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가운데 국제유가의 급등은 오히려 ‘디플레우려’를 잠재운 듯 한 모습이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14.98포인트(0.69%) 내린 1만6528.03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대비 16.69포인트(0.84%) 하락한 1972.18을 기록했으며 나스닥지수 또한 51.82포인트(1.07%) 내린 4776.51로 장을 마감하는 등 이날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중국성장률 둔화 우려를 중심으로 미국의 9월 기준금리인상 가능성이 재부각 되는 등 부정적인 이슈로 인해 글로벌 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발표된 시카고 제조업 PMI 지수는 54.4를 기록해 시장전망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일조했다. 게다가 미 댈러스 연방은행의 제조업지수도 -15.8을 기록해 좋은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다만,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관련주들이 상승했다. 하지만 지수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대비 배럴당 3.98달러(8.8%) 높아진 49.2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 21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며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올해 미 산유량 감소 보고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최근 유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다른 산유국들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디플레우려’는 사라지고 역으로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 기준지표가 인플레이션율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국제유가 상승이 에너지 관련기업들에게 긍정적이더라도 전반적 증시는 투자심리악화로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날 뉴욕증시의 부진이 단순 경제지표 부진뿐만 아니라 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한편,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물가상승률이 2%를 기록할때까지 금리인상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해 9월 기준금리인상 가능성을 증폭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