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실험이자, 승부수’라고 불렸습니다. 정 부회장이 직접 모든 것을 신경 쓸 만큼 공을 들였다고 해서 더욱 이슈였죠. 일산 킨텍스에 문을 연 ‘이마트타운’ 말입니다.

이곳을 방문한 날은 평일 오전 11시 30분경이었습니다. 자가 차량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마트타운 앞에 꽤 긴 줄의 차들이 있길래 의아해했는데, 다 저와 같은 목적지를 향한 차량이더군요. 지상 3층에 주차를 했습니다. 아직 차들이 많지는 않았고요.

우선, 지상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동선을 따라 들어가면 신세계푸드,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와 음료를 파는 곳이 있습니다. 예쁘게 꾸민 푸드트럭 형태의 공간에서 파는 음료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놀이공원에 온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피코크 키친’이 눈에 띕니다.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 중앙에 팝업스토어 형태의 느낌으로 있는데요. 마침 셰프가 피코크 제품으로 냉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피코크 제품을 좀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를 제안하는 클래스라고 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질문도 받고, 요리를 다 만들고 나면 시식도 할 수 있습니다. 평일 기준으로 하루에 3번 진행되는데요. 낮 12시, 오후 3시와 6시입니다.

이마트로 가봅니다. 이마트와 연계된 지역 농산물 생산자의 생생한 사진이 잘 보이도록 천장에 걸려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신뢰는 물론 상생 면에서도 좋은 취지로 보입니다. 널찍한 공간이라 동선도 편하고 좋은데, 그 외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이케아만큼 좋긴 한데, 더 좋진 않네요”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2층으로 올라가 마트에서 ‘더 라이프’로 넘어갔습니다.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을 계산한 후에 보관함에 맡겨야 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이 참 번거롭습니다. 계산대와 가까운 곳에 카트 통째로 보관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오직 6개뿐입니다. ‘더 라이프’를 지나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면 계산대와 가까운 보관함보다 약 3배 이상 많은 보관함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수고를 해야 한다는 게 썩 유쾌하진 않습니다.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그나마 평일이라 나은 편인데 주말에는 정말 자리가 없다”며 “쇼핑한 물건을 마트에 그냥 두고 ‘더 라이프’로 쇼핑을 가는 고객도 더러 있다”고 관계자가 얘기해줍니다. 이어 “마트에서 어떤 물건을 계산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렇다. 마트와 더 라이프는 별개이기 때문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더 라이프’로 갑니다. 이케아를 방문해 봤던 고객이라면 다른 점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비슷한 콘셉트와 가격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간단한 조립식 가구를 판매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더 라이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고유한 특색이 없는 점은 아쉬움입니다. ‘팬톤페인트 체험존’은 최근 벽에 직접 페인트칠을 하는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마련된 공간이라고 합니다. 직접 페인트로 색깔을 볼 수 있어 재밌네요.

‘더 라이프’를 나와 화장실에 가다 보니 유아휴게실이 보입니다. 전체 규모에 비해 휴게실은 좀 좁습니다. 아이와 함께인 엄마가 4명 정도 들어가면 자리가 없겠다는 게 마침 그 곳에 있던 한 주부의 이야기입니다.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지하 1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무빙워크를 탑니다. 내려가는 동안 보이는 가전제품 판매 공간 ‘일렉트로 마트’와 창고형 할인 매장 ‘트레이더스’의 규모와 북적이는 인파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일렉트로 마트’는 대형가전·소형가전·디지털가전·완구 등의 가전제품을 구비하고 있는데요. 피큐어 전문존은 키덜트의 이목을 끌만한 제품들이 한가득 이더라고요. 역시 발길을 떼지 못하는 남성들이 많았고요.

‘트레이더스’는  창고형 할인매장만의 특색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4%대였던 이마트와의 상품 중복률을 1%대로 낮췄고, 650여 개의 신규 상품을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무빙워크를 내려오면 바로 보이는 곳에서는 캠핑용품 전시가 한창이었습니다. 2600만원 상당의 카라반의 경우 주말에는 줄을 서서 구경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비싼 걸 많이 사가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 주말 카드 한도로 구입하지 못했던 고객이 2명이나 있을 정도였다”네요. 이 외에도 스파 용품 등 구경거리가 다양합니다.

조리식품 코너에서는 바비큐 치킨 두 마리가 9980원이더라고요. 이곳에서 만난 30대 후반 주부는 저녁에 가족끼리 먹기에 양도 적당하고 가격이 저렴해서 벌써 세 번째 구입하러 온 것이라고 하더군요. 케이크의 경우 1만4000원대입니다. 크기나 모양 등이 코스트코에서 보던 케이크와 비슷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일지 모르겠으나, 코스트코 케이크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편 아닌가요.  트레이더스의 케이크 역시 가격이나 맛 등이 코스트코와 비슷해서 조금 실망스럽던데, 차라리 좀 더 높은 가격이라도 맛이 더 좋다면 재구매할 것 같네요.

가방, 지갑 등의 병행수입 상품을 판매하는 곳과 보석류를 판매하는 공간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규모에 비해 전담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계산대 근처에 있는 보석류를 판매하는 곳에는 상담이 필요하면 벨을 누르라는 안내가 있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직원을 계속 기다리는 데 ‘고객의 소중한 시간도 고려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캠핑용품 관련 문의를 하니, 직원들이 “잘 모르겠다”고 답해 저 또한 잘 몰라서 구입을 보류했고요. 바쁘고 힘든 거 압니다. 그러니 전문 인력 충원이 필요한 거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주중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계산대에는 결제 고객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아직 이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정용진 부회장의 ‘유통 실험이 통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코스트코나 이케아와 비교해 특별한 차별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이마트타운이 풀어야 할 숙제 아닐까 싶습니다. 코스트코와 다른 점을 생각해 보니 ‘연회비’가 없네요. 저렴한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로서 한 푼이라도 덜 내고 구입할 수 있는 이마트타운이 매력적일 수 있겠습니다.

오후 3시쯤 되니 오전엔 한산했던 지상 3층 주차장이 80% 이상 찼네요. 평일인데 말입니다. 주말에 방문했던 한 소비자가 “주차 때문에 1시간 가까이 기다렸다”고 말했는데 무슨 말이었는지 공감이 가네요. 구경거리가 많고 쇼핑 품목이 정말 다양합니다. 즐길 거리도 있고요. 다시 오고 싶은 곳이긴 합니다. 대신 식사는 근처에 나가서 먹는 게 현명할 것 같네요.

 

“출발이 좋습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차로 10분 거리에 코스트코 , 롯데마트 빅마켓 등이 있습니다. 오픈 전에는 이마트타운을 기준으로 반경 10㎞ 이내에 대형마트가 13개나 있는 유통의 격전지라, 상권 내 동업계 간의 치열한 경쟁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일단 출발은 좋습니다. 지난달 18일 오픈 이후 열흘 만에 145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오픈 당일 매출 실적을 보면 이마트타운에 입점한 이마트는 계획 대비 168%를 초과 달성했고, 트레이더스 역시 목표 대비 110% 이상 초과 달성했고요. 방문한 누적 객수는 6월 29일 기준 3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6월 24일이 의무 휴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하루 평균 3만명의 고객이 다녀간 셈이죠. 새롭게 선보이는 다양한 구색의 상품들과 차별화된 전문매장 등 진일보한 고객 체험형 매장을 도입했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입니다.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의 실적을 살펴보면 ▲일렉트로마트 30억원 ▲더 라이프 5억원 ▲피코크 키친 4억원 이상입니다. 이는 이마트가 당초 예상했던 수치에서 2배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한 실적입니다.

 

키워드별로 정리한 ‘이마트타운’

교통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3호선 대화역에서 내려 062번 버스를 타야 합니다. 배차 간격이 5~10분이라고 하는데요. 더 길게 기다려야 할 때도 많다는 한 주민의 귀띔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마트타운’에 가는 것이라 자리에 앉는 것은 고사하고 주말이면 버스를 기다리는 줄도 깁니다. 이것저것 구매했다면 다시 대중교통으로 돌아오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겠네요.

개인 차량 이용을 추천하지만 주차를 하는 데 주말에는 30분~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할 만큼 사람이 많습니다. 평일에도 오후 시간대가 되면 주차 공간이 많지 않더라고요. 인근 갓길에 주차하는 경우도 많은데 단속을 한다는 사실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생각해보니 킨텍스에서 행사라도 있는 날에는 정말 그 주변이 차들로 둘러싼 전쟁터가 될 것 같네요.

쇼핑  천국이죠. 키털트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피규어와 장난감을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 매력적입니다. 식품 매장에는 직거래로 들여온 싱싱한 농산물도 많아요. 정용진 부회장이 동선에 신경을 많이 쓴 모양입니다. 쇼핑하기에 편하다는 느낌을 주니까요.

지상 2층의 ‘더 라이프’는 이케아와 비슷합니다. 이케아와 비교해 다르다거나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으니까요. 지상 1층에서 무빙워크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일렉트로 마트’가 있는데요. 그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구경거리도 많고 싸고요. 그래서 앞서 ‘천국’이라고 표현한 겁니다.

외식  6월 18일 오픈해 지난달 29일까지 이마트 타운을 방문한 누적 객수는 35만명입니다. 24일이 의무휴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3만 명의 고객이 다녀간 셈이죠. 아쉽습니다. 하루 수용 고객에 비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은 넉넉해 보이지 않아서요. 이마트타운 지상 1층에는 외식매장 ‘피코크키친’이 있는데요. 오리엔탈, 아메리칸, 유러피안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16개 식음료 코너를 갖췄습니다. 300석 규모라고 하는데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앉을 자리가 없고, 다른 외식 브랜드 앞에도 줄을 서 있더라고요. 결국 내부에서 식사하는 것은 포기했죠.

문화  요즘 먹방 프로그램이 유행이죠? 피코크 키친 안에서도 셰프가 직접 피코크 식품 브랜드를 이용해 요리를 하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제안합니다. 이것저것 질문에도 잘 대답해 주니 분위기도 좋고요. 평일에는 낮 12시, 오후 3시와 6시에 진행됩니다. 셰프의 요리는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해줘, 이 또한 만족스럽습니다. 이 외에도 피큐어 전문존, 키즈카페, 애견숍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에 눈이 피곤할 정도니까요.

가격  대량으로 구매할수록 가격은 저렴해지는 법이죠. 외식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지하 1층 조리식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바비큐 치킨이 2마리에 9980원이더라고요. 맛이 좋고 가격도 싸다고 불티나게 팔리던데요. 바로 옆에 베이커리 코너에서도 우리가 코스트코에서 봐왔던 큰 크기를 자랑하는 빵들이 있습니다. 가격대는 코스트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픈 세일 기념으로 할인 품목이 많아 저렴하네요. 삼성카드로 결제하면 추가 할인이 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할인 품목 역시 매달 바뀐다고 합니다.

차별점  주변에 코스트코, 롯데 빅마켓 등 반경 10㎞ 이내 대형마트가 13개나 있는 유통의 격전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권 내 동업계 간의 치열한 경쟁을 다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죠. 우려와는 달리, 이마트타운의 출발은 좋아 보입니다. 그러나 타 유통업체와는 다른 매력이 있어 반드시 이곳에만 가야겠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네요.

연회비가 없다는 점은 매력입니다. 이미 일산 상권 거주 사람들이라면 코스트코 회원인 경우가 많을 텐데요. 연회비 갱신 기간이 왔을 때, 코스트코에 또 돈을 지불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들리네요.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