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조장 사이트 애슐리 메디슨(AshleyMadison)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지난 7월 실시된 해킹으로 3700만 명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인터넷 뒷골목에 뿌려졌기 때문이다. 애슐리 메디슨에 가입한 사람들의 정보가 노출되며 2차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보안업체 크랩슨 온 시큐리티는 지난 7월 19일(현지시각)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Avid Life Media)의 데이터가 탈취당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가 쿠거 라이프와 애스태블리쉬드 맨을 비롯해 애슐리 메디슨의 데이터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동시에 임팩트 팀이라는 해킹그룹이 전면에 나서 자신들이 애슐리 메디슨의 데이터 서비스를 운영하는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를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애슐리 메디슨과 애스태블리쉬드 맨이 일부 부자를 위한 은밀한 장난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며 “사이트를 폐쇄하지 않으면 확보한 데이터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 출처=애슐리 메디슨

하지만 애슐리 메디슨은 이를 거부했고, 임팩트 팀은 결국 2명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애슐리 메디슨은 끝까지 사이트를 폐쇄하지 않았으며, 결국 사태는 파국을 맞고 말았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애슐리 메디슨에서 탈취당한 3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물론 암호가 걸려있어 온전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아나키스트에 가까운 해커들의 눈에는 군침도는 먹잇감일 뿐이었다.

벌써부터 명단이 공개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공직자 124명, 국방부 직원 92명, 경찰관 50명, 교육 관계자 65명, 대학 관계자 1716명이 애슐리 메디슨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인은 총 120만명 규모이며 국방과학기술연구소 과학자 2명과 스코틀랜드 국민당(SNP) 소속 미셸 톰슨 의원의 이름도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TV 리얼리티쇼 ‘19명의 아이들과 카운팅’에 출연한 배우 조쉬 더거가 애슐리 메디슨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현지에서 다산의 상징으로 불리며 따뜻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그가 1000달러 이상을 애슐리 메디슨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소동을 통해 애슐리 메디슨의 민낯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회원의 95%가 남자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해커들이 뿌린 회원 정보는 이름, 이메일 주소, 신용카드 번호, 결제 내역, 암호화된 비밀번호가 있어 그들의 성별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확인결과 대부분 남자였으며, 해커들은 ‘프로필만 보고 여성으로 생각했다면, 당신들은 속은 것이다. 소송을 걸어야 한다’고 비야냥거리기도 했다.

애슐리 메디슨의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도 논란이다. 애슐리 메디슨은 무료로 가입할 수 있지만 탈퇴하고 자신의 데이터를 삭제하려면 19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임팩트 팀의 주장에 따르면 그들은 회원을 탈퇴하고 돈을 지불한 가입자의 데이터도 확보했다고 한다. 논란이 거세지는 이유다.

한편 애슐리 메디슨이라는 거대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자, 모두의 관심은 유명인의 가입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만 명의 회원이 가입한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만약 유명 정치인이나, 경제인, 혹은 연예인의 이름이 튀어나온다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일반인의 2차피해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해커들이 탈취된 데이터로 검색으로만 회원여부를 알 수 있는 포털을 만들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