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과학자들이 호주 해안의 물고기에서 천연 보호 물질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강력한 자외선 차단 물질을 개발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 식물세포벽 연구소의 빈센트 불론 소장은 이번에 개발한 물질이 이론적으로 자외선 보호 측면에서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제품보다 뛰어나며 자외선 차단 크림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물질들보다 흡수 능력이 좋고 UVA(Ultra Violet-A)와 UVB(Ultra Violet-B, 자외선B)를 모두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스페인, 호주 과학자들이 포함된 연구진은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사는 어종으로부터 눈과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생산하는 미코스포린이라는 유기 화합물을 추출해 사용했다. 연구팀은 자외선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는 미코스포린과 갑각류의 껍질이나 곤충에서 추출한 중합체 키토산을 결합해서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 미코스포린은 다른 연구에서 안정성이 입증된 물질이며 키토산은 현재 상처 치료 등에 이용되고 있다.

이 물질은 실험실 테스트에서 기존의 자외선 차단제보다 자외선을 2배 더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성이 없고 열기에 적당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으며 물에 쉽게 씻어지지 않는 젤 형태로 변형도 가능하다. 또한 천연 재료로만 만든 선크림이나 야외 가구, 자동차 계기판 등의 코팅제 개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물질은 산호초, 어류, 조류, 어안의 점액에서 나온 것으로 냄새는 없다.

자외선을 흡수하는 미코스포린은 열대 및 아열대 바다에 사는 어종에서 흔히 발견된다. 불론 소장은 미코스포린을 기반으로 한 자외선 차단 제품이 나온다면 시판 중인 수많은 합성 제품들에 비해 다양한 이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합성 물질들이 항상 환경 친화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지속적으로 이런 물질을 사용할 경우 길게 보아 인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시드니대학교 피부과학 디오나 다미안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물질이 첫 번째 자외선이 피부에 닿았을 때 분해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고기가 물속에서 받는 자외선과 사람이 물 밖에서 받는 자외선이 비슷한가에 대한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아직 이 물질이 실생활에서의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