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가는 길 강제저축 3인방 실손형 의보는 필수

‘55~65세’를 魔(마)의 10년이라 부른다. 정년(55)은 맞았지만 국민 연금은 받지 못하고 소득은 줄었지만 대학등록금 등 자녀와 관련된 지출은 여전하다.

이뿐 아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도 그대로 남아있다. 노화가 본격화되면서 건강관리 비용도 만만찮은 부담이다.

최근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 퇴직자의 76.7%가 월평균 소득 30만 원 이하로 살아가고 있다. 잦은 실직과 폐업 등으로 납입기간이 10년 미만인 경우에는 국면연금 수급액이 낮기 때문이다.

58년 개띠로 상징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눈앞에 다가온 지금, 이러한 노후연금의 사각지대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은퇴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국민연금 수령 연령까지의 10년의 공백을 준비하지 않으면 말년에 당장 먹고 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신(新) 보릿고개’를 맞을 우려가 있다.

더구나 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지 못하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최대한 절약한다고 해도 대출 이자나 의식주와 관련된 기본 고정비를 아끼는 데는 한계가 있기에 소득 공백기에 대한 두려움은 남의 일이 아닌 셈이다.

누구든 외롭고, 쓸쓸하고, 아픈 노년기를 맞고 싶지는 않을 테다. 경제력이 있고 건강하며 독립적인 적극적으로 인생 2모작을 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되고 싶다면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50대 이후의 안정된 삶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있어야 한다.

직장인의 경우 노후를 위한 재정설계는 대부분 은퇴 이후 쓸 돈을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잇다. 그러므로 매달 최소 생활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는 인출식 장기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가입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직장인 50대 이후 대비한 쌈지돈 필수

모으는 것만큼 노후에 어떻게 현명하게 돈을 빼 쓰느냐도 중요하다. 퇴직하면 적립에서 인출로 자산관리의 중심이 변화하게 된다. 더 이상 종잣돈을 모을 시간과 능력이 없기 때문에 목돈을 굴리거나 목돈을 빼내서 노후 생활비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는 것이다.

노후자금을 찾아 쓸 때는 인출 가능 시기와 세금을 고려 대상에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액연금보험은 45세,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은 55세부터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은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일 때 신청 가능하다.

국민연금도 2033년부터는 65세가 돼야 수령할 수 있다. 실제 받는 금액을 늘리려면 세금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과세 대상 연금은 인출 시기를 분산하는 것이 좋다.

인출기간 중 자산 관리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남아 있는 돈을 잘 운용해야 노후가 더욱 편안해진다. 노후자금은 무조건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좋다는 것은 편견. 예금 등에만 투자한다면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자산 중 일부는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 물가 상승과 장수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즉, 은퇴 후에도 자산운용 마인드, 즉 금융 IQ는 계속 높여나가야 하는 이유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직장인의 55~65세엔 ‘연금겸업형’ 삶의 형태로 적극적으로 체질 개선을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금겸업형 삶’이란 연금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해나가고, 취미나 여행 등에 필요한 돈은 일로 충당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은퇴 전보다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은퇴 전 생활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금이라는 안전장치와 제2직업으로 일정 수입을 유지하는 겸업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센터장은 강조한다.

자영업자, 부족한 국민연금 보충이 우선

‘자영업자의 노후는 아무도 챙겨주는 이 없다.’ 안타깝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국민연금조차 막연한 불신감으로 자신의 소득 대비 훨씬 적은 금액을 납입하고 있어 근로소득자와 같은 액수를 벌고 있다 하더라도 개인연금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 자영업자의 노후대비 재테크 전략이 직장인과는 분명 달라야 하는 이유다.

문연상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턴트는 “퇴직연금이 기본적으로 준비되어 있는 근로소득자와 달리 자영업자에겐 ‘퇴직금’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개인연금상품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때 개인연금 상품은 절세상품을 잘 활용해야 하며 연 400만 원까지 소득공제가 되는 연금저축(펀드) 상품은 세제 혜택이 크므로 준비해두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조언했다.

변액연금보험도 추천할 만 하다. 45세 이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고, 보증기간이 30년 이상 되면서 공적 연금으로는 부족한 노후의 수입원을 대체할 수 있는 개인연금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바로 ‘연금보험’이다.


창업전선 뛰어들기는 신중하게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루 갖춘 변액연금보험이 지금처럼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저금리 시대에는 훨씬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변액연금보험 상품, 펀드 상품 등 포트폴리오 짜서 70세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40대 조기퇴직 후 뜻대로 재취업이 되지 않은 이들이다. 보통 이들이 생각해 내는 것은 자영업. 급한 마음에 퇴직금을 털어 1억~2억 원을 투자해 창업을 시도하지만 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자영업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곳이다. 재취업에 성공하거나 창업으로 재기하지 못하면 근로기간 중산층이 은퇴 이후엔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비극을 경험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55~65세, 마의 10년’에 대비하는 가장 안전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강제 저축 상품 3인방’ 즉, 연금저축(펀드), 연금보험, 퇴직연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보통 사람들은 먼 미래보다는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 때문에 꾸준한 저축이 어렵다. 중도 해지했을 때 불이익이 있거나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야 하기에 노후대비용으로 제격인 셈이다.

그는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하게, 또 소득이 늘 때마다 금액을 늘려 이들 3인방 상품을 활용한다면 현실적으로 요령 있게 노후대비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가 들면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이 의료비다. 젊었을 때 의료비 지출을 100이라고 하면, 65세 이후에는 400이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노후자금을 준비할 때 먹고 자는 생활비는 염두에 두면서 의료비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은퇴 후에는 생활비보다 의료비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50대 이후를 위해 실손형 의료보험 등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보험을 마련해 둔다면 큰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를 받으면서 건강한 인생 후반을 즐길 수 있다.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보험은 매우 중요한 은퇴 자산이 된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