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와 부동산펀드 등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 초저금리, 저주가 시대를 맞아 수익률에 목말라 있는 투자자들의 갈증을 풀어주며, 투자 시장의 ‘황금어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지난 1998년 도입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경기가 침체된 2008년 이후 더욱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부동산 간접투자는 법령과 자산운용 방법에 따라 크게 리츠(REITs)와 부동산펀드 등으로 구분된다. 리츠는 주식 또는 수익증권으로,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으로, 최근 기준금리 1%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리는 리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투자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운용수익을 나눠 갖는다는 측면에서 리츠와 개념이 비슷하다. 하지만 리츠와는 달리 자금 규제가 없고 현물 출자도 가능하며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 리츠와 부동산펀드의 차이점

리츠, 회사채‧예금 대비 수익률 ‘월등’

리츠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의 대표 주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2002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리츠는 2008년까지 20개에 불과했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급성장해 지난해에는 98개로 늘어났다. 지난해 12개의 리츠가 청산됐지만 30개의 리츠가 새로 인가를 받았다. 올해도 6개 정도의 리츠가 인가 신청을 했고, (주)케이알제8호 위탁관리와 (주)케이비동자민간임대 위탁관리 2곳이 새로 인가를 받았다.

리츠 순자산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2조8000억원이었던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의 경우 6조7000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에 따라 리츠의 수익률도 회사채와 예금에 비해 월등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리츠와 회사채와 예금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리츠 도입 이후 10여년간은 평균적으로 회사채의 1.5배, 예금금리의 2배 차이를 보였다. 저금리 기조가 시작된 2012년 이후에는 회사채의 2배, 예금금리의 3배 이상으로 수익률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대형 리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산 규모 3000억원 이상의 대형 리츠는 10개로, 전체의 10%에 불과하지만 자산 규모는 6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이러한 리츠 시장의 성장으로 투자 형태도 바뀌고 있다. 리츠는 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CR리츠에서, 최근에는 서류상 회사인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위탁관리리츠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 중이다. CR리츠는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의 자금을 모은 다음 기업 구조조정용 매물 부동산(빌딩)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나눠주는 형태다. 위탁관리리츠는 페이퍼컴퍼니 형태로 투자나 자산운용 업무를 자체적으로 하지 않고 자산관리회사(AMC)에 위탁한다. 지난해 위탁관리 리츠는 56개로 전년도 38개보다 18곳이 늘었다. CR리츠도 2013년 29개에서 지난해 31개로 늘었지만 위탁관리 리츠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자산 규모도 위탁관리 리츠는 전체의 62%로 절반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CR리츠의 자산 규모는 전체의 36% 수준이다.

리츠의 투자자산은 대부분이 오피스와 리테일에 편중돼 있다. 오피스에 대한 투자 규모는 8조7000억원으로 전체 투자액 중 57.8%를 기록하고 있다. 리테일 상가에 대한 투자 비중은 18%(2조7000억원)으로 호텔(3.3%)까지 합하면 상업용 부동산 투자 비율이 80%에 육박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주택부분 투자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리츠의 주택부분 자산 규모는 4.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6.5%로 늘어났다.

이처럼 최근 리츠 시장이 급성장한 원인은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시중 자금이 늘어난 가운데,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 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시중의 단기 부동자금은 800조7260억원으로,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도 10조원을 넘어섰다.

시중에 자금은 늘어나지만 전통적인 투자 상품의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까지 내리면서 은행 예금으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 역시 2%대를 유지하다 기준금리 하락의 여파로 1%대로 떨어지고 있다. 금리 하락은 채권 수익률도 낮췄다. 회사채(3년물, AA-) 수익률은 2008년 5.7%였던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해에는 2.8%로 떨어졌다.

반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의 수익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7%다. 2007년과 2008년 40.4%와 28%에 달했던 고수익률에 비하면 낮은 편이지만 2010년 이후 꾸준하게 7∼8%대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셈이다. 리츠협회 관계자는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규모 부동자금이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으로 몰려 리츠 시장은 앞으로 더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특히 주택 부문에서는 ‘뉴스테이’ 정책이 주택 대상 리츠의 확대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리츠 수 규모 및 유형별 현황

부동산펀드 시장 ‘폭풍성장’… 5년 새 연평균 19%↑

국내 실물자산에서 벗어나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과 부동산투자회사(리츠) 등으로 영역을 넓혀 온 부동산펀드가 최근 해외 투자 시장까지 확대하며 다시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소액으로도 안정적인 임대 수익과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포트폴리오의 분산효과를 지닌 선진국형 투자방식이라는 점이다.

부동산펀드는 운용 방식에 따라 ▲대출형 ▲임대형 ▲경공매형 ▲직접개발형으로 분류된다. 대출형은 아파트, 대형 상가, 오피스텔 등을 개발하는 회사에 일정한 이자를 받기로 약정하고 자금을 빌려준 뒤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임대형은 빌딩, 호텔 등 상업용 건물을 공동으로 매입한 뒤 임대 수입과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단기와 장기로 나뉜다. 단기임대형은 양도차익, 장기임대형은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경공매형은 법원 경매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부동산을 매입한 뒤 임대나 매각으로 수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펀드가 시행사 역할을 대신한다. 직접개발형은 직접 개발에 나서 분양하거나 임대해 개발이익을 얻는 방식이다. 경공매형과 직접개발형은 투자 기간이 길고 손실 위험성도 높아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부동산펀드 시장은 5년 연평균 19%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 7월 말 현재 순자산 33조원을 돌파했다. 저금리 속 대체투자 활성화로 부동산펀드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된 결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펀드는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정체에도 불구하고 임대형 부동산펀드 증가에 힘입어 수탁고 33조6000억원으로 성장했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운용수익률 하락과 연기금·보험의 자산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동산·파생상품 등 대체 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수요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대형 부동산펀드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현재 5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PF대출형은 2013년 이후 다소 정체 상태이고 개발형, 리츠형은 증가 추세지만 그 규모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모펀드 형태의 해외부동산 투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7월 말 현재 전체 부동산펀드 중 해외펀드의 비중은 33%, 사모펀드의 비중은 97%에 달한다. 이는 연기금과 보험사 등이 비(非) 증권형 투자수단 중에 보다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부동산에 집중하면서부터다. 실제 지난해 국민연금의 대체투자액(46조6000억원) 가운데 부동산 비중은 39%에 달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실물자산 공급이 줄면서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과 해외 부동산으로 관심을 갖는 펀드가 늘고 있다”며 “다소 번거로워도 국내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 국내외 부동산펀드 현황

투자 전 사업 대상‧운영방식 꼼꼼히 살펴야

이처럼 저금리 기조 속 주목받는 리츠와 부동산펀드지만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수익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리츠의 경우 투자 수익은 투자자가 주주가 돼서 사업의 과실을 배당금으로 받기 때문에 사업성과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심지어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리츠도 사업 대상과 방식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크게 다르다.

따라서 리츠 투자에 앞서 수익률, 사업 대상, 사업 방식 등을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 이런 내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또 리츠회사에 출자할 경우 발기인의 구성과 주식 인수비율, 예상 경영진 및 전문 인력의 능력, 사업계획서의 구체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상장 후에는 주식청약서와 투자설명서, 매분기 투자보고서 등을 참고해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좋다. 리츠협회 관계자는 “리츠의 투자수익률은 자산관리회사가 어떤 곳인가 보다는 어떤 부동산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따라서 현장을 돌아보면서 주변 임대 수요와 임차인의 질을 따져보는 게 좋다”고 전했다.

부동산펀드는 소액투자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원금이나 수익 보장이 되지 않는 점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또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을 사고팔기 쉬운 리츠와는 달리 부동산펀드는 중도 환매가 제한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5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 상품의 경우 쉽게 돈을 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해외 부동산펀드 수익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