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의 한국에 머무는 기간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재방문 비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발표한 <중국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대응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4년 최근 4년간 방한 중국 관광객의 한국 체재기간이 10.1일에서 5.7일로 급감했다.

또한 같은 기간 중국 관광객의 재방문자(2회 기준) 비중도 14.8%에서 11.6%로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방한 중국 관광객 수가 2001년 48만명에서 2014년 613만명으로 연평균 21.5% 증가했으며, 장병권 호원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오는 2020년 방한 요우커(중국관광객) 연간 규모가 최소 1220만명, 최대 144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인의 아웃바운드(국외 유출) 관광 규모는 2014년 1억명 돌파(1억 900만명)에 이어 오는 2020년 갑절인 2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보여 세계관광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요우커 관광수요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달리, 한국의 요우커 유치 현황은 그다지 밝지 않다.

▲ 출처=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4년 4년간 요우커의 방한 체제기간은 ▲2011년 10.1일 ▲2012년 7.5일 ▲2013년 7.1일 ▲2014년 5.7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인의 한국 첫 방문자(1회 방문) 비중은 68.5%에서 79.8%로 높아졌지만, 2회 방문자 14.8%에서 11.6%로, 3회 이상 방문자 16.7%에서 8.6%로 재방문률이 낮아졌다.

요우커의 한국 관광활동도 80% 이상(중복 응답)이 쇼핑에 치중됐고, 관광권역도 서울·제주에 국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에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 올들어 1~5월 중 방일 요우커 수는 17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관광입국 실현 액션 프로그램 2015’ 정책을 수립하고, 엔화가치 하락(엔저) 적극 이용, 아시아국가에 대한 비자 발급요건 완화 등을 발빠르게 추진해 오는 2020년 중국인을 포함한 방일 외래객 유치목표를 기존 2000만명에서 25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경연은 “방한 관광객 수의 증가에도 관광 만족도 저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전염병 발생 등은 관광시장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젠 한국관광정책 기조가 양적 확대에서 질적 혁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일본을 포함한 주요 경쟁국의 관광정책을 소개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엔화 약세의 유리한 국면과는 별도로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비자 규제를 완화하고, 소비세 면세 확대, 항공노선 증편, 크루즈 및 카지노 산업 육성 등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단체관광객에 비자발급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가족관광비자, 개별관광객에 복수비자 발급도 허용했다. 2014년부터 외래 관광객에 면세품 구입 확대, 하네다공항 노선증편, 오사카 주유패스·간사이 쓰루패스 등 개별여행객을 위한 관광패스를 개발, 운영하고 있다.

태국은 정부와 관광협회가 손잡고 각종 로드쇼, 컨벤션을 개최해 저가 패키지 관광상품을 탈피하는 한편, 중국관광객보호협회 발족·관광사업 및 투어가이드령 제정 등으로 관광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도 싱가포르는 비즈니스와 관광을 접목시킨 고부가가치산업 BTMICE(Business Travel+MICE)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BTMICE 전문가(SBS)와 레저 스페셜리스트(SLS) 제도를 도입해 자국과 중국 여행사간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 중국시장내 싱가포르 상품 개발 및 판촉 공동진행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경연은 “일본은 한국에 비해 관광경쟁력 지수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며 “한국은 교통·항공 인프라, 관광객 서비스, 호텔객실 보유율, 렌터카회사 보유수, 가격경쟁력 순위가 매우 낮아 고객관리·노동력·대중교통 인프라·호텔객실 확충·가격 경쟁력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10대 과제와 세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표 참조>

10대 과제는 ▲신(新)소비층인 중국 청년층(버링, 쥬링허우 세대) 유치 마케팅 전개 ▲개별여행객을 위한 여행편의 극대화 ▲크루즈 및 저비용 항공편 확충 ▲청년 중국관광 전문가 양성 ▲중국관광객 불만제로 캠페인 전개 ▲여행 안심 및 보건 위생 서비스 강화 ▲방문객 관리체계(재방문 및 타인추천 제고) 정립 ▲한류·MICE·복합리조트 콘텐츠 확충 ▲중국관광객의 지방분산(다핵화) ▲산악·해안 관광레저 거점 조성 등이다.

▲ 출처=한국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