한 95.17을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5% 상승한 1.133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03% 내린 120.55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도 골드만삭스의 유가전망치 하향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감산을 위한 회의 거부소식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 감소 등 공급과잉 해소 요소가 나왔지만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9달러(2.81%) 하락한 44.63달러로 마쳤다. WTI 가격은 주간기준 3.1% 하락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0.75달러(1.5%) 내린 48.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 3% 하락했다.

국제 금 가격은 전일의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온스당 6달러(0.5%) 하락한 1103.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4센트(1%) 하락한 14.505달러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