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맵고 단 자극적인 음식들만 먹다보면 덜 자극적이면서 담백한 식사를 찾게 마련이다. 때문에 '밥'과 '김치' '나물'로 이뤄진 간단한 '집밥'을 떠올리게 된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물론 영양보충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나물 반찬은 손맛이 중요한데, 지리산 일대의 신선한 산나물을 그대로 가져 놓은 자연밥상이 있어 시선을 끈다. 봄 내음을 간직한 산나물과 직접 담근 청국장, 고추장 맛도 남다르다.

이번 주 기자가 소개할 맛집은 26년 전 해발 600미터 남원 고기리 한 작은 산마을에서 태어난 주인부부가 운영하던 산나물 백반집을 단골 손님이 전수받아 차린 여의도 ‘에덴식당’이다. 봄 산나물은 겨울 내 땅의 기운을 담아서 우리 몸에 약이 된다고 하니, 산나물의 참맛을 느끼러 함께 떠나보자.

 

1. 음식 종류

산나물 정식

2. 위치

여의도역 5번 출구로 나와 삼천리 빌딩을 지나면 롯데캐슬 엠파이어 상가 빌딩 지하1층에서 찾을 수 있다.

•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127 B106호(롯데캐슬 엠파이어)

•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라스트 오더 8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3~5시, 주말 영업, 명절 당일 휴무

• 연락처: 02-786-3119

• 가격: 산나물정식 9000원, 표고버섯 강정 중(中) 1만 8000원, 대(大) 2만 2000원, 더덕전 1만 6000원, 산나물전 1만 4000원, 청국장 보쌈 중(中) 2만 5000원 대(大) 3만 5000원

 

3. 상호

남원 에덴식당은 맛집과 여행에 관심이 많던 장혁 오너쉐프의 단골집이었다. 장 오너쉐프는 전라도 지역 여행을 다니다가 전북 남원 산골에 자리한 산나물 백반집에 푹 빠졌다. 얼마나 좋아했으면 서울서 남원까지 두 달에 한 번은 찾아가서 먹었을까.

그러나 이 식당은 2013년 5월경 주인부부의 건강상 문제로 문을 닫았다. 안타까웠던 장 오너쉐프는 오랜 기간 고민한 끝에 남원 에덴식당의 전통방식을 전수받고 식당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장 오너쉐프가 서울 여의도에서 ‘에덴식당’을 운영한 지 3개월째이다. “제가 먹고 싶어서 했다”며 밝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에덴식당'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 지하 1층에 자리한 에덴식당.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4. 경영철학

장 오너쉐프는 사실 한식을 널리 알리는데 관심이 많다. 특히 각종 나물을 정성스레 내놓고 제대로된 한식을 보여주는 맛집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실제 ‘나물’ 반찬은 오랫동안 한식밥상을 지켜왔는데, 정작 편하게 한끼 떼우는 데 비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어서 식당 주메뉴로 꺼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식물을 말려서 사시사철 신선하게 먹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며 “햇빛으로 말려서 먹고 싶을 때 다시 불려 먹는 것도 우리만의 노하우인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의 보편화를 꿈꾼다. '나물'맛으로 해외식당도 개점하는 것이 목표이다.

▲ 주방안을 손님이 볼 수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5. 주 메뉴

지리산 산나물 정식은 참취, 미역취, 곤드레, 방풍, 고사리, 부지갱이, 숙부쟁이, 참비든, 깻순, 유채 중 돌아가면서 5종 나물이 나온다. 매번 다른 나물이 나오는데 식당 여건에 따라 달리 나온다. 5종 나물은 1인 1접시다. 밥은 현미, 백미 중에 선택 가능하다. 이외 청국장 찌개, 남원에서 2대째 만든 도투리묵, 깍두기, 깻잎 김치, 노오른 쌈배추로 담근 김치 겉절이, 남원 시장 방앗간에서 올라온 들기름, 고추장이 나온다.

▲ 지리산 산나물 정식.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청국장 찌개는 가을 햇볕에 지리산 남원 콩을 볏짚과 해발 600m 고기리 물로 만든 청국장을 사용해 더욱 구수하다. 고추장도 지리산, 남원, 진안에서 고추를 구입한 뒤 남원에서 직접 담근다. 시중에서 파는 고추장 맛과 확연히 다르다. 고추자체의 달고 매운 맛이 그대로 드러난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곤드레, 고사리, 참나물, 방풍나물, 참취로 이뤄진 다섯가지 봄나물이 한 접시에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다섯가지 산나물들을 고슬고슬한 밥에 올려놓고, 청국장 국물도 약간 넣은 다음 고추장, 들기름을 넣고 비벼주면 그 맛이 환상적이다. 고소한 맛에 반하고, 담백한 맛에 두 번 매료된다. 곤드레는 탄수화물을 대신할 수도 있고, 위에 부담이 없으며,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해소한다. 고사리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여 노폐물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이외 산나물도 골다공증, 고혈압 예방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표고버섯 강정은 표고버섯을 바삭하게 튀겨 오미자 원액을 가지고 만든 소스를 얹는다. 강정과 함께 나오는 감자 튀김과 환상궁합의 맛을 자랑한다. 꼭 감자튀김에 강정을 얹혀서 드셔보시라. 감자 튀김의 짭짤한 맛과 버섯 강정의 버섯향이 잘 어울린다. 버섯강정은 닭강정과 비슷한 맛인데, 버섯 특유의 식감이 색다르다. 표고버섯은 면역력 증강, 장 건강, 혈압조절 등에 좋다.

▲ 표고버섯 강정.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더덕전은 강원도 횡성 더덕을 미나리, 참취와 함께 바삭하게 부친다. 전을 크게 잘라 한입 먹으니 더덕이 씹히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더덕은 칼슘, 인, 철분, 비타민B가 풍부하고, 하얀 진액 성분인 사포 닌이 풍부하여 폐의 기능을 강화시켜 주므로 기관지염,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다.

▲ 더덕전.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제철 산나물로 만든 산나물전은 참취, 쑥, 제철 산나물과 들깨, 버섯으로 식감을 살려 바삭하게 부친 것으로 씹으면 나물 본연의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6. 맛의 비결은?

산나물이 신선한 이유는 지리산 일대에서 채취한 뒤 해발 600m에 위치한 남원 보관창고에서 말리고 보관하기 때문이다. 산나물 뿐만 아니라 고추, 콩 등 각종 식재료도 이곳에서 보관된다.

이렇게 잘 보관되어진 산나물은 간단히 삶은 다음 4번 씻고 다시 말려 좋은 것을 골라내는 과정을 거친다. 총 7번 손을 거치는 셈인데, 겉보기와는 다르게 맛있는 산나물이 나오기까지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고사리는 두껍고 꺼끌하고, 먹다가 입에서 뱉어야 할 부분들은 다 버리는데, 이 부분이 전체의 30%정도나 된다. 버리더라도 손님 밥상에는 최상의 음식만 내놓겠다는 장오너쉐프의 의지다. 깻잎 김치도 마찬가지이다. 하루에 1000장씩 담그니, 종업원 6명이서 매달려도 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런데서 보건데, 이 집의 맛의 비결은 정성어린 손맛에 있다.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나?

“100% 국내산 산나물(남원, 구례, 남해안 일대)로 단오(음력 5월 5일)전에 수확한 최상품 산나물을 말려 사용한다. 청국장은 매주 냉동시켜 남원에서 가져온다. 더덕은 횡성농가에서, 도토리묵은 남원 고기리 마을에 위치한 한 도토리묵 공장에서 가져온다. 조금 쌉쌀한 맛이 특징이다”

 

*식자재 구입의 조건은?

“자연에서 얻은 국내산 식자재, 믿을 수 있는 식품을 가져온다”

 

7. 특별한 서비스

원래는 고기를 제외한 식물성 음식을 내놨으나 손님들의 권유로 최근 ‘청국장 보쌈’을 내놨다. 저녁에만 주문 가능하다. 보쌈은 국내서 동물복지 축산 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고기를 받아 쓴다. 때문에 남자 손님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 에덴식당 내부.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8. 고객이 전하는 ‘에덴식당’

에덴식당 사장은 금융회사가 밀집된 여의도에 있어 점심 시간대는 이곳의 직원들이 자주 방문한다. 15년 전통의 남원 식당의 노하우를 전수 받았지만, 정작 여의도에 정착한지는 3개월이 조금 지났다.

일부 손님들은 처음 산나물 밥상 가격을 보고 조금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먹어보면 그런 생각이 쏘옥 들어간다고 했다. 오히려 만족한 듯 단골 손님이 늘었다.

실제로 인근 회사에서 재직중인 40대 여성은 “남원에서 올라온 산나물밥이 맛있다. 청국장도 좋고, 건강을 되찾는 맛”이라고 극찬했다.

지리산 산나물 정식은 매일매일 자극적인 음식에 노출된 현대인들을 위한 특식이다.
 

※ 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고, 가격이 저렴한 맛집의 제보를 받습니다(wqkql90@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