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편입니다. 게다가 이래저래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묘하게 겹치며 개인적으로 약간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하고 매달리지만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느낌.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일 수 있지만 사실 다른 회사원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것저것 기사 아이템을 찾는 중이었습니다. 운명적으로 이코노믹리뷰 기자들이 우리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커버 스토리를 만들며 ‘독특한 기업문화’를 선정한 것을 봤습니다. 저는 “이거다!” 싶었습니다. 독특한 기업문화의 영향으로 회사를 다니는 일이 즐겁다면, 그 자체가 행복이라면 어떨까요.

우리는 가끔 일을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을 만납니다. 열심히 일을 해도 그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사람도 만납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은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쌓였던 문제가 폭발하며 사단이 나곤 합니다. 일은 막히고, 힘들고, 여기에 관료주의까지 겹친다면? 끔찍합니다.

이 지점에서 독특한 기업문화가 탈출구가 된다면? 모두를 돌아보게 만들고, 말 그대로 재미있게 회사를 다닌다면?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구글의 직원복지나 글로벌 기업들의 독특한 기업문화는 많이 알려졌으니,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모델인 옐로모바일 회사에도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는 것은 아닐까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발견했습니다.

▲ 출처=마더브레인

복지와 회사의 성장은 ‘하나’

여기, 옐로모바일의 마더브레인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지난 2009년 3월 설립되어 디지털 광고 및 제작을 주력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기업이에요. 비전, 즉 슬로건이 멋있습니다. 바로 고객사 브랜드의 본질에 파고들어 ‘truth, insight, creativity(진실을 품은 인사이트로 새롭게 말한다)’입니다. 업계에서는 신규 수주보다는 기존 고객사 업무에 더욱 집중하는 보기 드문 마케팅 에이전시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마더브레인은 사업 부문별로 부문을 나눠 전문성을 강화해왔다고 합니다. 1본부는 금융, 2본부는 자동차, 3본부는 게임분야로 세분화하고 각 영역에 관심이 많은 직원을 중점 배치, 3가지 카테고리에 전문성을 키웠다고 합니다. 직원 개인의 관심분야를 고려해 금융, 자동차, 게임분야에 특화된 인력을 배치하는 ‘카테고리 전략’으로 일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 것입니다. 또한 온오프라인 및 모바일을 포함한 300여 제휴 파트너사들과의 B2B 제휴 마케팅을 통해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너 좋아하는 곳에 가서 일해’입니다.

하지면 여기까지는 평범해요. 더 없을까요? 일단 마더브레인은 기업문화에 대해서도 직원들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있는 부분을 강조합니다. 류제남 대표는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일하는 마더브레인 직원들에게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직원들이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너십을 갖고 일하며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글쎄요. 뭐 이런 말입니다. ‘직원복지가 우리 회사의 성장이다’라는 뜻. 하지만, 더 재미있는 이야기는 다음에 나옵니다.

다 버리고, 배워 남주고, 인센티브 두둑에 놀아라?

마더브레인은 스타트업입니다. 업계에서는 잘 나가지만 돈이 엄청나게 많거나, 직원이 무수히 많은 회사는 당연히 아니에요. 그런데 마더브레인은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제가 볼 때는 놀며 재충전하기 위해) 매년 해외 워크샵을 떠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발리와 푸켓 등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워크샵 사진을 보아하니 근엄한 표정으로 회의를 열거나 컨퍼런스를 가졌던 것 같지는 않아요. 말 그대로 놀고 왔더군요. 실제로 워크샵 슬로건이 ‘다 비우고 돌아와 새로운 것들로 다시 채우겠다’더라고요.

▲ 출처=마더브레인

이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매년 해외 워크샵을 떠나는 회사는 많아요. 하지만 이들처럼 말 그대로 놀고 오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는 것 같습니다. 카카오도 다음과 합병 전 회의실 이름을 ‘하와이’ ‘푸켓’ 등으로 만들어 가입자가 많아지면 ‘반드시 간다’는 전의를 불태웠다고 합니다.

지식나눔 프로젝트, ‘배워서 남주자’도 흥미롭습니다. 마더브레인 직원들은 현재 정기적으로 본인의 전문분야를 주제로 다른 직원들에게 노하우를 전하는 ‘지식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50여명의 임직원들이 각자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전문 분야 지식, 기술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의 커리어와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배워서, 남을 주는 기업문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 자체로 지식을 나누는 의미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내제한다고 하네요.

▲ 출처=마더브레인

마더브레인 기획2본부 이재현팀장은 “디지털 마케팅 업계에서 마케터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디자인, 동영상, 에디팅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역량과 기술을 혼자 힘으로 갖추기는 힘들다”며, “다양한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선후배들의 노하우를 사내에서 정기적으로 배울 수 있어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스스로 배우자! 저는 그 자체에 있는 의미보다 이런 문화를 바탕으로 만개하는 ‘분위기’가 더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돈. 네, 사실 돈 중요하죠. 마더브레인 직원들은 상당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왠만한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사내복지나 인센티브 제도는 대부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여기에 독특한 인센티브 제도 하나 더. 바로 신혼여행 지원금 300만원입니다. 저출산으로 고통받는 대한민국을 고려하면, 정부에서 상 줘야 합니다. 또 3년 만근 시 리프레시 휴가 및 휴가비 100만원도 지급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마더브레인 경영진은 다양한 명목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마지막으로 편의시설입니다. 마더브레인 사무실에는 유독 직원들을 위한 편의공간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전사 카트라이더 게임대회가 열리기도 하고 사내 도서 휴게실에서는 원하는 도서를 마음껏 읽을 수도 있습니다. 눈치 볼 필요는 전혀 없다고 하네요! 자투리 시간이나 바쁜 업무가 끝난 후에는 취향에 따라 재충전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고민한 대목입니다.

▲ 출처=마더브레인

또한 비 오는 날에는 직원들이 즉석에서 부침개를 만들어 ‘마더 전집’을 열기도 합니다. 상상하면 조금 웃깁니다. 열심히 일하던 김대리(직급은 편의상 달았습니다)가 “어? 비오네? 과장님. 우리 전이나 부치죠?”라고 말하면 오과장이 “불판 준비혀. 한 번 부쳐볼까?”라며 나서는 상황. 치치칙 익어가는 불판만큼 흥미롭네요. 아예 직원들이 요리대회를 열기도 한다네요. 회사 옥상정원 공간에서 자유롭게 열리는 회식은 덤이라고 합니다.

▲ 출처=마더브레인

즐거운 회사 만들기

사실 기업문화하면 우리 이코노믹리뷰도 빠지지 않습니다. 사시인 배려와 나눔으로 서로의 발전을 돕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어요. 이 지점에서 마더브레인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흥미로운 지점이 더러 보입니다. 역시 잘 나가는, 생생한, 빠른, 성과를 거두는, 행복한 기업은 다 이유가 있나 봅니다. 나태와 열정의 간극에서 스스로를 재미있게 만드는 회사. 이를 바탕으로 모두가 꿈꾸는 비전으로 나아가는 회사. 마더브레인의 미래를 응원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