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의 그리스 충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국민투표로 구제금융 새 협상안을 거부한 '그리스 쇼크'는 아시아 증시와 유럽 증시를 차례로 강타했지만 뉴욕증시에서는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뉴욕증시를 흔든 것은 국제유가 폭락과 반도체 관련주들의 실적 악화였다.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많은 악재 만큼 시장은 급락세를 보이지 않은 이상한 하루였다.

6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46.53포인트(0.26%) 하락한 1만7683.58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8.02포인트(0.39%) 하락한 2068.76으로 마쳤다. 나스닥은 17.27포인트(0.34%) 내린 4991.94로 마감했다.

뉴욕 증시는 장초반에는 그리스 쇼크로 위험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쏟아지면 낙폭이 컸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리스는 새 대안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날 화제는 국제유가였다. WTI는 그리스 쇼크와 이란 핵협상 타결 임박,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라는 3중악재를 맞아 8%가까이 가격이 폭락했다. 브렌트유도 6%넘게 폭락했다. 이 영향으로 에너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AMD가 컴퓨터 소비자수요 약세를 이유로 가이던스를 하향하면서 1.52%나 급락했다.

미국 D램 반도체 회사를 대표하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가 4.04%나 급락했고 샌디스크 주가도 1.56% 하락했다.  인텔 주가도 1.83% 하락했다.

그리스가 국민투표로 채권단의 새협상안을 거부하면서 우려됐던 그리스 쇼크는 예상과 달리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긴급회동은 원칙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두정상은 회견을 통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에게 이번 주내로 새 제안을 할것을 촉구해 여전히 대화의 문은 열려있음을 보여줬다.

시장은 7일 열리는 유로그룹회의와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는 눈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기존 그대로 890억유로(미화 약 990억달러)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리스 은행들의 담보할인을 조정 추가 담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그리스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성명을 통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요청할 경우 그리스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지난 2일 공개한 부채탕감 보고서를 연상시켰다.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엇갈렸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의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5.7에서 56으로 상승, 시장예상치 55를 웃돌았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상회하면 경기 확장을, 하회하면 위축을 의미한다. 신규주문지수와 기업활동지수는 양호했지만 고용지수는 되레 하락해 부정적이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4.40달러, 7.73% 하락한 52.5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다.  브렌트유 8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3.80달러, 6.3% 하락한 56.50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지난 3일새 10%대 하락했고 브렌트유는 이틀동안 7% 내렸다. 

국제금값은 안전자산 선호로 온스당 9.70달러, 0.8% 상승한 1173.20달러로 마감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30%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