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부동산서비스 회사 쿠시먼앤웨이크필드 존 샌토라 북미지역 CEO

‘큰손’들만 해외 부동산을 ‘쇼핑’하는 시대는 지났다. 초저금리 시대, 과거와 같이 예·적금만으로 이자 수익을 보기가 어려워진 음전한 투자자도, 남들과 같은 주식과 채권 투자만으로는 성에 안 차는 적극적 투자자들도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대안을 찾는 추세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 중 하나인 쿠시먼 앤 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 존 샌토라(John Santora) 북미지역 CEO와 지난달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세계 부동산 시장에 대해 들어봤다.

 

자신과 회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부동산 베테랑으로 회사에는 37년간 근무하고 있다. 회사에서 가장 큰 글로벌 지역인 북미지역 CEO로서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146개 지점, 8000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쿠시먼 앤 웨이크필드(C&W)는 임대, 판매, 취득, 부채 등과 법인 금융, 투자 금융, 평가, 부동산 관리, 리스크 관리 등 부동산 취득과 투자에 관련된 모든 분야의 자문을 하고 있다. 1917년에 창립돼 60개국 259개 지점이 있으며 전체 직원은 1만6000여명 이상이다.

 

한국 투자자가 현재의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넘어 다각화해서 보면 리스크 선호도 등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여러 가능성 있는 시장을 볼 수 있다. 미국은 가장 강력한 성장력을 갖춘 성숙한 시장 중의 하나이고, 여전히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도 저평가되고 있는 자산이 남아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건설 공사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대신 대도시들의 사무 공간이나 산업시설, 2차 도시의 다가구 주택에서 ‘빌드투코어(Build-to-Core)’ 전략이 리스크를 제어 가능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보였던 것. 빌드투코어는 토지나 좋은 위치에 있지만 결함이 있는 부동산을 매입 후 개발해 장기간의 변동 없는 현금 유동성을 지닌 A급 자산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서유럽의 경우 경기 회복의 초기 단계에 있고 그리스 상황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들이 부실채권을 헐값에 팔고 있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리스크온(Risk-on) 투자자에게는 이것이 기회라고 본다. 아일랜드의 '국립자산운용국(NAMA)'을 통한 부동산 관련 자산 거래라든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수익률이 높은 톱마켓(top markets)에서 기관 판매 물건 등을 권하고 싶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를 하는 데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정치적 리스크, 환율 리스크, 시장 투명성, 법률, 조세, 현금 유동성이 국제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완전히 새로운 해외 시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주의 깊게 다루어야 할 문제에 불과하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인한 수익은 이미 검증됐으며 많은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수익을 가져다줬다. '노르웨이 국부투자펀드(Sovereign Wealth Fund)'와 미국 2위 연금펀드인 '캘리포니아 교원 퇴직연금(CalSTRS)' 등의 최대 규모 글로벌 투자자들도 지난해 글로벌 부동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대폭 늘렸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 중 주목하고 있는 신흥 시장은?

터키와 베트남이 그간 글로벌 신흥시장으로서 주목받았지만 리스크로 인해 조정된 수준이다. 지금은 투자 사이클상 몇몇 회복기에 접어든 선진 시장이 리스크는 훨씬 제한적이면서도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보여주기 시작해 더욱 유망하다고 본다.

 

지난 5년간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나?

지난 5년은 많은 시장에서 부동산이 저평가된 자산으로 거래돼 매입에 유리한 시기였다.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인 경제적 성과를 따르는 편인데, 글로벌 시장들이 더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APAC(아시아태평양) 시장은 주춤했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고, 미국 시장은 상당히 회복됐으며 EMEA(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영국이 완전히 회복됨에 따라 개선된 모습이다. 동유럽은 다른 세계시장을 여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정치적 이슈로 고전하는 중이고 현재의 그리스도 그렇다.

 

현재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우리는 지금 사이클 중 어디에 있나?

대부분의 선진 시장의 부동산 사이클에서 우리는 핵심 자산을 사고 난 뒤 연간 순수입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자산 배분자(Asset Allocator)' 단계에서 자산에 공을 들여 임대료·수익을 올리고 자산 가치를 증대시키는 '자산 운영자(Asset Operator)'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 런던이나 뉴욕과 같은 글로벌 관문도시들의 부동산은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글로벌 불안정성이 고등급 자산 선호현상을 낳았고, 이러한 시장에서 공급보다 투자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경제가 회복되면 무엇보다 임대 시장이 성장해 부동산 업계를 상승세에 올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고정 인컴 포트폴리오로부터의 수익을 대체하는 정기 수입원으로 찾고 있나?

그렇다. 종종 부동산 자산을 매입할 때 단기간의 현금 유동성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을 본다. 이들은 수익률이 낮은 고정 수입(fixed income) 투자를 대체하기 위해 부동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