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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의 기술경영 사즉생(死卽生)으로 담금질철강 강화-구조조정-신사업-윤리경영 '혁신포스코 2.0' 점화

지난 7월 17일 포스코그룹 권오준 회장과 경영진은 핵심 제조현장인 포항과 광양 제철소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틀 전 서울 대치동 본사 포스코센터에서는 그룹 내 리더들이 모여 포스코그룹의 경영쇄신 실천을 다짐한 데 이어, 현장의 직원들에게 경영쇄신을 설명하고 동참을 이끌기 위한 행보였다. 현장 방문에서 권오준 회장은 “현재 그룹이 직면한 위기는 경영층의 책임이 크다”며 진솔하게 양해를 구한 뒤 세계 최고의 철강사로 거듭나기 위한 목표와 전략을 담은 ‘혁신포스코(Innovation POSCO) 2.0’의 필요성과 차질 없는 실천을 강조했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포스코가 천명한 혁신포스코 2.0은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대 경영쇄신안에 맞춰 진행된다. 이를 위해 권 회장은 임진왜란 때 왜적을 맞아 조선수군 12척으로 과감히 맞선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死卽生)’ 정신과 자세로 포스코인들이 적극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사실 포스코의 경영쇄신은 올 들어 수익 부진과 전직 CEO에 대한 검찰 수사로 기업신뢰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가 2개월간의 고민과 노력 끝에 마련한 자구책이다. 또한 고위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권오준 회장을 필두로 지난 5월 구성된 비상경영쇄신위원회 활동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쇄신안은 당면한 포스크의 위기의 원인인 수익성 악화와 신뢰 추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권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내놓았던 혁신포스코 1.0을 두 배 강화한 업그레이드 버전인 혁신포스코 2.0 실천을 위해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사업구조혁신 가속화 ▲신성장 사업의 가시적 성과 창출 ▲윤리기반의 경영 인프라 구축 등 4개 분야에 걸쳐 중점 추진된다.

이 같은 경영쇄신안과 혁신포스코 2.0 발표에 대해 업계는 현재 신뢰 위기뿐만 아니라 철강산업 환경 악화와 계열사, 해외사업 부진에 따른 3중고를 겪고 있는 포스코의 절박함이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혁신포스코 2.0의 4대 아젠다 실천을 통해 오는 2017년까지 그룹의 세전 영업이익 7조5000억원(2014년 6조5000억원), 포스코 5조원(2014년 4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또한 2014년 대비 2017년 그룹 전체 차입금 규모를 6조7000억원 감축하는 한편, 계열사 및 해외법인 구조조정 가속화에 따른 2900억원 이상의 영업 손실 축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철강 본원 집중… 고유기술 판매로 새로운 비즈니스 구축”

그룹이 직면한 비상 상황과 직결된 포스코 경영쇄신의 제1 해법이자 혁신포스코의 첫 번째 중점 추진전략은 그룹 실적의 절반을 담당하는 주력산업 철강에 맞춰져 있다. 포스코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력 회복을 위해 철강 본원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도 철강, 소재, 에너지, 인프라, 트레이딩 등 철강과 4대 도메인으로 재편하고 2017년까지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계열사를 50%, 그룹 내 해외사업을 30%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 부분은 고유기술 판매를 통한 신성장 전략 추진이다. 제품 판매를 넘어 관련 기술을 전수하고 사용료를 받는 철강계의 ‘퀄컴’이 되겠다는 포부인 것이다. 권오준 회장도 기업 설명회 자리에서 “포스코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유기술을 판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고유기술로는 파이넥스(FINEX) 공법이 있다. 수백년 이상 이어온 용광로를 대체할 고유 제철공법으로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자연 상태의 가루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용해 철을 만드는 혁신 기술이다.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소결공장과 코크스 공정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용광로 대비 투자비와 생산원가가 절감되고 황산물질과 질소산화물은 각각 40%, 15% 수준으로 줄이고 비산먼지도 71% 수준으로 낮아져 환경오염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친환경 기술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에서 파이넥스 기술 도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용광로 대체공법을 추진해 왔지만 아직까지 상용화 단계에 이른 기술은 포스코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기업인 충칭강철과 지난 2013년 9월 연산 300만톤 규모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이넥스공장을 짓기로 합작협약(MOA)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중국 정부 비준까지 마쳤다.

지난해 6월에는 인도의 메스코스틸과 데모플랜트 파이넥스 1공장의 이설판매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외에도 현재 인도, 베트남, 중동 등이 파이넥스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한·아세안 회담에서는 인도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총리들이 직접 권오준 회장과 면담을 통해 파이넥스와 CEM(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 기술을 결합한 ‘Global POIST’ 패키지 도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 파이넥스3공장 전경

CEM 기술은 고속주조를 통해 작은 동력으로 기존 대비 얇고 고장력인 철강제품의 생산이 가능한 신기술이다. 쇳물을 굳히는 연주공정과 철강재를 얇게 펴는 압연공정을 하나로 통합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친환경 프로세스로, 지난달 독일 SMS사와 기술 라이센스 및 공동마케팅 본계약을 체결해 수출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잠재고객군과 MOU를 체결하고 지역별 설계 최적화와 기술협력 파트너사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기술 기반 플랫폼 사업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리튬과 니켈 등 고기능 신소재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튬은 포스코가 2010년 염수리튬의 고효율 추출법(리튬 직접 추출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2013년 칠레에 추출 시연에 성공했다.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가량 소요되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과 달리 화학반응을 이용해 최단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 고순도의 리튬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자연증발방식의 2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 우수한 경제성을 자랑한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이 적용된 대용량 실증플랜트는 탄산리튬 연 200톤 생산이 가능하다. 지난 8월 플랜트 설비가 한국에서 출발한 뒤 약 4개월의 운송 및 건설 기간을 거쳐 완성됐으며, 이후 정상 가동을 통해 리튬 직접 추출기술의 최종 검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리튬은 전기차는 물론이고 노트북 PC나 휴대전화 등 휴대기기에 사용되는 2차전지의 필수 소재다. 최근 2차 전지 관련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본격 활성화되면서 리튬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니켈에 대해서도 세계 최초의 습식 니켈제련 기술을 개발해 단계별 상업화를 준비 중이다. ‘PosNEP(POSCO New Nickel Extraction Process)’로 명명된 이 기술은 지난해 검증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 전남 광양에 PosNEP 시범 플랜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향후 입지 및 적정 규모 등 면밀한 사전 점검을 통한 최적의 추진방안을 수립하고 인니와 뉴칼레도니아, 필리핀 등지에서 안정적 저가원료를 확보해 사업 수입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독창적 고유기술 개발은 지속적 R&D 투자 결과”

▲ 포스코 R&D 기술연구원

포스코는 추가 고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의 연구개발 투자는 산학연 협동 연구개발체제 구축과 함께 꾸준히 증액해 1989년 0.93%에서 지난해 4800여억원을 집행하면서 실적 기준 세계 철강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인 매출액 대비 1.64%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회하는 수준으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포스코 관계자는 강조했다.

2015년 포스코 R&D 투자 방향은 본원 경쟁력 강화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제고로 요약 정리된다. 먼저 철강 분야에서 자동차용 고기능 고강도강 등 수익성 향상을 위한 고수익 월드 프리미엄 제품 점유비율을 36%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적인 경영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우위 선점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을 통한 수익성 배가를 달성해 세계 최고의 철강사 위치를 지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  |  thkim@econovill.com  |  승인 2015.08.26  08: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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