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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정의 뉴욕의 창] 미국 젊은이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까닭은매년 1100이상 대학생 자살, 15세이상 지속성 우울장애 330만명
   

지난 1월 동부의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대학 주차장에서 학교 신입생이자 육상선수인 메디슨 훌러란이 뛰어내렸다. 주차장 옥상에는 메디슨의 유서와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선물할 쿠키, 아버지를 위한 초콜릿, 엄마를 위한 목걸이 등이 발견됐다. 유서에서도 그녀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의 마음을 전달했다. 앞날이 창창한 이 명문대생의 기숙사에서는 ‘내가 더 이상 누군지 알 수 없다. 그저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할 뿐….’이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메디슨은 대학 입학 첫 학기에 3.5라는 높은 학점을 받았지만 완벽주의자였던 스스로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였다. 딸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상담치료사 등을 수소문해서 치료를 받도록 주선했지만, 학교로 돌아간 딸은 부모에게 선물과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고 말았다.

메디슨과 같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재학 중이던 캐서린 드위트 역시 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업 성적에 운동 실력도 뛰어났으나, 대학에 입학한 이후 더욱 뛰어난 학생들을 만나면서 주눅이 들었다. 수업 과제로 허덕이고 있을 때 다른 학생들은 이미 멋진 인턴십 자리를 구했고, 여드름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다른 학생들은 화장으로 멋진 외모를 뽐냈고, 매주 학교에서는 다른 학생들과 교수들의 업적을 자랑하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점점 위축되던 캐서린은 우울증에 시달렸고, 블로그에 자신이 고등학교 때와 비교해 얼마나 우울하고 불행한지 깨달았다면서 학과 친구들은 방학이 끝난 뒤 자신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자살 암시 유서를 남겼다. 다행히도 캐서린의 변화를 눈치 챈 같은 기숙사 친구와 기숙사 직원들이 그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고, 그곳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지금은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며 자살 방지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캐서린처럼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즈>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는 지난 15개월 사이 6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다른 아이비리그인 코넬 대학에서도 2009~2010년 사이 6명의 학생이 자살했다. 뉴욕대에서도 2003년과 2004년 사이 5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미국 전체 대학 순위 50위권인 뉴올리언즈에 있는 툴레인 대학에서도 올해만 4명의 학생이 자살했다.

한국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다른 나라는 사정이 나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도 매년 1100명 이상의 대학생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20대의 사망 원인 2위는 자살이며, 15~24세 사이의 자살률은 2007년 10만명당 9.6명에서 2013년 11.1명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명문대학일수록 이 수치는 높아서 MIT는 10만명당 12.5명이었고 하버드 대학교는 지난 10년간 평균 자살률이 10만명당 11.8명으로 나타났다.

젊은이들이 남과 비교당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는 데다, 유달리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만을 올리는 소셜네트워크의 특징으로 인해 자신만 고통스럽다는 절망감이 더해지면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관련 진단에서 가장 흔한 것이 불안장애와 우울증이며, 대학 카운슬링 센터에 따르면 방문하는 대학생 중 절반 이상이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반적으로도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2년 이상의 우울함이 진행되는 지속성 우울장애로 고통 받는 미국인은 15세 이상 미국 성인 인구 가운데 약 1.5%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약 330만명에 달한다. 이보다 범위가 넓은 주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미국인의 숫자는 무려 17%로 추산되며 이는 남성의 5~12%, 여성의 경우 이보다 높은

   
 

10~20%다.

미국인 10명 중 1명은 항우울제 처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30~40대 여성으로 한정하면 4명 중 1명이 항우울제를 먹고 있다는 충격적인 데이터도 있다. 워낙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 우울증 약 처방도 흔하다 보니 TV나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프로작이나 졸로프트같은 항우울제 이름을 말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보면 훨씬 편해 보이는 미국의 삶도 팍팍하기는 매한가지라서 모두들 우울함으로 고통 받고 있는 듯싶다.

 

맨해튼 컬처기행

'백인 중상류층 전용 지역' 편견 깬 TV쇼 '코스비 쇼'

1980년대 미국 TV쇼인 <코스비 가족>은 한국에도 소개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미국 중상류층의 흑인 가정을 통해 따듯한 가족애와 웃음을 선사했던 TV 프로그램인데, 최근 안타깝게도 주인공이었던 빌 코스비의 성폭행 추문으로 명성을 잃었다. <코스비 가족>의 주

   

인공은 산부인과 의사인 헉스터블과 변호사인 부인 클레어로, 5명의 자녀와 함께 사는 전형적인 중상류층으로 이들이 사는 곳으로 나온 지역은 브루클린 하이츠다.

브루클린 하이츠는 뉴욕 브루클린의 부촌으로 미국 남북전쟁 이전에 지어진 브라운스톤 집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브라운스톤은 암갈색의 사암으로 지어진 집으로, 19세기 미국 동부지역의 건축 재료로 인기가 높았다. 헉스터블 가족 역시 단독주택이 나란히 붙어있는 타운하우스 형태의 브라운 스톤에서 사는 것으로 묘사됐다.

브루클린 전체 인구 중에서 흑인이 35.8%를 차지하는데, 반면 브루클린 하이츠의 흑인 인구는 7%에 불과하다. 코스비 가족은 백인 밀집지역인 브루클린 하이츠에 사는 중상류층 흑인 가정으로서 많은 편견을 깨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한민정 뉴욕 통신원  |  minchunghan@gmail.com  |  승인 2015.08.05  15: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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