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선행한다. 본격 2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하는 뉴욕증시는 슬슬 달러강세 부작용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달러강세가 기업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에 주목하고 있다. 어닝시즌이 더 큰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9일 뉴욕증시는 그리스의 새 구제금융 협상안의 제출과 부채탕감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긍정적 발언으로 상승하며 출발했다. 하지만 상승한 것도 상승하지 않은 것도 아닌 그야말로 어정쩡한 자세를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하향조정하면서 미국 등의 부진 탓이라고 분석하자 달러강세 부작용이 수면 위로 본격 고개를 들고 있다.

당연히 지난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반도체 관련주가 연일 하락하며 시장을 끌어내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날도 반도체 주들이 상승 폭을 상당부분 끌어내렸다.

9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3.20포인트(0.19%) 오른 17,548.62으로 마쳤다. S&P 500 지수는 4.63포인트(0.23%) 오른 2,051.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64포인트(0.26%) 상승한 4,922.40로 마감했다.

중국 그리스 등 대외 현안들은 모두 호재로 작용했다.  상하이 증시는 중국 당국의 연이은 시장 안정화 조치로 5.8%가량 반등하며 폭락장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물론 상장기업의 절반이상이 거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속에서의 반등이라 지속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물론 그리스 협상도 시장에는 여전히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 협상안보다 더 센 긴축안을 제출한 것도 시장에 기대감을 키웠다. 새 제안을 두고 그리스와 유로존 대표단은 오는 12일에  브뤼셀에서 논의 할 예정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2분기 어닝시즌을 시작하는 워밍업 분위기 였다. 그리스와 중국 증시 재료가 상승을 이끌었다면 기업들의 실적 불안감이 상승분을 반납시켰다. 달러강세 영향으로 기술주와 유틸리티 업종이 2%이상 하락하며 전체지수를 끌어내렸다.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애플 주가도 급락세를 보였다. UBS 는 중국 경기 악화로 애플의 실적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6.2%다. 애플워치의 판매부진도 한 몫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 5일째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금리인상에 대한 시기가 점차 뒤로 밀린다는 느낌이다. 연말에서 내년 상반기, 그리고 내년 중반으로까지 시기 언급이 늦어지고 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유럽과 중국, 신흥시장의 리스크를 고려해 볼 때 금리인상을 늦출 가치가 충분하다"며 "Fed가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중순까지 늦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고용지표도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이날 발표된 지난주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시장예상치 27만5천명을 휠씬 뛰어넘는 29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대비 1만5천명 늘어난 것이다. 물론 고용시장 건전성 여부를 판단하는 30만건은 18주 연속 밑돌았다.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다시 늘어난 것은 미시건과 오하이오 등 일부 지역의 자동차 공장이 기계 교체에 따른 휴업에 들어간 영향이 커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그리스와 중국 영향으로 심리가 좋아지며 모처럼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3달러, 2.19% 오른 52.78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물 선물 가격은 3% 상승한 배럴당 58.80달러를 나타냈다.

이란과 서방 강대국간 핵 협상은 협상 시한인 10일을 앞두고 지지부진해 추가 원유공급 가능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백악관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달러 가치는도 중국 증시와 그리스 기대감에 상승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0.45% 상승한 96.65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연일 강세를 보였던 엔화는 하락 반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0.47% 상승한 121.27엔을 나타냈다. 달러/유로 환율은 0.6% 하락한 1.1008달러로 마감했다.

국제 금값은 다시 하락했다.  금 8월물 선물 가격은 온스당 4.30달러, 0.4% 하락한 1159.20달러를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30%선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