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악재와 내수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오뚜기, CJ제일제당 등 음식료 업종의 주가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장기적인 추세로 봤을 때 소맥, 대두,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는데다 내수주와 수출주에서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1인 가구 확대는 가정간편식(HMR) 수요 증가로 이어져 장기적인 성장동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주 부진…대안 투자처로 급부상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뚜기는 종가 기준 109만5000원을 기록하며 100만원선을 돌파했다.

오뚜기는 올해 1월19일 기준 46만8000원에서 3월2일 59만8000원, 4월1일 60만3000원, 5월4일 72만4000원, 7월3일 81만5000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CJ제일제당 역시 1월2일 30만500원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8월5일 기준 41만원으로 상승했으며, 농심도 같은기간 25만2500원에서 32만3000원으로 뛰었다.

음식료 업종의 꾸준한 상승은 수출주와 내수주의 동반악화에 따른 투자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경기 불안과 엔화 약세로 인해 수출주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자동차에서는 대중국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7월에 중국에서 5만416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대비 32.4% 감소했으며, 기아차는 3만여대 판매해 33.3% 줄어들었다.

엔화 약세 역시 수출주 부진에 일조하고 있다.

원/엔(100엔) 환율은 지난 2011년 10월7일 1575.99원에서 2013년 1월4일 기준 1206.21원, 지난해 1월3일 1011.02원으로 떨어진 뒤 8월4일에는 941.32원으로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국내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 효과를 가져온다. 이는 결국 수출주들의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음식료 업종에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원재료 가격이 지난 3년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맥은 2012년 8월10일 기준 부셀당 913센트였지만 올해 8월5일 기준 502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설탕의 경우 같은기간 파운드당 21.83센트에서 10.76센트로 반토막 났으며, 대두유는 2012년 9월7일 기준 파운드당 57.57센트에서 올해 8월5일 29.63센트로 떨어졌다.

▲ 음식료 업종 주가변동 추이(단위 : 원)

HMR 수요 급증…새로운 성장동력

음식료 업종은 특히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장기적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에는 1인 가구 확대에 따른 가정간편식(HMR)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통계청과 동양증권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지난 2010년 23.9%이지만 오는 2035년에는 34.3%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HMR이란 짧은 시간 안에 간단히 조리해 먹을수 있는 가공식품이다. HMR은 바로 취식이 가능한 RTE(Ready To Eat), 데운 후 먹을 수 있는 RTH(Ready To Heat), 간단한 조리 후 먹을수 있는 RTC(Ready To Cook) 등으로 분류된다.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이 간편식 하면 떠오르는 제품들은 컵라면, 즉석밥, 렌지용 카레‧짜장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RTH에 속한다. 즉석밥은 CJ제일제당(햇반), 오뚜기(오뚜기밥), 농심(햅쌀), 동원F&B(쎈쿡) 등이 있다. 라면의 경우는 농심, 삼양, 오뚜기가 제조‧판매하고 있다.

오뚜기의 경우 ‘3분 카레’로 대표되는 레토르트 식품의 강자다.

레토르트 식품은 일반적으로 가공‧조리된 식품을 주머니 같은 용기에 넣은 다음 레토르트솥(고압솥)에서 가열한 뒤 살균한 저장식품이다.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이 역시 RTH 제품군에 속한다.

HMR 시장은 2012년 9431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까지 급성장했으며, 올해는 약 3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구 추산되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공식품 부문은 메르스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효과와 시장 지위 강화 덕분에 11% 가량 성장이 예상된다”며 “설탕, 곡물 등 원료 역시 이미 낮은 가격에 확보해 놓아 이익 창출력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1인 가구가 증가 추세여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식자재 업종의 비전은 확실하다”며 “식자재 판매 마진률이 낮은 편이지만 가정간편식(HMR), 단체급식 등의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면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