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등 상품가격의 쉼없는 급락세와 중국 구매자 관리지수(PMI)의 15개월래 최저치 기록으로 글로벌 경기악화의 공포감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9월 금리인상만을 우려하던 투자심리가 한가지 고민이 더 겹쳐지고 있는 것. 투자자들의 시선을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이끈 건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상품가격 급락, 그리고 중국경제다.

지난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대부분 기대이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실적전망이 대부분 하향조정되고 있는 것. 어닝 서플라이즈가 어닝 쇼크로 변할 수 밖에 없는 두려움이 일기 시작했다. 달러강세로 인한 수출부담과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제 악화가 그 원인이다.

금리인상만을 걱정하던 시장은 이제는 어쩌면 금리인상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글로벌 경기 악화를 다시 겪어야 할 지 모른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신규 주택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큰 폭 증가했지만, 7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여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미 지표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나흘때 하락세을 보이며 다우 지수는 163.39포인트(0.92%) 내린 1만7568.53으로, S&P500 지수는 22.50포인트(1.07%) 하락한 2079.65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57.78포인트(1.12%) 떨어진 5088.63으로 마쳤다. S&P500 지수는 주간기준으로  2.2% 하락, 지난 3월 이후 주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과 다우 지수 역시 이번 주에만 각각 2.3%와 2.9% 내렸다.

증시는 전일 시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의 어닝서플라이즈로 상승 기대감이 컸지만 원자재가격의 지나친 하락과 비관적인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 발표로 투자심리가 곧두박질 쳤다.

여기에 바이오젠 실적 부진에 따른 바이오주에 대한 실망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낙폭을 키웠다.

이날 컨퍼런스 콜을 한 바이오젠은 연간 매출 증가율을 종전 12%에서 6~8%로 하향 조정하며 하반기 실적 전망이 예상보다 힘겹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경제지표 발표는 대체로 그 동안의 추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신규주택 판매량의 증가세 둔화에 대해 예상보다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 했다.

지난달 신규 주택판매는 48만 2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1%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전월에 비하면 6.8%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 54만 6000건에 턱없이 못미쳤다. 이는 지난해 11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까닭이다.

제조업 지표는 예상을 뛰어 넘었다. 이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시장예상치 53.6을 웃도는 53.8을 기록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상회하면 경기 확장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날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 경제였다. 중국 성장률 둔화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던 투자심리가 7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48.2로 15개월래 최저치로 기록하자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향후 시장의 관점은 중국경제 등 글로벌 경제상황으로 무게중심 이동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제 유가는 공급 과잉과 중국 경기 부진 영향으로 3일째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1달러(0.6%) 하락한 48.1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3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WTI 가격은 이번 주에만 5% 이상, 이달 들어 18% 하락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6% 하락한 54.60달러로 마쳤다.

국제 금값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8.6달러(0.8%) 떨어진 1085.50달러로 마감, 지난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주간 기준 5주 연속 하락했고  7월에만 6.8% 떨어졌다.

달러화는 부동산 지표의 예상밖 부진(?)으로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07% 상승한 97.27로 보합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