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체포당하기 일보직전의 상황과 흡사하다. 시장이 한발짝도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않은채 그 자리에 그냥 서 있다.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잠시 정신을 팔았던 주식시장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소매판매와 고용지표가 필연적인 금리인상을 다시 일깨워줬다. 하지만 하락도 상승도 하지 못했다. 방향성을 잡기 못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 불확실성은 다시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으로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금값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5.74포인트(0.03%) 오른 1만7408.25에 마쳤고, S&P500 지수는 2.66포인트(0.13%) 내린 2083.39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10.83포인트(0.21%) 떨어진 5033.56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출발은 좋았다. 비교적 큰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개장 전 발표된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심리를 고조시키며 상승폭을 모두 반납시켰다.

사흘연속 평가절하를 단행한 중국이 추가적인 절하 여지가 크지 않다고 회견을 통해 밝히면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킨 것도 초반 상승세에 일조했다. 위안화 가치는 세차례 평가절하로 4.6% 하락했다.

하지만 역시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9월 금리인상을 지목하면서 투자심리가 불안해졌다.

7월 소매판매는 시장예상치(0.7%증가)에 부합하는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증가였다. 꾸준한 소매판매를 보여줬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도 다소(5000명) 늘어난 27만4000명(계절 조정치)으로 집계됐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1750명 감소한 26만6250명으로 2000년 4월 이후 최저치다.

가장 우려했던 7월 수입물가도 전월 대비 0.9% 하락해 시장 예상치 1.1% 하락보다는 양호했다. 6월 기업재고는 0.8% 증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치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물가지표만 여전히 다소 미흡하지만 그 외 고용지표 등은 여전히 내달 금리인상을 지목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대부분이 내달 금리인상을 전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재차 강조했다.

달러화는 금리인상 우려로 다시 강세현상을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미국 달러화 관계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오른 96.47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달러화 강세와 공급과잉 우려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9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장중 한때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2달러가 무너지기도 했지만 2.5%하락한 42.23달러로 마감, 42달러선을 간신히 지켰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0.9% 떨어진 배럴당 49.22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달 생산량이 3년만에 최고치라는 소식에 공급과잉 우려가 증폭됐다.미국 원유재고도 1억배럴에 육박, 5년 계절 평균을 웃돌았다는 소식도 부담을 줬다.

금값도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6일만에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7% 하락한 온스당 1115.6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