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여름에는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곰팡이라고 하면 화장실, 가구, 벽 등 집기류에 시커멓게 핀 곰팡이를 상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사람이라고 해서 곰팡이 감염의 예외가 아니다. 사람의 피부에 곰팡이가 감염돼 생기는 질병, 바로 ‘어루러기’다.

‘표재성 피부 곰팡이증’의 일종인 어루러기는 피부에 ‘말라세지아’라는 곰팡이가 감염돼 발생한다. 주요 발생 부위는 가슴, 등, 겨드랑이, 목 등이다. 어루러기 증상은 황토색, 황갈색, 붉은색 등을 띄는 다양한 크기의 인설반(=각질)으로 나타난다. 겉으로 보기에는 얼룩덜룩한 반점으로 보이기도 하고, 가려움증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어루러기 증상으로 발생한 피부색 변화는 치료 후에도 수 개월간 지속한다.

어루러기 치료는 해당 부위에 항진균제를 2주간 바르는 것이 보통이지만, 어루러기 증상이 나타난 부위가 넓으면 먹는 항진균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발이 매우 흔한 편이고, 특히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재발이 심하다.

항진균제는 곰팡이를 사멸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사용 중에만 그 효과가 나타나 일시적이다. 따라서 재발이 잦은 어루러기를 치료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약 없이도 신체가 감염된 곰팡이를 물리칠 수 있도록 면역력을 향상하는 것이 가장 좋다. 면역력을 강화하는 음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 홍삼은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뛰어난 효능이 확인됐다.

사진설명 = 홍삼 추출물은 면역세포의 수를 최대 300% 증가시키는 효능을 보였다. 면역력이 향상하면 중이에 감염된 세균을 빠르게 퇴치하고, 세균에 노출되더라도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사진제공 = 강원대학교 생명과학부 이혜연 외 '홍삼 추출물의 임파구 증식 및 활성 촉진효과' 논문 중 데이터 차트화)

강원대학교 생명과학부 이혜연 연구진은 홍삼이 면역세포의 수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향상한다는 사실을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진은 면역세포에 홍삼 물 추출물, 홍삼 에탄올 추출물을 각각 투입한 후 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홍삼 물 추출물은 면역세포를 20% 증가시켰지만, 홍삼 에탄올 추출물은 300%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 실험에서 입증된 홍삼의 면역력 강화 효과를 보기 위해서 가정에서 홍삼을 에탄올, 즉 알코올에 달여 먹기는 어렵다. 또한, 시판되는 대부분의 홍삼 엑기스들은 물에 달인 제품이라 이런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홍삼의 온전한 효능을 볼 수 있는 대안으로 홍삼 시장에서 점유율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이 바로 ‘전체식 홍삼’이다.

전체식 홍삼은 홍삼 농축액에 홍삼을 통째로 갈아 넣은 제품이다. 달여낸 홍삼을 버리는 물 추출 방식과 달리 홍삼을 분말로 만들어 홍삼 농축액에 넣기 때문에 버려지는 홍삼이 없다.

이 차이는 영양분 함량의 차이로 이어진다. 물 추출에서는 물로 추출되지 않는 다량의 사포닌, 진세노사이드가 달여낸 홍삼 찌꺼기와 함께 버려진다. 이때 버려지는 영양분이 전체의 52.2%에 이르기 때문에 물 추출 홍삼은 전체식 홍삼과 비교해 영양분 함량이 절반에 불과하고 효능도 반감된다.

이 외에도 인삼 증숙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양분 유출을 막았다는 흑홍삼도 판매되고 있지만, 좋은 원료를 사용해도 이를 물 추출 방식으로 만든다면 영양분을 온전히 추출할 수 없다. 따라서 홍삼 제품 선택은 원료로 뭘 사용했는지가 아니라 전체식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낫다.

어루러기는 노출이 많은 여름에 특히 자주 발생한다. 재발도 잦고 그 흔적도 오래가는 만큼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항진균제보다는 어루러기를 포함한 다양한 여름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홍삼 등을 통해 면역력을 향상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