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폭락 장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수수료 할인 등 각종 경기부양책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약발’이 듣지 않는 상황. 기본적인 경기지표의 부진과 더불어 지금까지 급등장세에 대한 반발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장중 4000선 붕괴…긴급 경기부양책 ‘수혈’

금융업계에 따르면 7월2일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오후 2시 기준 3982.03포인트로 전일보다 71.67(-1.77%) 떨어지면서 4000선이 붕괴됐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6월8일 5131.88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6월16일에는 4887.43포인트로 5000선이 붕괴됐으며 6월26일에는4053.03포인트로 주저앉으며 4000선 붕괴 직전까지 내려섰다.

중국증시의 하락 원인으로는 크게 거품 붕괴와 더불어 경기 지표 부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증시는 ‘후강통’ 시행 이후 급격하게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단기간에 지수가 급등하면서 중국 당국은 지속적으로 상승속도를 제한하는 규제 조치를 실시했다.

세부적으로는 투기세력 조사, 디레버리징, 국영기업체 IPO, 신용규제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특히 엄브렐러트러스트 규제이후 중국 증시는 유동성 공급이 제한되면서 변동성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대했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불발되면서 시장에서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됐다.

이후 증시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중국 정부는 긴급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기에 이른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2일 폭락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증시를 살리기 위해 신용규제를 완화하고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증감회는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규모를 순자본의 4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세부적인 제한 규정을 풀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는 오는 8월1일부터 투자자들의 주식 매매 수수료를 30% 인하해 주기로 했다. 또 중국의 예탁결제원 격인 증권등기결산공사도 주식 명의변경 수수료를 33%가량 내리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총 4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부터 시작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인프라 투자, 은행예금 잔액 대출비율(예대비율) 폐지, 지준율 50bp 인하, 양로기금의 증시 투자 허용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증시 부양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경기지표 악화로 인해 증시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HSBC는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9.4로 확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의 49.2보다는 상승했으나, 앞서 발표된 잠정치 49.6을 밑돌았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도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물류구매연합회(CFLP)는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인 4월의 50.1을 웃돈 수치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0.3을 밑돈 결과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지난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12일에 기록한 상하이종합지수의 연중 최고치가 강세장의 정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본토 주식 구입을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실물경기의 부진은 결국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조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은행은 1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7.4%에서 올해 7.1%로 하락한 뒤 2017년 6.9%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더 암울한 전망도 다수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월가의 중국 전문가들은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4%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국가정보센터도 최근 2분기 성장률이 6.8%에 그칠 것이란 분석을 제시했다.

“당분간 경계심리 유지 필요”

강력한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 자체가 나빠지면서, 중국 증시 하락은 당분간 지속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경우 경기 하강 압력이 큰 가운데 당국의 신용거래 억제 움직임으로 유동성 압박이 커지며 변동성 큰장세가 반복될 것”이라며 “당분간 경계 심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예하 KR투자연구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기에는 여전히 실물경기회복이 아직은 부족하다”며 “재차 조정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