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지구 아파트 전세요? 앰밸리 14, 15단지 전용 84㎡ 전세가가 4억 4000만원 선이예요. 전용 59㎡은 물건이 없고 내년 상반기쯤 나올 것 같아요”(서울 강서구 마곡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앰밸리 7단지는 최초 분양가보다 2억 5000만원 이상 올랐죠. 전용 84㎡ 기준 2년 전 초기 분양가가 4억3000만원 선이었는데, 현재 시세는 7억 중후반이니까. 호가는 8억 이상인데, 일단 매물자체가 없어요”(서울 강서구 마곡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서울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마곡지구가 부동산시장의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오는 2017년까지 여러 대기업들 입주가 예정되어 있는 데다 주거, 상업, 생활시설들이 복합적으로 개발되면서 투자 가치가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

마곡지구는 몇 년전만 해도 주로 논밭으로 사용됐다. 더욱이 강서구에서 가장 끄트머리에 위치해 낙후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이 지역에 본격적인 변화가 생긴건 지난 2007년 서울시가 마곡지구를 IT(정보기술)·NT(나노기술)·BT(생명공학기술) 등 미래 지식산업단지로 개발하고 관련 국내외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사업이 한차례 좌초될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대기업들이 잇따라 입주의사를 밝히면서 다시금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뜨거워졌다. 특히 기존의 베드타운형 신도시와는 다르게 직주근접형으로 조성돼 수익률이 높은 오피스텔, 상가를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마곡지구, ‘서남권 핵심’ 부동산 지역으로 성장

지난 25일, 마곡지구 초입부인 지하철 5호선 발산역 2번출구로 나왔다. 이른바 ‘오피스텔 거리’로 불리는 도로변에는 말 그대로 오피스텔이 빽빽이 들어섰다. 일부 건물은 여전히 공사 중이고, 임대나 분양 관련 입간판도 곳곳에서 보였다. 언뜻 멀리 보이는 곳들은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 공사 중인 마곡지구.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유영기자

마곡지구에는 첨단 산업단지와 업무, 상업, 주거단지가 들어서는데, ‘오피스텔 거리’는 사실 업무시설용지인데, 서울시에서 특별히 용도변경 허가를 내줬다. 그러자 오피스텔이 속수무책으로 들어섰고 최근 오피스텔 공급과잉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 공급과잉 우려가 있었지만 인기가 좋아 물량이 거의 빠진 상태"라며 "다만, 입지가 좋지 않은 곳은 분양이 안 돼 고전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곡지구는 분양실적이 꽤 좋았다. 서울시 SH공사가 분양한 공공분양 아파트(마곡 앰벨리 1~7단지)는 지난 2013년 분양을 시작한지 1년도 안 돼 웃돈이 최대 1억원까지 붙는가 하면, 마곡지구 내 유일한 민간분양인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분양권에도 프리미엄이 5000만원 이상 붙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실제 마곡지구 내 공인중개업자는 "앰밸리 7단지 한 세입자(전용 84㎡)는 2년전 2억 8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지만, 올 하반기 재계약 시점에서는 4억 5000만원 선에 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엠밸리 단지.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유영기자

아파트, 오피스텔에 이어 대기업 수요를 배후를 가진 오피스 분양 열기도 뜨겁다. 지난 3월 분양한 마곡지구 내 '프라이빗타워1'의 경우 하루 만에 완판을 기록했고, 이어 분양한 ‘마곡프라이빗타워2’도 이미 마감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는 공급이 적어 분양이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마곡지구 주변 부동산도 집값 상승 날개를 달았다.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발산역 근처 '우장산힐스테이트' 경우(전용 101.87㎡ 기준) 지난해 2분기 5억 9300만원하던 아파트 값이 7억 초반까지 뛰었다.

마곡지구 부동산이 ‘핫’해진 이유는 대기업 입주로 미래가치가 향상됐고, 마곡지구가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마곡지구는 판교 테크노밸리와 상암 DMC를 연상시키는데, 크기는 이들보다 5~6배나 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마곡지구 클러스터 개발은 LG그룹의 16개 계열사가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하고, 코오롱, 대우조선해양, 이랜드 등 총 60여 개의 기업들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협력사 및 중소기업 1000여개사도 입주할 예정이다. 또 마곡지구의 코엑스라 불리는 특별계획구역(R&D연구단지, 컨벤션센터, 쇼핑스트리트&백화점)까지 들어설 예정으로 상주인구는 16만 5000명, 유동인구는 4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곡지구는  김포국제공항 및 인천국제공항과 광역 교통망으로 직결되며, 지하철 5호선 마곡역, 9호선 마곡나루역, 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같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단계적으로 공급되며 전반적인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거주인구의 삶의 질을 높여줄 인프라도 줄줄이 계획돼 있다. 최고급 뮤지컬 및 음악공연을 즐길 수 있는 LG아트센터, 여의도공원 2배 크기(약 50만3431㎡)의 식물생태공원인 보타닉공원이 조성된다. 또한 12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이화의료원과 이화여대 의대도 이곳으로 옮겨온다.

마곡지구, 아파트보단 수익형 부동산 투자 유망

서울 내 ‘신도시’ 마곡지구는 대기업 유치로 서울 서부지역 집값을 주도할 만한 상당한 내부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리서치 팀장은 "마곡지구는 당장 수익이 안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좋다“며 ”대규모 개발계획이 이뤄지면 배후수요가 커져 오피스,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이 장기적으로는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권강수 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도 “마곡지구는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 투자가 좋다”며 “아파트 투자는 위례신도시가 괜찮다”고 조언했다. 다만 “기업체 입주(2017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고, 여전히 인프라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출퇴근을 택하는 기업체 직원들도 상당수일 것으로 예상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투자를 한다면, 앰밸리 아파트 대단지 주변 상가를 노려볼 만하다”면서 “상가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면서 현장을 자주 가보고 미래의 수익률을 꼼꼼이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