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두 회사의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가 17일 열리고 있다.

▲ 17일 주주총회를 찾은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기자

지난 5월 합병 계획이 발표된 이후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오늘까지 이어진 위임장 대결의 결과가 오늘 주주들의 손에 결정된다.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과 소액주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8시17분경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낸 최 사장은 "(모두) 주주들에게 달렸다"며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로 추정되는 이가 최 사장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하려 하는 등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8시 30분이 넘어 주총이 열리는 aT센터 로비에 도착한 소액주주들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기도 하는 등 바삐 주총장을 향했다. 주주총회를 찾은 서울에 사는 박미경(가명)은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합병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엘리엇에 주식을 위임할 생각은 없었다. 합병안에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경기도에 거주하는 강규태(가명)씨는 10년 이상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주주 입장에서는 합병 비율부터 불공정해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개인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고 성토했다. 그는 “원래는 4억원 규모의 주식을 갖고 있었지만 불안해서 절반 정도는 팔았다”고 덧붙였다.

20대 젊은 주주인 김준호(가명)씨도 주주들을 무시한 합병 결정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합병 비율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왜 지금이고 제일모직인가" 하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주총 참석률을 80%로 가정할 때 3분의 2 이상인 53.3%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삼성 측이 확보한 지분은 국민연금의 찬성까지 포함해도 30 .99%에 불과하다..

같은 날 제일모직 주총에서는 삼성 측 지분이 절반이 넘어 통과가 확실하지만,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가결을 낙관할 수 없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