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지난 3월 내츄럴엔도텍 청주 옥산 위탁창고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창고 건물 3개동 등 2644m²를 모두 태웠다. 소방서 추산 10억여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사례2. 이달 14일 오전 3시26분께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39층짜리 고층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불이 났다. 새벽 시간 아파트 입주민 21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주민 20여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을 찾아야 했다.

담배가 원인이었다. 담배로 인한 화재는 작년 한 해에만 6952건이 발생했다. 전년(5917건) 대비 17.5% 오른 수치다. 재산피해 규모는 약 113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0년(51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커졌다. 사상자는 101명. 이 중 7명이 목숨을 잃었다.

▲ 최근 5년간 담배로 인한 화재 현황(출처=기술표준원)

작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는 4만2135건. 이 중 16.5%는 무심코 버린 꽁초 때문에 발생했다. 담배로 인한 화재 예방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다.

결국 정부와 담배 업계는 칼을 뽑아 들었다. 산업통산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달 22일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담배는 ‘저발화성’ 성능을 인증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스로 꺼지는’ 담배만 팔리게 된다는 얘기다.

저발화성 담배란 불씨가 꺼질 확률을 높인 제품을 뜻한다. 화재 발생률을 낮추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미국 뉴욕주는 작년 8월 해당 성능을 인증 받은 제품만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 저발화성 담배 제품 예시 (출처=기술표준원)

핵심기술은 ‘종이’에 숨어 있다. 담배를 감싸는 궐련지에 ‘밴드’를 형성하는 것이다. 특정 부분에 유입되는 공기를 감소시켜 자가 소화를 촉진하도록 해준다. 케이티엔지(KT&G) 등 국내 제조업체도 지난 5월 담배 제조 과정에서 2개의 밴드를 형성하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특히 KT&G는 해당 기술 개발을 위해 3년여간 약 7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 개발을 통해 화재에 대한 가능성이 적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흡연자들이 뒤처리를 깔끔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