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노사간 임금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시끄럽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내려앉으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와중에 노사 갈등이라는 악재가 겹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노사의 올해 임단협은 최근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노사는 지난 27일 새벽 임단협에 잠정합의했지만 노조 집행부가 전원 사퇴하면서 사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노조 집행부는 이날 전국고무산업노동조합연맹 한국타이어 노동조합 명의로 "2015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들의 불만과 현장 여론을 직시하지 못한 점에 깊은 사죄를 드린다"며 "이에 현 집행부 전원 사퇴와 대의원 사퇴로써 분노한 현장여론을 사측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부터 노조는 무기한 폐쇄된다"며 "잠정합의안에 대한 임·단협 찬반투표는 전면 취소됨을 알린다"고 공지했다.

당초 이들 노사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인상폭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왔다.

노조는 기본급 6.7%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1% 정도를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이에 노조는 지난 21~23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해 86.3%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노사는 27일 새벽 '2015년도 임금 및 단협 잠정 합의사항'을 극적으로 마련, 17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사태가 일단락된 듯했다.

잠정합의 내용은 ▲생산기능직 기본급 3.94% 인상(정률 2.9%, 정액 1.04%), 사무기술직 인상률 반영해 개인별 차등 적용 ▲정기상여금 600% 통상임금화 ▲옛 월차 폐지 및 연차 현행법 적용 ▲25년 이상 근무자에 근속수당 신설(기존 월 11만→13만원) 등이다.

하지만 조합원의 반발로 합의는 끝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집행부가 사퇴하면서 이달 29~31일 실시할 예정이었던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도 좌절됐다.

1962년 창립 이후 53년만에 노조의 첫 전면파업 위기에 직면한 형국이다.

금호타이어는 더 심각한 분위기다. 노조가 열흘 넘게 파업에 나서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사측은 지난 25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 신청을 냈다. 이어 27일에는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파업 이후 회사 매출 손실을 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근로자 손실도 1인당 평균 140만원에 달한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불법 파업으로 몰기 위해 단체협상 독소조항인 협의중재 내용을 근거로 중재를 신청했다"며 "가처분 신청이 이뤄지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이 ‘양보 없는 투쟁’을 계속할 뜻을 내비친 만큼 양측의 접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금호타이어의 경쟁 업체들은 원가절감·엔저 등 수혜를 등에 업고 훨훨 날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도 저가형 제품에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상황에라 안방에서의 소란을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