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정부는 양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발효 및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 문화 공동시장의 조성을 위해 연내 2000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 개발 벤처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면담에서 이러한 내용에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총 33건의 관련 양해각서가 체결됐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비관세장벽 해소를 위해 ▲한국식품 수입시 한국 공인검사기관의 검사성적서 인정 ▲한국산 김치수입 허용을 위한 행정절차 조속 마무리 ▲쌀 검역문제 조기해결 등을 중국 측에 요청했다. 

비관세장벽 해소와 관련해서는 우리 산업부와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 간 품질검사·검역분야 장관급 협의체 신설을 골자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리 총리와 면담에서 한중 FTA를 계기로 양국을 하나의 문화시장으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세계시장에 함께 진출할 것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는 ▲방송 콘텐츠 공동제작 및 온·오프라인 공동배급 ▲장관급 문화정책협의체 신설 ▲문화창조융합벨트 등 협력거점 마련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문화 협력과 관련, 한국벤처투자와 중국 산업은행 자회사인 CDBC는 2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문화콘텐츠·소프트웨어·소비재 등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국가간 공동벤처 펀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이달 중으로 두 기관이 협력 MOU를 맺어 올해 안에 펀드 결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지난해 '드레스덴 구상'에서 북한의 핵개발 포기시 대북지원기구로 설립하겠다고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리 총리에게 요청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또 ▲AIIB 출범 과정서 양국간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연계 등도 논의했다.

청와대는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이 보건의료와 로봇, 차세대통신, 전자부품소재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다각화하는 경제성과도 창출됐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방중을 계기로 보건의료 분야 MOU와 계약이 최다인 15건 체결됐고, 경제사절단에도 156명 가운데 25명의 보건의료 관계자가 참여하는 등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주목할만한 보건의료 MOU로 강남성모병원과 상하이 류진병원이 원격의료 시스템의 구축협력 강화함으로써 중국 원격의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기회를 마련한 것을 꼽았다.  

한편 청와대는 "그간 한국은 중국시장을 가공무역의 생산기지로 주로 활용했지만 환경변화에 따라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기존의 생산기지 활용에서 이제는 소비시장 진출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FTA 효과 극대화 방안을 마련해 우리 기업이 중국 소비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