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NHN엔터테인먼트

NHN엔터테인먼트가 또 하나의 신사업 아이템을 공개했다. 이번에는 클라우드 기반 IP 카메라다. 앱세서리(Appcessory) 사업에 도전한 셈이다. 최근 NHN엔터는 비게임 사업에 적극적이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웹보드게임 규제 등의 이유로 실적 부진에 빠지자 비게임 분야를 확대해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계획이다.

반전을 도모하기 위한 NHN엔터의 승부수인 셈이다. 다만 단시간에 극적인 반전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사업 추진에 따른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NHN엔터가 게임 사업 중심으로 성장한 업체인 만큼 분야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다수다. 더군다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무리하게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NHN엔터는 16일 IP 카메라 ‘토스트캠’을 공개했다. 아날로그 방식 CCTV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와이파이 기반 카메라로 자사의 클라우드 기술력을 집약했다는 설명이다. NHN엔터는 마켓 리더가 부재하는 IP 카메라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정식 출시는 8월 중에 이뤄질 예정이며 아직 기기 가격과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료는 책정되지 않았다.

현재 NHN엔터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 2013년 매출 2653억 원에 영업이익 521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5569억 원, 영업이익 119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올 1분기에는 심지어 적자 전환했다. 매출 1381억 원에 영업손실 138억 원을 기록했다. NHN엔터는 “PC온라인 게임은 웹보드 게임의 추가 규제 영향과 일본 지역 사업 부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NHN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지난해 2월 24일부터 시행된 웹보드게임 규제로 NHN엔터가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지적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웹보드게임 이용자의 소비액과 사용시간 한도를 엄격히 제한했다. 다수의 웹보드게임을 서비스하는 사이트인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엔터 입장에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다만 실적 부진의 이유를 규제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또 다른 웹보드게임 강자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규제 시행 이후에도 모바일게임 사업을 강화해 승승장구 중이기 때문이다. 이 게임사는 올 1분기 매출 2034억 원에 영업이익 51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57.5%, 191.3% 증가한 수치로 ‘분기 최대실적’이다.

NHN엔터도 반등의 계기를 노리고 있다. 정우진 NHN엔터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을 공시하며 “글로벌 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크루세이더 퀘스트'을 비롯해 '우파루사가'를 일본 시장에 곧 선보일 예정이며, '히어로즈킹덤'과 '히어로즈원티드', '갓오브하이스쿨', '힘내세요용사님', '킬미어게인' 등 많은 기대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비게임 분야에 대한 야심도 확실히 드러냈다. 그는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모바일 게임 사업 확대와 더불어 간편결제와 같은 신사업에서도 회사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NHN엔터는 발 빠르게 신사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PAYCO)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는 30일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다.

NHN엔터는 지난 3월 유상증자를 통해 약 2700억원의 자본금을 확충했는데, 이 중 1184억원을 간편결제 사업 진출 관련 마케팅비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등 기존 사업 강화에 400억원만 쓰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3배나 많은 금액이다. 그만큼 이 사업에 야심이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NHN엔터는 지난해 11월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체 한국사이버결제 지분 30.15%를 642억 원에 인수하고 지난 2월에는 티머니 운영업체인 티모넷의 지분 24.2%를 인수하면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현재는 막바지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서점 알라딘, 온라인 패션 셀렉트샵 무신사, 호텔예약서비스 호텔엔조이 등으로 확대한 후 CJ몰과 현대H몰의 결제 서비스도 페이코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공개한 토스트캠도 NHN엔터의 야심이 담긴 신사업 아이템이다. 네트워크 영상장비 업체인 트루엔과 제품 디자인과 부품설계부터 플랫폼 개발까지 긴밀하게 협력해 선보인 제품이다. NHN엔터는 “올 하반기 1만 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목표 매출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NHN엔터가 경쟁력 없는 제품·서비스를 급조해 내놓은 것은 분명 아니다. 다만 우려의 시각이 없진 않다. 페이코의 경우 막강한 서비스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SK플래닛의 시럽페이, 삼성페이 등 쟁쟁한 서비스들이 즐비해있다.

NHN엔터 관계자는 “IT 기반 모든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 신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것이 다소 위험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사업에는 신규 투자가 필요한 만큼 현재보다 더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전문가는 “차라리 NHN엔터가 강점을 지닌 게임사업에 집중해 실적을 개선한 이후에 신사업 투자를 늘리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