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바람을 타고 오피스텔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은 지난해 4분기보다 0.12% 상승했다. 그 정도도 가격이 오른 것으로 칠 수 있냐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3년 동안 오피스텔 가격은 줄곧 내림세였다. 2011~2012년 대거 공급되면서 오피스텔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내림세였던 오피스텔 가격이 움직이는 가장 큰 이유는 사상 첫 ‘1%대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2%대 낮은 예금금리로 갈 길을 잃은 투자 유목민들이 수익용 부동산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17일 기준으로 기준금리는 연 1.75%로 초저금리 상태인데다, ‘2월 예금은행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도 2.04%로 199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임대수익률은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의 오피스텔 연평균 임대수익률은 평균 5.57%로 시중은행의 예금 평균금리보다 3.57%포인트나 높다. 단순히 비교하면 오피스텔 수익률이 은행에 3배에 이른다.

여기에 고령화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로 인해 1억~2억원대의 투자금으로 매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찾고자 하는 소액투자자들의 욕구와 오피스텔 상품 구성과 투자금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시장 여건상으로도 오피스텔 수요가 많아질 수 있는 구조다. 전세난이 오피스텔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소형 아파트 전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셋집을 구한다고 하더라고 2년마다 올려줘야 하는 전세금을 월급만으로 부담하기도 어렵다. 이들에게 교통 여건이 좋은 오피스텔은 괜찮은 상품이다.

신규 분양 시장에서 나온 오피스텔의 강점은 고객 맞춤형 특화 평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다. 이들 단지들은 대부분 대형건설사가 짓는 오피스텔로 주상복합 아파트와 같이 지어진다. 주상복합에 일반적인 피트니스센터 등의 편의시설과 주차시설 그리고 상업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시장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음에도 오피스텔 시장을 우려하는 시각의 중심에는 공급 과잉이 있다. 2012년 이후 전국적으로 오피스텔은 슬금슬금 늘면서 2014년에는 4만 실 이상이 매년 공급됐다. 2010년 7809실이 공급된 것과 비교해 무려 5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경기 침체로 오피스텔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공급이 많아지면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실제 오피스텔 기대수익률은 2012년 1분기 5.67%에서 2015년 1분기 5.57%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월세를 안정적으로 받으면서 공실률을 낮추려면 도심 업무지역, 역세권, 소형주택 공급이 없는 곳, 희소성 높은 초소형 오피스텔 위주로 고르는 선별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오피스텔을 투자 목적으로 접근한다면 대규모 택지지구 또는 업무지구 인근에 들어서는 신규 분양 오피스텔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대규모 업무지역을 배후에 둔 오피스텔은 근로자가 고정 수요로 뒷받침되기 때문에 공실률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률도 높다. 또 인구 유입에 따른 상업‧편의시설이 구축 및 교통망 확충으로 임차 수요도 풍부하다. 실제로 서울 마곡지구, 상암DMC, 경기 동탄신도시 등 업무지구 인근에서 공급된 오피스텔은 평균 수십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롯데자산개발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마곡나루역 캐슬파크’는 10월 계약을 시작한 지 7일 만에 648실이 모두 계약돼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해 초 상암DMC에 공급된 ‘상암 사보이시티DMC’ 오피스텔 역시 평균 7.9 대 1 경쟁률로 마감했다.

대기업 배후수요가 풍부한 곳으로는 동탄신도시, 광교신도시 서울 강서마곡지구, 위례신도시 등이 꼽힌다. 화성 동탄 신도시 인근에는 삼성반도체 6만5000여명, DSR타워 2만여명, 동탄 테크노밸리 및 IT단지 6만5000여명, 한림대학병원 1000여명의 풍성한 배후 수요를 자랑한다. 마곡지구는 강서구 마곡동‧가양동 일대에 약 337만㎡ 규모로 조성되는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다.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 11개 연구소가 있는 LG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해 57개 대기업과 중소기업 입주가 확정돼 있다. 광교신도시는 현재 경기도신청사, 법원, 검찰청 이전과 컨벤션센터 건립계획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비즈니스파크와 파워센터 등 업무지구도 속속히 조성되고 있다. 또한 나노센터, 경기바이오센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이 속한 광교테크노밸리에는 2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동탄‧광교‧위례 그리고 마곡지구의 오피스텔 공급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올해는 거의 마무리 단계다. 신규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힘찬건설이 경기 화성시 동탄1신도시에 들어서는 ‘동탄 헤리움’ 정도다. 이 단지의 앞에는 삼성반도체, 인근에는 삼성전자 부품연구소(DSR타워) 등이 있다. 지하 3층~지상 20층 총 956실 규모로 전용면적 20~25㎡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광교, 위례, 마곡지구에서는 오피스텔 미분양분이나 분양권 매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그러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오피스텔은 대부분 대형 건설사 브랜드 그리고 낮은 100만원 내외의 청약 신청금만 있으면 중복 청약이 가능하고 당첨 이후 바로 전매가 가능했던 곳들이다. 단기차익을 노린 가수요로 청약경쟁률이 높게 포장되는 착시 현상이 만들어지기도 하니 사업지 현장 답사 등을 통해 시장 상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신도시를 제외한 곳에서는 새 오피스텔보다는 연식이 있는 오피스텔을 구입해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같이 검토해볼 만하다. 평균적인 오피스텔 수익률은 공실률을 감안하지 않은 공실이 없을 경우 투자금 대비 수익률을 말한다. 수익률은 매입가격과 높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오래된 오피스텔이 새 오피스텔보다 수익률이 높은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오피스텔 수익률 결과에 따르면 10년 이상 된 오피스텔의 오피스텔도 오래된 것이 수익률이 높다. 지난해 기준 입주한 지 10년을 초과한 오피스텔의 연간 임대수익률은 5.97%로 가장 높았다. 반면 1~5년 차(5.05%)와 6~10년 차(5.11%)는 전체 평균(5.71%)에도 못 미쳤다. 오래된 오피스텔이 매매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상품은 철저히 수익률로 선택해야 한다. 새 오피스텔이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이든 샐러리맨을 대상으로 하는 오피스텔의 월세가 100만원을 넘으면 수요가 극히 제한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다닌다고 해도 30~40대 직장인이 100만원 이상의 월세를 감당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최근 분양되는 오피스텔은 매입가가 3억원을 넘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대부분은 한 달에 월세를 100만~150만원가량 받아야 간신히 5%대의 수익률을 맞출 수 있다.

3억원 이상의 오피스텔이라면 오히려 중소형 아파트를 고려하는 게 유리하다. 아파트는 오피스텔에 비해 감가상각이 적고 커뮤니티 시설이 잘 되어 있어 자산가치 증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 중에서는 오피스텔에 버금가는 맞춤형 라이프 스타일을 적용한 중소형 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대산업개발이 짓는 수원아이파크 5차의 중소형 아파트는 웬만한 오피스텔보다 직장인 수요를 위해 평면, 상품성 고려를 많이 해놓았다. 가격이나 수요층 모두 만족할 만하다. 모델하우스의 화장발에 속아 3억원이 넘는 오피스텔을 사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기존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서울 강남권보다 도심권에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조금 오래된 오피스텔은 의외로 매매가가 싸서 수익률이 높은 경우가 있다. ‘썩어도 준치’라고 강남이나 도심을 찾는 저가 오피스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강남권 일대에서는 교보타워사거리, 역삼역, 강남역 인근에 오피스텔이 꽤 많다. 서울 도심권역은 광화문‧충무로‧동대문‧명동 등 업무지구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 공실률이 낮다.

오피스텔의 틈새 수요층으로 부각되는 외국인 대상 오피스텔은 대부분 연 20% 이상 높은 수익률을 자랑해 관심을 둘 만하다. 주로 유학생들의 어학연수 등의 수요나 의료관광객, 그리고 장기로 우리나라에 놀러온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 오피스텔 활용이다.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6개월 이상의 단기 임대를 하는 형태로, 임대료를 모텔이나 저가형 호텔 수준으로 받을 수 있어 수익률과 가동률이 높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강남역 인근, 서울 홍대 주변, 이태원 주변, 그리고 북촌 한옥마을 주변이 유리하다. 단 호텔식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집주인이 능동적인 관리를 해주어야 하고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