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제 멘토로 모시고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과 정직한 삶을 강조하는 어머니 영향으로 시간 약속을 지키는 것과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을 은행원으로서의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김정민(26) 씨는 지난 상반기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더 어렵다는 취업 관문을 뚫고 KB국민은행에 입사한 새내기 은행원이다. 지방소재 한 대학에서 인문학을 공부했던 그는 왜, 어떻게 은행원이 됐을까. ‘목표’, ‘실행’. 김 씨는 자신의 취업 성공 비결로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토익 점수는 700대 후반으로 높은 편이 아니었고 어문학을 전공해 경영, 경제 과목을 수강한 적도, 관심도 없었다. 그런 김 씨가 은행원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된 데는 김 씨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10여년 간 은행원으로 재직했던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김 씨는 대학 입학 후 전공인 인문학과 외국어학 공부보다는 영화관 아르바이트나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할 때 더욱 흥미와 보람을 느꼈다. 그런 그를 옆에서 지켜보던 어머니는 “은행원이 네 흥미와 적성에 가장 맞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었다. 김 씨는 ‘약속을 지키는 것과 정직한 삶’을 강조하는 어머니를 삶과 직장생활의 멘토로 삼고 있다.

스스로도 타인을 설득하고 친절을 베푸는 데 자신이 있었던 그는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은행원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경제, 금융에 대한 상식을 쌓기 위해 금융자격증 준비 동아리에 가입했다. 방학 때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은행을 공부하기 위해 한 시중은행에서 간단한 서류정리, 손님 응대를 보조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2차례 정도 인턴십을 지원했지만 워낙 높은 경쟁률 탓에 과감히 차선책을 택했다.

그렇다고 그가 대학시절 내내 은행에서만 경험을 쌓은 것은 아니다. 김 씨는 4학년 1학기 때 친구 3명과 함께 500만원을 모아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하고 운영했다. 비록 수익을 내지 못해 5개월 만에 영업을 중단하는 쓴 맛을 봤지만 은행 채용 면접에서 시장 조사, 불만족 고객 응대, 재무관리 경험 등을 어필해 면접관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상품판매부터 자산관리, 고객 상담까지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김 씨의 폭넓은 도전정신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실행력이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획일화된 스펙 중심이 아니라 현장 맞춤형 인재 채용을 지향하는 은행권 채용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졌다.

그는 “학벌이 뛰어난 것도, 영어 점수가 높은 것도 아니고 심지어 전공도 금융과는 연관성이 없었다”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덕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앞으로도 꿈을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