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 가운데 “I’m on cloud nine”이란 표현이 있다. 직역하자면 ‘나는 아홉 번째 구름 위에 있다’지만, 실제 의미는 ‘기분이 엄청나게 좋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분이 고조될 때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영어 표현에서 기분이 좋을 때 구름(Cloud)에 있는 것을 비유한 것은 이해하겠는데, 왜 ‘아홉 번째 구름(Cloud Nine)’이라고 했을까.

강준만 교수가 쓴 <교양 영어 사전1>에 따르면 미국 기상국(AWB)은 지난 193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구름을 고도에 따라 9등급으로 구분했는데, 바로 Cloud Nine은 해발 12㎞에 해당하는 가장 높이 떠 있는 최고등급 구름을 가리킨다. 따라서 하늘의 최상층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최고 기분이라는 뜻인 셈이다.

국내에선 클라우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롯데주류의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Kloud)’다. 롯데맥주 클라우드가 요즘 ‘On Cloud Nine’ 상태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클라우드는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다. 출시 약 1년 만인 올해 3월에 1억 4000만 병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2015년 2분기(4~6월) 매출 250억원을 기록(추정)하며 1분기(1~3월)보다 27.6% 크게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롯데맥주 클라우드의 올해 연매출 1000억원 달성10만㎘로 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생산 능력이 국내 전체 맥주 시장의 3% 수준임에도 클라우드는 출시 1년여 만에 대형마트 점유율 평균 10%대로 안착한 것을 계기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는 초반 상승세에 힘입어 이미 지난해 말 충주 공장(1공장)의 맥주 생산 규모를 연간 5만㎘에서 2배인 늘려 올 3월부터 증산(增産)에 돌입했다. 이어 오는 2017년을 목표로 충주 메가폴리스 지역에 충주 1공장보다 곱절 규모인 연간 20만㎘의 맥주 2공장을 현재 짓고 있다.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30만㎘ 양산 능력을 갖추고 롯데의 막강한 유통망까지 동원, 대대적인 물량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롯데주류가 클라우드의 핵심 경쟁력을 물량과 유통망에 두고 있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국내 시판 라거맥주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맥주 본고장인 독일의 정통 제조방법인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으로 만든 프리미엄 맥주임을 줄곧 강조해 오고 있다. 즉 ‘물에 타지 않는 맥주’라는 프리미엄과 차별성을 적극 부각하는 동시에 배우 전지현을 전속 광고모델로 발탁, 클라우드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클라우드는 독일의 프리미엄 아로마 호프 주산지인 할러타우 지역에서 거둔 홉의 비중이 50% 이상이어야 사용할 수 있는 ‘할러타우 인증마크’도 획득해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눈여겨 볼만한 현상은 애주가들 사이에서 클라우드 등장 이전까지 인기를 끌었던 하이트·카스 맥주와 참이슬·처음처럼 소주가 섞인 일명 ‘폭탄주’가, 클라우드와 소주를 적용한 ‘구름처럼’(클라우드+처음처럼 합성어)으로 전환되는 폭탄주 제조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출시 1년 만에 국내 성인인구 약 3000만명이 한 사람당 4병씩(235㎜ 기준) 마신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롯데주류는 올 연말 매출 1000억원 달성으로 ‘구름 위에 오른 최고의 기분(On Cloud Nine)’을 만끽하기 위해 하반기 영업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