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머니엑스포 '멀티에셋 멀티인컴 전략, 투자의 우물을 깨라'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구본석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 팀장,  김탁규 IBK기업은행 목동PB센터 팀장, 최승현 신한은행 서울센터 PB팀장, 박선원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 가운데는 박승권 현대증권 이사.(사진=노연주 기자)

습관처럼 이용하던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 시나브로 다가온 1% 저금리시대. 직장인들도 은퇴자들도 갈 곳을 몰라 방황하고 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지금의 재테크는 미래에 대한 삶의 질을 높이는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최적의 포트폴리오는 어느 시대건 존재해왔다.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시대지만 지금도 투자에 대한 대상과 개념, 시각을 달리하면 안전하면서도 적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대상은 많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시대에 살아남는 법 4가지를 공통으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통해 수익률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위험 리스크를 극소화하라는 주문이다.

둘째, 지금까지의 투자상품은 모두 잊어라. 기존의 익숙한 투자상품들은 잊고 새로운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부터 길러라.

셋째로 고위험 고수익은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저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장기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수익률 관리가 필요하다.

네 번째, 우물 안 개구리 식의 국내 투자에만 몰입하지 말라. 세계 시장에는 다양한 투자상품이 많다. 투자지역을 글로벌로 넓히면 중수익과 저위험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코노믹리뷰>는 은행 등 금융권의 자산관리 전문가 5인을 초대, 2015 머니엑스포 ‘저금리시대 투자의 우물을 깨라’ 멀티에셋 멀티인컴 전략에 대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단순 예금에서 투자상품으로 관심 이동, 포트폴리오에 집중하라

Q. 저금리 시대를 맞아 예금에서 투자상품으로 자산을 옮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본석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팀장

구본석 하나은행 PB :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은행권 정기예금은 대부분 1.6~1.7%대로 떨어졌습니다. 2%는 깨진 지 오래됐죠. 결국 평소 투자상품에 대해 생각하지 않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고 실제로 투자상품에 대해 많이 문의합니다. 포트폴리오를 짜는 입장에서 사명감이 높아졌습니다.

Q. 투자 상품 비중이 30%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 사례도 있는지.

제가 주로 상대하는 고객들은 평균 나이대가 70~80대인 자산가입니다. 지키는 투자를 진행해서 공격적인 성향은 없었습니다. 공격적인 상품은 증권사로 직접 가서 니즈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죠. 다만 은행권에서는 예금에서 대부분 5~8% 상품들로 옮겨갑니다. 비중으로는 금융 총자산이 100이라 하면 50% ELS 상품으로 권하고, 나머지 50%는 펀드를 구성하게 되죠. 그 50%는 공격적 펀드 20%, 국공채 등 안정적인 펀드 30%로 구성합니다.

선호 포트폴리오 50% ELS+50% 펀드(공격투자 20%, 안정투자 30%)

▲최승현 신한은행 Privilege서울센터PB팀장

최승현 신한은행 PB : 한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1% 중반대. 최고세율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1%가 안됩니다. 결국 원금보전과 더불어 추가수익을 노리는 상품으로 많이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특히 절세 상품을 많이 찾습니다. 증권사 쪽에서 한참 인기 있던 엔화예금 상품을 소비자들이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PB :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이 상품에 가입한 뒤 만기는 1년으로 잡습니다. 그런데 갱신할 때마다 금리가 낮아지니 평소 정기예금만 고려하던 사람들도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생긴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또 공통적으로, 소비자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려 해도 관심이 없던 분야에 대한 투자가 어색하고 불안한 느낌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위험‧저수익 투자상품을 먼저 찾습니다.

투자상품의 수익률에 대한 포커스도 많이 낮아졌습니다. 과거 같으면 펀드상품에 대해 10%의 수익률을 기대했는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죠. 또 저위험‧저수익 공모주펀드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금리 기조로 확실히 소비자들이 투자 쪽으로 눈을 돌린 한편, 위험 수준은 낮추고 있습니다. 이는 상품저변이 다양해지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수익률 눈높이 하향세, 저위험‧저수익 상품도 다양해져

▲박승권 현대증권 이사

박승권 현대증권 이사 : 저금리 시대가 되니까 투자자산 쪽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 보입니다. 증권사끼리 상품 마켓 비교를 하는데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수치로 보이죠. 특히 CMA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이 상품의 특징은 하루만 맡겨도 금리를 주는 것이죠. 정기예금 금리나 CMA 수익률이 비슷하기 때문에 투자처 구하지 못한 분들의 자금이 CMA로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현대증권의 경우는 중위험‧중수익 ELS상품으로 금액이 많이 들어옵니다. 연말정산과 관련해서는 세제 혜택과 연금, 퇴직금 쪽으로 관심이 많습니다.

박선원 KB국민은행 PB : 금리 1%대 돌입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가속화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주식 비중을 낮춘 채권혼합형 상품들도 그 시점 이후 더욱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주식비중 20% 수준의 상품들도 출시가 되고 있구요. 소비자들도 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사실 2%나 1%나 비슷할 것 같지만, 심리적으로 다가오는 압박이 매우 다릅니다. 다만 아직 부동산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과 금융, 해외와 국내 분야에 대한 배분에 고민이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실제 업태에서도 증권과 은행 간 경계가 상당히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법인, 학교들도 예금 금리가 너무 낮으니 ELB상품 투자까지 문의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해외, 특히 일본 사례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저금리 사회를 맞은 일본의 부동산 시장 변화와 투자자들의 대응사례, 그리고 개인 자산의 해외투자 배분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 및 바이오 헬스케어, 아시아 컨슈머 등 메가트렌드

Q. 소비자들 입장에서 해외투자는 매우 생소하다. 도전자에게 간단한 팁을 준다면.

▲박선원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팀장

박선원 PB : 국내 코스피가 지속적으로 박스권에 있다 보니 해외투자에 대한 수요가 높습니다. 중위험 중수익군 상품으로는 이자나 배당 등 멀티에셋인컴(Multi Asset Income)이 있는 글로벌 펀드 중심의 투자를 추천합니다. 멀티에셋인컴 펀드는 시황에 따라 주식이나 채권 등 다양한 자산배분이 진행되는 투자 전략을 구사합니다.

또한, 기존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는 국내에 치중돼 있었습니다. 다양한 투자 지역중에서 밸류에이션과 모멘텀이 있는 지역을 잘 선택한다면 좋은 성과가 나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투자의 시야를 해외로도 넓혀보시기를 권합니다. 대만이나 일본 등 저금리, 고령화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국가들이 저금리에 장기진입한 이후 해외투자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많이 늘려왔다는 사례들을 참고할 만 합니다. 예를 들어, 후강퉁 이슈 및 올해 MSCI 지수 편입 기대감이 있었던 작년 하반기 중국 본토펀드에 투자했다면, 종합과세에 포함이 되는 해외펀드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짧은 트레이딩보다는 메가트렌드에 투자하는 긴 호흡의 투자도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고령화를 배경으로 한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나 아시아 지역의 소비여력 확대에 투자하는 아시아 컨슈머 펀드 등도 지속적으로 추천하고 있습니다.

최승현 PB : 국내 주식 총량은 세계적으로 보면 1~2%도 안 됩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다양한 기회가 나타납니다. 다만 소비자들이 접근할 때 너무 공격적인 것보다는 해외 펀드면서도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투자 규모 여전히 저조, 비과세 제약 등 선결돼야 포트폴리오 다양화 실현

구본석 PB : 우리나라 GDP 대비 해외투자 규모는 13% 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50% 이상이죠. 트렌드에 맞춰가기 위해선 해외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다만 해외투자는 비과세 제약이 있고, 정보 제약이 있습니다. 때문에 불안심리가 매우 크죠. 이것에 대한 해결이 숙제입니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목동PB센터팀장

김탁규 PB : 환위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이머징통화와 기초통화(달러)의 움직임이 비슷했는데, 최근엔 나라 펀더멘털에 따라 제각각이죠. 브라질 화폐 폭락, 루블화 폭락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주식에서 수익이 나도 환에서 깨지면 답이 없습니다. 해외상품에서 어떠한 환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가, 달러와 헷지(방어) 그 외 이종통화 헷지를 하는지 꼭 알고 투자해야 합니다.

 

환헷지 전략 필수, 장기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정답

박승권 이사 : 해외 펀드 상품 투자 시에는 통화의 가치 변화를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뒤돌아보면 거의 맞은 적이 없습니다. 결국 장기투자를 해야 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합니다.

Q. 하반기 시장 전망을 고려해 소비자들이 노릴만한 상품은.

박선원 PB : 배당주 펀드는 여전히 수요층이 탄탄합니다. 고령화 기조 속에서 IRP나, 변액보험 상품 등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시에 대부분 일정비중 배분을 포함시키는 펀드가 배당주 펀드라는 점과, 최근 저금리 기조하에서 1.3% 수준의 배당수익률이나, 1% 중반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역별로 보자면 중국은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기는 했으나 장기적으로 여전히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며, 인도 역시 젊은 인구층 및 높은 성장률을 감안시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대형주 펀드 보다는 중‧소형주 펀드로의 관심이 꾸준하며 상반기 중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설정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 펀드는 설정액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아울러 성장이 정체된 대형주보다는 중국 모멘텀,바이오 헬스케어, 핀테크, 1인 가구의 증가 등 사회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모멘텀 있는 종목들이 중소형주에 더 많은 기회가 있어보입니다.

김탁규 PB : 중소형주펀드 쪽이 유리할 것입니다. 그동안 대형주와 소형주 이익성장률 대비 주가상승률 괴리가 지나치게 컸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1000에서 2000으로 올랐을 때 코스닥은 그 기간 동안 전혀 모르지 못했습니다. 그리스 문제도 그렇고 중국 역시 버블이 붕괴될 위기입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하는 중국증시의 특성상 중국의 주가하락은 소비둔화를 불러일으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하반기는 중국을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펀드 선택 시 펀드운용 현황과 펀드매니저 실적 면밀히 따져봐야

최승현 PB : 하반기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그리스 이슈가 문제입니다. 지금은 +알파 실적이 좋은 펀드와 펀드매니저의 운용 실력을 제대로 짚어내는 선구안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동안 펀드의 운용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투자자세가 필요합니다.

구본석 PB : 물론 불확실성은 확대되지만 추가경정예산안과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하반기에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품으로 연관시키면 역시 중소형주펀드가 매력적입니다. 가치주 위주 포트폴리오는 실적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인 것 같습니다. 이익을 낼 수 있는 화장품이나 제조업을 주목해야 합니다. 유의할 점은 펀드의 경우 운용을 정말 잘하거나 벨류에이션이 좋아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결국 운용사의 능력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