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1. 구글이 왜 인공위성 사업에 투자하는지 그 까닭을 아시나요.

질문 2. 구글이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는 그 까닭을 아시나요.

질문 3. 아마존이 드론 개발에 열 올리는 그 까닭을 아시나요.

질문 4. 애플은 제조업체인가요, 소프트웨어 업체인가요.

질문 5. 애플이 글로벌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만나는 기업인들에게 대뜸 이런 질문을 하면 의아해 하는 것이 당연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런 질문을 던지느냐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알아채고 맞장구를 치는 기업인들도 있다. 그래도 후자와 같은 분들이 있으니 한국 경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지만 여전히 이런 분보다 전자인 분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도 그럴만하다. 매년 재난 급 사건이 터지는 대한민국 경제에서 기업을 하는 기업인들은 대단한 신공의 보유자가 아니라면 견디기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까. 한가롭게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꿈같은 이야기만 하느냐고 핀잔을 줘도 그 역시 옳다. 생존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기업인들에게 앞날에 펼쳐질 꿈같은 이런 질문은, 철없는 사람으로 여겨지기 딱 알맞다.

하지만 묻는다. 초광속의 시대에 살면서 준비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벼랑으로 떨어지는 세상이 지금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을 돌아본다. 스마트폰이 처음으로 애플에 의해 탄생한 해다. 그 끔찍함이란 그 계통에 종사하고 있을 모든 업체의 직원들이 느꼈을 공포다. 그리고 7년이 지났다. 우리는 이 7년 동안 또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끔찍함을.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주기설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모르겠다. 7년 만에 그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 질문을 던져본다.

질문 1의 답은 이렇다. 정답은 없다. 어차피 느끼는 대로 정답을 찾아가면 된다. 구글이 인공위성에 투자하는 것은 지구촌 어디에서든 자사의 OS(운용체제)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나라별 통신망에 부탁하지 않고 이제는 직접 인공위성으로 OS를 사용하도록 하고 싶어서다. 국가별 통신망에 빌(?)붙을 필요가 없으니 아쉬울 것도 없고 세금(?) 낼 걱정도 없다. 만약 이게 현실화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당장 통신사들이 난리가 날 것이다. 그 다음은 생략하기로 하겠다.

질문 2에 대한 답. ‘자동차 안에서 운전하지 말고 구글의 OS만을 봐라’다. 운전에 시선을 두지 말고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차에서 열심히 인터넷을 하라는 의미다. 자율 주행차가 등장했을 때 내 머릿속을 스치는 것은 옆집 택시 기사 아저씨였다. 이분들의 직업은 어떻게 되는 걸까. 2020년에 본격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린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전 세계에 택시기사라는 직업은 없어지는 건가. 택시운송 업체에게는 나쁠 것이 없다. 고정투자만 하면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거기다 전기차를 구입하면 전기를 충전해주는 몇 명의 인력만 있으면 된다. 인력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질문 3에 대한 답은 이렇다. 드론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관련 법규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이 대세를 막을 장사는 아무도 없을 듯하다. 드론에 올인하는 아마존은 단 1%의 수익만을 추구하는 글로벌 업체다. 박리다매를 신앙처럼 여긴다. 그래서 성공했다. 그런 아마존이 드론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는, 드론으로 전 세계 어느 가정이든 물건을 배송하겠다는 거대한 그림 완성을 위해서다. 상상해보라.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그것은 기술의 발전이 해결해줄 것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드론이 바로 집 앞까지, 혹은 아파트 단지의 드론 착륙지로 내 택배 박스에 떨어트려놓고 간다. 박리다매의 경쟁력은 더 살아날 것이다.

질문 4와 5에 대한 답이다. 애플은 제조업체가 아니다. 주변의 많은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글로벌 원청업체다. 그래서 상생은 기본이다.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모든 부품을 끌어들여 디자인하고 기획해서 자신의 콘셉트에 맞춰 조립하는 하청업체만을 관리한다.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체다. 세상의 아이디어를 컨트롤하는 우두머리 소프트웨어 업체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업체를 우대한다. 공생·상생·번영 관계를 맺는다. 애플과 함께 하면 부가 보장된다고 믿는다. 물론 그 속에도 경쟁의 룰은 존재한다. 그것이 애플이 그리는 상생의 생태계다. 애플은 소트프웨어 업체다. 이익의 70%를 디바이스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그래서 애플에게는 이 생태계를 절대 놓을 수도 없고 뺏기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질문 6이다. 우리도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기업들은 무엇을 하고 있고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차원이 다른 경쟁, 차원이 다른 세상이 열리고 있다. 그들은 지구촌 전체를 자신의 시장으로 인식한다. 글로벌 업체라는 말은 이미 지난 용어가 됐다. 지구촌이 이미 자신의 시장인데 글로벌 업체라니…. 그저 구글과 애플, 아마존이 존재할 뿐이다. 이들 회사에게는 업종 전부가 포함된다. 어느 업종에 특화되어 있다는 말이 무색하다. 그들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가 그들의 유통망이기 때문이다.

질문 6에 대한 답이다. 여전히 19세기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여전히 조선시대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정쟁을 목적으로 삼으니 말이다. 국가 관료들도 여전히 군림하고 싶은 19세기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 진실을 안다. 하지만 안에서 발목을 잡아당기니 날개를 펼 수가 없다. 날개를 퍼덕이는 새의 다리를 누군가 잡고 있는 것을 상상해보라. 지금 한국 기업들은 이런 모습이다. 혁신은 이런 부분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차원이 다른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무엇이 답인지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