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기반 전자상거래 ‘T커머스’가 유통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올해 T커머스 사업자로 지정된 10곳 모두 채널을 론칭한다. 스마트폰과 IPTV(인터넷 TV) 보급이 확대되면서 시청자들이 TV에서 언제든지 다양한 상품을 고르고 구매·결제하는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T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홈쇼핑 계열사, 추가 판로 획득으로 ‘중소기업 동반 상생’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T커머스 서비스 ‘롯데 원(One) TV’를 지난 3월 시작했다. 롯데 원 TV는 상품 수와 편성 시간 등에 제한을 받지 않고 상품 구성과 가격 결정, 입점과 퇴점 등 모든 권한을 판매자에게 부여했다.

또 물량이 적어도 입점이 가능해, 판매자로선 재고 물량 확보나 보관 등의 비용 부담이 적다. 온라인 입점 신청부터 계약까지 걸리는 시간도 하루 정도로 줄었다. 롯데 원 TV는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들이 판로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 이유로 T커머스의 경쟁력을 살피기 전, 롯데홈쇼핑의 ‘동행’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은 중소협력업체와 상생협력을 위해 동반성장펀드를 기존 4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T커머스로 스며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 홈쇼핑은 지난 4월 말부터 ‘플러스샵(+Shop)’을 가입자 440만 가구를 보유한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채널 43번에서 송출했다. 두 개의 드라마 채널 사이에 위치해 재핑(Zapping·채널을 돌리다가 구매함)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홈쇼핑은 ‘플러스샵’을 사회적 기업 및 아이디어 상품의 판로로 활용할 계획이며 TV홈쇼핑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상품을 소량으로 구성, 10만원 미만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1~2인 가구를 적극 공략한다. 연내에 추가로 IPTV, 케이블TV 등으로 플랫폼을 확장해 핀테크 결제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향후 3년 내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플러스샵은 1인 가구에 집중한 T커머스를 하나의 콘셉트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새롭다.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이를 T커머스의 경쟁력과 긴밀하게 연결했다는 평가다. 이는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콘텐츠를 시청하는 1인 가구의 특수성을 ‘사용자 경험의 광범위한 확장’으로 잡아냈다는 뜻이다.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CJ오쇼핑은 T커머스 채널 ‘CJ오쇼핑 플러스’를 올해 5월 론칭했다. TV 베스트 셀렉션을 주제로 기존 CJ오쇼핑 TV채널에서 인기가 많았던 상품을 선보인다.

CJ오쇼핑 플러스는 기존 TV채널에서 인기를 끌었던 중소기업 상품과 CJ몰 등에서 판매 중인 중소기업 상품을 우선적으로 방송한다. 또 중소기업 전용 기획관인 ‘동반성장, 창조경제’ 기획관에서 중소기업 상품을 수수료 0%에 판매한다. 더불어 GS홈쇼핑과 NS홈쇼핑은 오는 7~8월 중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의 채널명은 정해지지 않았다.

 

비 홈쇼핑 계열사, ‘색깔 있는 브랜드’로 이용자 확보

KT의 자회사인 KTH는 2012년 최초로 출범한 ‘스카이T쇼핑’의 채널명을 'K쇼핑'으로 바꿨다. 이후 기존의 스카이라이프, 올레TV는 물론 케이블 TV인 씨앤앰, CJ 헬로비전에서도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 LG유플러스까지 확대해 연말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목표로 두고 있다. 가입자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을 보여주는 맞춤형 쇼핑과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올레TV페이도 눈길을 끈다. KTH는 T커머스 사업을 통해 2013년 매출액 77억원, 지난해 26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케이블과 IPTV까지 플랫폼을 확장해 연간 100%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K쇼핑이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역시 통신기술과의 원만한 접점이다. 플랫폼 사업자의 강점을 T커머스의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상당한 편이다. 여기에 고정 이용자의 확보가 용이한 부분과 플랫폼 알고리즘의 호환성, 다양한 부가 서비스의 탑재 가능성이 점쳐지며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광산업이 중소기업청과 출자한 아이디지털홈쇼핑은 ‘쇼핑앤T(Shopping&T)’를 2013년부터 시작했다. 태광은 국내 최대 케이블방송 업체인 티브로드를 보유하고 있다. 서비스 대상 영역은 디지털 케이블방송뿐만 아니라 위성방송, IPTV 등 타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쇼핑앤T’는 티브로드 HD 디지털방송의 16번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이 역시 K쇼핑과 비슷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기반을 가지는 모든 T커머스에 해당되는 말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올해 1월 모바일 연동성을 무기로 내세운 ‘B쇼핑’을 출시했다. TV 채널뿐 아니라 모바일 실시간 방송 채널과 웹을 통해 쇼핑 시청과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KT 올레tv의 채널 40번을 통해 서비스되며 B tv 모바일의 실시간 채널 및 모바일웹(m.bshopping.co.kr)에서도 B쇼핑 시청과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B쇼핑은 데이터홈쇼핑 방송으로 화면의 51% 이상을 데이터 영역으로 구성하고 스마트폰과 연계하여 상품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판매하는 상품 중 중소기업 상품을 점진적으로 늘려 80% 이상으로 구성하고 사회적기업, 벤처기업, 직거래 우리 농산물 등 소상공인 제품을 10% 이상 편성해 SK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상생 커머스 사업모델을 마련할 예정이다.

‘알바천국’을 비롯해 부동산써브인 ‘다방’ 등의 계열사를 둔 미디어윌의 ‘W쇼핑’은 오는 8월 개국을 앞두고 있다. W쇼핑은 해외 수입 제품과 프리미엄 한정 제품을 판매한다. 특히 김우빈·장혁 등이 소속된 ‘IHQ’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연예인과 제품을 연계한 방송 콘텐츠 제작 및 상품개발, IHQ에서 제작하는 웹드라마 내 상품판매 연계 등 타 쇼핑 채널과 차별화된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을 포함한 해외 유통망을 통한 상품판매 등도 진행하고 올 하반기 내 올레TV, 씨앤앰(C&M) 등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다.

W쇼핑의 경우 당장 옴니채널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기존 ‘T커머스 플러스 알파’의 가능성을 가장 능동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연동형 T커머스 영역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새롭다. 독립형이 아닌 연동형 T커머스를 위해서는 다양한 부가 콘텐츠의 존재가 필수이며, 이런 상황에서 웹드라마 등의 접근성이 용이한 W쇼핑이 관심을 받고 있다.

유통 전문기업 화성산업이 100% 자본 출자한 데이터방송 유통 전문기업 드림커머스는 ‘드림&쇼핑’을 KT스카이라이프 채널 45번에서 지난 1월 시작했다. 이후 지난 7월 6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드림커머스의 유상증자에 참여,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에 드림커머스 지분이 화성산업 100%에서 이마트 48%와 신세계 I&C 22%, 화성산업 30%로 변경됐다. 추후 2~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신세계그룹의 T커머스 채널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의 유통사업 노하우, SSG닷컴 등 그룹 내 온라인 유통채널 및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패션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통해 신세계그룹의 T커머스는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거나, 혹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T커머스 업체는 다양한 진영에 따라 지금 당장 노릴 수 있는 ‘시장’이 정해져 있다는 평가다. 결국 옴니채널까지 아우르는 강력한 종합 플랫폼 전략을 짜느냐, 아니면 T커머스만의 장점을 빠르게 취합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진화모델을 보여주느냐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