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누구나 처음 브래지어를 착용했을 때의 기억이 있다. 거추장스럽고 불편하지만 엄마처럼 어른이 된 듯한 그 느낌. 하지만 왠지 부끄러워서 친한 친구에게만 비밀 이야기 하듯 속닥이던 기억 말이다. 이렇게 평균적으로 10대에 들어서면서 처음 착용하기 시작하는 브래지어를 ‘주니어 브라’ 또는 ‘틴틴 브라’라고 한다. 요즘은 점점 성장 속도가 빨라져 보통 10~11세 정도의 여자아이면 초경이 시작되고, 가슴이 조금씩 솟아오르면서 브래지어를 착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처음 착용하는 주니어 브라를 자신이 직접 구입한 기억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니어 브라는 아이의 성장을 눈여겨보던 엄마가 대신 구입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 없이 엄마 혼자 매장에 와서 주니어 브라를 사가는 것.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주니어 브라 있나요? 가장 작은 사이즈로 주세요.”

주니어 브라를 찾는 엄마는 딸아이의 첫 브래지어를 구입할 때 흔히 이렇게 말한다. 당연히 처음 착용하는 브래지어이므로 가장 작은 사이즈가 딸아이에게 맞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하지만 아이가 직접 착용해보거나 혹은 매장에서 사이즈를 재보지 않으면, 정확하게 맞는 사이즈는 어머니의 눈짐작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이렇게 눈짐작으로 구입해온 주니어 브라의 문제는 집에 와서도 계속된다. 처음 주니어 브라를 입어본 아이는 당연히 갑갑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사이즈가 작거나 맞지 않아서 불편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엄마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 남영비비안 제공

“원래 브래지어는 답답하게 느껴지는 게 정상이야.”

엄마의 이 한 마디 말에 아이는 평생에 걸쳐 착용하게 될 브래지어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다. 그래서 지금 착용하는 브래지어의 사이즈가 작아진 줄도 모르고 그 답답함을 자연스러운 것인 양 평생 안고 살아간다. 모든 속옷이 그렇지만, 발육기에 있는 청소년의 주니어 브라는 특히 사이즈 선택이 중요하다. 주니어 브라 구매 시 반드시 아이와 동행해 매장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사이즈를 측정한 후 몸에 맞는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아이들의 신체 발육 속도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현재 시점보다 5~6개월 후의 가슴 상태를 고려해 반 치수에서 한 치수 정도 큰 사이즈의 속옷을 고르는 것도 실용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사이즈에 딱 맞춰 주니어 브라를 구매하면 발육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즈가 맞지 않게 될 것이다. 아깝다고 작은 사이즈의 브래지어를 계속 착용하면 가슴을 짓눌러 건강에도 좋지 않고 발육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주니어 브라는 단계별 선택도 중요하다. 크게는 두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이제 막 주니어 브라를 착용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후크가 없는 런닝형의 주니어 브라가 좋다. 뒷부분이 후크가 아닌 신축성 있는 밴드로 되어 있어 편안하고, 활동하는 데도 불편함이 적다. 신체적인 성숙이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가슴을 받쳐주고 모아주는 와이어나 컵이 필요하지 않다.

첫 번째 단계에서 신체적 성숙이 조금 더 이뤄지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이 시기에는 컵의 형태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주니어 브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성인용처럼 컵의 형태가 딱딱하게 잡혀있거나 두툼한 패드가 있는 것이 아닌, 얇고 부드러운 부직포로 된 컵이면 충분하다. 또한 가슴도 조금 나오기 시작하므로 살짝 받쳐줄 수 있는 면 테이프 등이 와이어 대용으로 사용된다. 이 단계보다 지나면 와이어가 있는 일반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옛날 속담은 속옷을 입는 습관에도 적용된다. 특히나 그 습관이 처음 속옷을 접하게 해준 엄마에 의해 결정된다면 더욱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아이가 속옷의 사이즈를 제대로 알고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엄마의 역할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