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인 고교생 김 모양이 하버드와 스탠퍼드 두 대학에 동시에 합격했다고 국내 매스컴에서 떠들썩하게 보도했는데, 얼마 뒤 그 합격자 통지서는 위조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일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입시 브로커에게 속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소녀의 아버지의 사과에 따르면 한인 소녀가 혼자 만들어낸 해프닝인 것 같습니다.
이 소녀의 행동은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욕망과 현실이 머릿속에서 충돌하는 가상현실에서 발생하는 증후군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머리에 자신이 바라는 욕망만 남겨두고 현실은 없애버린다고 합니다. 어느 정신과 의사는 이를 뇌 속에 어떤 물질이 분비되어 모든 논리와 현상이 실제의 현실인 것처럼 느껴지고, 움직이는 가상현실을 현실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태음인은 욕심이 지나치고 아주 고집이 세기 때문에 자신만의 세계 속에 모든 것을 치밀하게 준비해서 모든 논리와 확신을 가지고 현실에서 움직여 갑니다. 이것을 우리는 흔히 ‘모사(謀事)’라고 합니다. 이것이 좋은 일로 이어지면 경영, 정치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열등감으로 작용,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 속임수를 쓰면 사기(詐欺)가 되고 결국은 범죄자로 전락합니다.
실례로 큰 아파트에 사는 태음인 아이가 있었습니다. 태음인은 겁이 아주 많습니다. 어느 날 부모님이 여행을 떠나고 아이 혼자 남아 공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집에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하니 벌써 부모님 방에서 딸그락 소리가 나고 움직이는 느낌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황급히 어머니에게 도둑이 들어왔다고 전화를 합니다. 그런데 아이의 어머님은 현재 고속도로에 있어 어쩔 수 없으니 같은 동네에 사는 이모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좀 가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들어온 흔적이 없고 실제로 일어난 일도 아니었습니다.
많은 한태음인들은 특히 자신의 몸에 대해 걱정이 아주 많습니다. 조금만 몸이 아파도 암이 아닌가 하고 겁을 덜컥 먹고 무서워서 병원에 못 갑니다.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증세가 조금 심해지면 얼굴이 파래진 채 암센터를 찾아가, 의사 선생님에게 모기만한 목소리로 ‘선생님, 제가 혹시 암이 아닌지 검사부터 좀 해주시겠어요?’라고 합니다.
태음인은 게임도 아주 복잡한 것을 좋아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복잡한 수학문제 풀기 같은 것을 좋아합니다. 난해한 탐정소설을 즐겨 읽고, 야구·미식축구·바둑·장기·도박 같은 것을 즐겨 합니다. 반대로 단순한 노동, 예를 들면 구멍가게, 주유소의 주유, 단거리 등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또 가난에 대한 공포가 늘 있어 재물 욕심이 지나치고, 다분히 계산적이고 엉큼하여 가족 중 누구도 노는 모습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늘 풍족해야 하고 여분이 있어야 마음이 놓입니다. 그러다 보니 무의식 중에도 먹는 것만 보면 못 참아, 지방을 여유 있게 복부에 쌓아 놓아야 자신감이 생기니 복부비만이 대표적 상징입니다.
식탐이 많아 허리가 굵고, 목선과 어깨가 빈약한 전형적인 도자기형 또는 항아리형 체형이며, 옆에서 보면 흔히 말하는 ‘거북목’이기 마련입니다. 경우에 따라 가족들은 비록 말랐어도 키가 매우 크고, 뼈대가 굵고, 힘이 좋은 천하장사형도 있습니다. 태음인은 삼키고 쌓아 놓으려고만 하지 말고, 베풀고 나누는 기쁨을 배운다면 그 너그럽고 진중한 배려심이 온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위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