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1.5% 기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 자금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한 리서치업체에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호감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생각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많은 수요자들이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를 맹신해 투자 수익률을 노리고 과도한 대출을 활용하면서 부동산에 투자했다가는 큰 낭패를 입을 수 있다. 최근 저금리 분위기를 탄 과도한 공급으로 수익률 하락 우려 또한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최근 ‘기준금리 1%대 초저금리시대, 부동산 투자 전략’이라는 주제로 지상 좌담을 마련했다. 좌담에는 강산 아스타엠피엘 투자이사, 김광석 리얼투데이 센터장,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등 4명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시장이 ‘투자’에서 ‘실수요’로 재편됨에 따라 투자로서의 주택 메리트는 점점 희석돼가고 있지만, 실 거주 목적인 경우에는 현재가 내 집 마련 적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자금이 몰리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글로벌 경기, 최근 거시경제 움직임에 따라 기준금리가 올라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주택, ‘투자’로서의 가치 상실 중… 실 거주 목적이면 현재가 구입 적기

-최근 전세난이 한층 심화하면서 전세와 가격과 매매가격(분양가)과의 가격 간극도 한층 좁아졌다. 지금이 주택 구입 적기라고 보나

강산: 실수요 목적의 주택 구입이라면 구입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싶다. 단 실수요라고 해도 주택 가격의 30% 이상의 대출을 받는 경우는 향후 주택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소득 수준에 맞는 주택 구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광석: 현 부동산 시장 자체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편성됐다. 본인이 집이 필요할 때 사는 것이 실수요인데, 지금이 집을 살 때인지 진단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다만 최근 분양 시장은 시장 활성화 정책에 민감하고,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매수자들의 성향이 두드러지는 등 상대적으로 침체된 매매 시장에 비해 수요층을 유인할 만한 동력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찬호: 규제 완화 정책, 초저금리, 전세 가격이 오르면서 임차 비용이 올랐다. 이 삼박자가 함께 가고 있기 때문에 현재가 내 집 마련 시기일 수밖에 없다. 전세가율이 80% 수준에 사는 것은 매매가와 비교해 조금 더 비용이 줄 수 있겠지만, 리스크를 고려하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집을 샀다가 매매가가 폭락할까봐 안 샀는데, 지금은 전세가도 높아서 임차인의 부담도 커졌다. 매매나 전세의 리스크가 같이 증가했기 때문에 현재가 주택 구매 적기라 볼 수 있다.

윤재호: 전세 수요가 늘어 전셋값 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신규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에 구매 타이밍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신규 분양물량이 22만가구, 하반기에도 16만가구가 쏟아질 예정이어서 과잉 공급이 예상되고 미분양 물량도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2~3년 후 입주 시점에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 경기성장 둔화와 소득감소, 가격의 완만한 하락 등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택 구입 시기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주택 구입 트렌드가 ‘투자’에서 ‘실 거주’ 목적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여전히 시세 차익을 노리고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는 존재한다. 투자로서의 주택 가치는 어떠한가

강산: 그동안 오랫동안 신규 분양 시장이 침체돼 있었고, 새로운 평면과 마지막 신도시개발이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일부 단지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주택투자의 메리트는 점점 희석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광석: 실수요 근간이라면 가격 상승에는 제한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싼 지역들이나 희소성 가치가 부각되는 택지지구 위주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실수요 위주 시장에선 차익 실현이 어렵고 가격 상승에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생각된다.

▲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윤재호: 프리미엄이 붙는 지역은 일부 공급이 부족한 곳이거나 인기지역으로 한정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집값은 안정세 또는 소폭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출을 과다하게 얻어가면서까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올 상반기의 경우 저금리, 전세 물량 부족, 매매 수요 전환 등의 여파로 주택 가격이 소폭(약 1.5% 정도) 상승했지만 하반기에는 가계부채 대책, 경제성장률 둔화, 금리인상 등의 악재 요인에 의해서 오히려 하락 조짐을 보이기 때문에 내년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투자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하반기 재건축·재개발아파트가 대거 공급 예정이다. 유망 단지와 투자 시 유의할 점이 있다면

강산: 재건축과 재개발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은 입주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점이다. 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걸리는 시간이 약 9년이라고 한다. 따라서 투자 기간이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득 수준에 맞게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출을 활용한다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다. 따라서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재개발 단지 중 황금노선이라고 불리는 9호선의 흑석뉴타운과 디지털미디어시티 인근의 수색뉴타운 중에서 저평가된 알짜물건을 추천하고 싶다.

김광석: 재건축은 강남 등 가격이 비싼 곳이 대부분이어서 투자 시 목돈이 들어가니 자금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반포 푸르지오써빗, 가락시영, 반포자이, 국제 아파트 재건축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생각된다. 재개발도 하반기 본격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이는데,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이므로 일반 분양 대 조합원 지분 가격과 일반 분양가 등 시세를 잘 따져봐야 한다.

윤재호: 재건축·재개발 투자의 승패는 사업 속도에 달려 있다. 사업이 불확실한 아파트나 구역보다 조합을 설립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곳이 훨씬 유리하다. 사업의 안정성이 높아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의 경우 시공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아파트 브랜드가 향후 아파트 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사업은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다 보니 사업 진행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유망 재개발지역은 연내 사업시행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한남뉴타운 지역과 관리처분을 준비 중이거나 인가를 받은 장위·상계뉴타운도 눈여겨볼 만 하다. 유망 재건축 사업장은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를 비롯해 일반 분양을 앞둔 가락시영, 개포주공 등이 주목된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 욕심은 ‘금물’… 목표 수익률 5% 정도 잡아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1%라도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강산: 임대 시장이 전세 시장에서 월세 시장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최근에 분양되는 수익형 부동산은 분양가가 높고, 공급물량의 증가로 임대수익률이 높지 않아 예전보다 분위기가 뜨겁지는 않다. 하지만 계속된 저금리 기조와 베이비부머 은퇴로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광석 리얼투데이 센터장

김광석: 저금리에 주식 시장 등 대체 시장이 흔들리고 있어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반사이익을 많이 누리고 있다. 다만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공급이 수요보다 늘 경우 수익률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실제 일부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수요층과 소비층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금리가 오를 경우 공급 과잉 지역은 ‘쪽박’ 우려가 크다.

김찬호: 고령화 영향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저금리 기조까지 맞물려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익률은 역세권, 주요 지역,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한정적이기 때문에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

윤재호: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1.5%대로 내려앉으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오히려 사실상 손해를 보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되면서, 투자자들은 여윳돈으로 매달 월세를 받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중장년층 은퇴자들이 수익형 부동산에 많이 관심을 가져온 데 반해 최근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젊은 층의 관심도 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상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과거에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적다 보니까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고 도심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관리와 월세 수익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 어느 정도 목표수익률을 잡아야 하나

강산: 지역과 상품별로 차이가 있어 목표수익률이 다를 수 있겠지만 세후수익률로 4~5% 목표수익률을 잡는다면 큰 무리가 없겠다.

윤재호: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기본적으로 5% 이상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구분상가,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투자 차익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연 5~6% 이상 수익률이 나오는 곳을 고르는 게 좋다. 하지만 5.5% 이상 수익률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재산세나 의료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등을 제외하면 임대수익에서 5% 정도 빼야 하기 때문에 각종 세금 등을 제외하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최근 소형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의 경우 주거용이기 때문에 영업용인 상가나 오피스텔보다는 수익률이 좀 더 하향하는 추세다.

-수익형 부동산 상품별 투자 전략은(오피스텔/상가/분양형 호텔 등)

▲ 강산 아스타엠피엘 투자이사

강산: 오피스텔에서 시작된 수익형 부동산의 관심이 상가, 분양형 호텔, 지식산업센터까지 순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의 핵심은 입지다. 모든 부동산이 다 그렇겠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단기임대 시장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하고 편리한 상권이 인근에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향후 상권의 발달과 입주물량 등을 꼼꼼히 따져야 공실 등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적정 분양가인지를 검토해야 추후 목표수익률 달성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석: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 오피스텔은 공급과잉 여부와 배후 수요, 상가는 유동인구와 경쟁업종, 분양형 호텔은 관광객 추이, 지식산업센터는 출퇴근 교통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윤재호: 오피스텔은 공급이 적어 공실이 적은 지역 오피스텔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대형 오피스텔보다는 중소형 오피스텔이 수익률이 높고 수도권 비인기지역 내 소형 오피스텔은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이 높다. 상가의 경우 LH 등 공공분양 상가를 고르면 배후세대가 풍부해 안정적인 임대 수요를 얻을 수 있다. 기타 근린상가나 중심상가는 경매나 공매로 투자하면 분양가나 시세 대비 20~30% 저렴하게 투자할 수 있고 수익률도 7~8%대로 높일 수 있다. 분양형 호텔은 믿을 수 있는 운영 위탁사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또한 시행업체가 제시하는 투자수익률보다 호텔 지배인 등 관리인들의 오랜 현장 노하우에 의해 좌우되는 ‘객실가동률’도 중요하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은

강산: 과장 광고를 가장 주의해야 한다.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거나 아직 확정되지 않는 개발계획을 마치 확정된 것처럼 홍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들은 투자 판단을 내리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지자체 등에 문의하고 현장의 분위기를 살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광석: 과잉 공급 양상을 보이는 상품군, 예컨대 특색 없는 오피스텔 등인지 잘 따져봐야 하고, 쇠퇴하는 지역인지 성장하는 지역인지 잘 살펴야 한다.

윤재호: 글로벌 경기, 최근 거시경제 움직임에 따라 기준금리가 올라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현재 수익률이 은행 금리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하더라도 대출을 많이 받아 수익형 부동산을 사두거나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저금리 시대라고 해서 위험을 제대로 계산해보지도 않고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시장에는 꾸준한 임대 수익의 적정성을 담보할 물건이 많지 않기 때문에 투자 전 투자 위험성이 있는 부동산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따라서 과다 분양가, 공급 과잉현상을 보이는 지역 내 부동산은 피하는 게 좋고 입지와 상권, 지역 경제, 수급동향 등 향후 임대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

▲ 사진=노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