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항우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1일 대기가 희박한 성층권에서 태양 에너지만으로 비행이 가능한 드론 EAV-3를 개발해 고도 14km 성층권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EAV-3 비행 시험을 수행해 왔으며, 최근 EAV-3가 총 9시간의 비행 시험 중 최고 상승 고도 14.12km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고도 14km는 일반 민항기의 주 비행고도(10km) 보다 공기 밀도가 약 53%, 온도는 약 30도(-60℃) 낮은 환경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밀도와 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비행이 어렵지만, 구름이 없어 태양광을 동력원으로 활용하기에는 유리하다.

EAV-3는 성층권 고고도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태양전지와 이차전지(리튬이온)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100% 무공해 전기 동력 항공기다. 비행 중 날개 윗면에 부착된 단결정 태양전지가 2차 전지를 지속적으로 충전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공기 밀도가 낮은 고고도에서 장기체공을 위해 날개 길이가 20m에 달하지만, 국산 첨단 탄소섬유 복합재를 적용해 총중량은 53kg에 불과하다. EAV-3는 항우연이 설계·해석·체계종합을 수행했고, 제작과 비행시험에는 다수의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항우연은 이번 비행 성공이 우리나라가 성층권 장기체공 태양광 드론 개발 기술의 완성에 보다 더 다가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상공 10km 부근에는 강한 편서풍대인 제트 기류층이 존재해 초경량 기체가 이를 통과해 상승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성층권 고도의 장기체공 드론은 실시간으로 정밀지상관측, 통신 중계 등 인공위성을 보완하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선진국이 앞 다퉈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부문이다.

세계적으로 성층권에서 2주일 이상 비행에 성공한 태양광 전기동력 비행체는 지금까지 영국 퀴네티크의 제퍼가 유일하다. 미국의 헬리오스(Helios)는 성층권에서 단기 체공에 성공한 바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일반 항공기가 도달할 수 없는 성층권에서 수 주일에서 수개월 간 체공하며, 환경재난·교통·국경감시 등의 지상관측, 기상 관측 및 통신중계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고고도 장기체공 태양광 드론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