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상현실(VR) 시대는 언제 열릴까. 내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련 기기만 1400만대가 출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 업체들이 VR 디바이스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에 출하량이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4일(현지시각) 2016년 VR 기기 시장 규모가 1400만대, 2020년에는 3800만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도는 VR 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VR 디바이스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가 이 분야 패권을 차지할 유력 후보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기어 VR’을 출시했으며, 내년 1분기 고사양 VR 헤드셋 ‘리프트(Rift)'를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오큘러스보다 먼저 VR 헤드셋을 선보일 방침이다. 밸브는 HTC와 협랙해 올 하반기에 ‘바이브’를 출시한다. 게임에 방점을 찍고 콘텐츠 확보에 한참이다. 밸브는 바이브 개발자 버전을 개발사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윈도 10과 연동되며 홀로그램 기술이 접목된 VR 헤드셋인 ‘홀로렌즈’를 공개했다. 엔비디아, 칼자이스 등도 올해 연말 출시를 목표로 VR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콘솔게임 강자 소니는 자사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과 연동되는 VR 기기 ‘프로젝트 모피어스’를 내년 6월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시제품은 지난 6월 열리는 국제 게임전시회 E3 2015를 통해 대중에 공개됐다.

관련 업계는 킬러콘텐츠 확보는 물론 유통 플랫폼 전쟁도 시작했다. 오큘러스는 ‘오큘러스 스토어’를 만들었으며, 밸브는 기존 스팀 플랫폼에 VR 카테고리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MS는 ‘MS스토어’를, 엔비디아는 ‘쉴드 스토어’를, 소니는 ‘PSN(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트)’를 활용해 게임을 유통할 예정이다.

한편 PC방이나 일명 ‘플스방’처럼 VR 게임 시설도 생겨날 전망이다. 미국에 문을 열 예정인 보이드(The VOID)가 그것이다. 방문객은 VR 헤드셋을 착용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걷거나 만지며 온몸으로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1호점은 내년 여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오픈한다. 이후 북미, 아시아,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트랜드포스의 제이슨 영 분석가는 “VR 기기의 가장 강력한 기능은 시청각 경험을 사용자에게 전달해 높은 몰입도를 주는 것”이라며 “때문에 초기 응용 프로그램은 게임과 관련 있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렌트 에널리시스의 아비 그린가트 애널리스트는 “내년은 고가 콘솔게임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MS의 엑스박스(XBOX)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보다 더 비싼 VR 헤드셋이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