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최현석 등 셰프들이 출연하는 TV 요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등 식자재 업체 주식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어렵게만 느껴졌던 요리를 쉽고 친근하게 소개하면서 소비자들의 ‘집밥 열풍’이 시작된 데다가 엔저효과로 인한 수출주 부진으로 내수주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상황. 식품 수입 원료 가격 역시 저렴해 원자재 가격 절감을 통한 매출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밥 요리하기’ 열풍

#사례1. 요리연구가이자 기업인인 백종원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글서글한 미소를 띠며 시청자들에게 말을 건다. 분명 요리사임에도 불구하고 현란하거나 어려운 요리를 하지 않는다. 그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짜장라면을 만든다. 그는 약간의 노하우만 첨가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요리들은 마치 마법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맛있어진다. 소비자들은 너도 나도 ‘백종원표 간장’, ‘백종원표 김치찌개’를 직접 따라 해보기 시작한다.

#사례2. 셰프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요리한다. 랍스터나 푸아그라, 샥스핀과 같이 진귀한 재료는 없다. 우리 집 냉장고를 열어도 있을 법한 비엔나소시지, 양상추, 꽁치통조림 등을 이용한다. 실제 출연진들의 냉장고를 통째로 들고 와 안에 있는 재료를 통해 요리하는 TV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셰프들의 경력과 실력, 인간적인 매력 등은 온라인상에서 큰 이슈가 됐다.

 

최근 요리 프로그램들이 친숙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에게 접근하면서 ‘집밥 요리하기’ 열풍이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백종원이 출연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시청률이 8.5%로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케이블 TV채널 ‘tvN’에서 방영되는 <집밥 백선생>은 시청률 6.3%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프로그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현석 등 여러 셰프가 출연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4.7%의 시청률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의 요리프로그램들은 고급 식재료를 이용하고 까다로운 요리법을 사용한 음식 위주로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인기를 끄는 해당 프로그램들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와 더불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를 적용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콘셉트는 결국 소비자들이 직접 따라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주식 전략적 입장에서는 식자재주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집밥 열풍’으로 인해 식자재 소비가 증가할 개연성인 높고, 이는 식자재 업체 매출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픈마켓 G마켓은 최근 1개월(5월 30일~6월 29일) 동안 설탕 판매량이 조사한 결과 전월 대비 최대 4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갈색·흑설탕 판매가 전월 대비 4배 이상(370%) 급증했으며 백설탕 판매도 전달보다 2배 이상(145%)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물엿·올리고당(95%), 꿀(19%), 양파(78%), 카레(64%) 등 방송에 소개된 레시피에 들어가는 재료 판매량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1인 가구도 증가 추세이기 때문에 길게 봤을 때 식자재 업종의 비전은 확실하다”며 “식자재 판매 마진률이 낮은 편이지만 가정간편식(HMR), 단체급식 등의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면 장기적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주 부진… 대안투자처 주목

특히 최근 엔화 약세로 인해 수출업종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식자재주는 대안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2012년 7월 원/엔(100엔) 환율은 1477원이었지만 2013년 1월 4일 1206.21원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1월 3일 1011.02원, 올해 1월 2일 917.13원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7월 1일 기준으로도 원/엔 환율은 911.05원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엔화의 약세는 상대적으로 원화 강세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 수출주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4월 10일 149만4000원을 기록했지만 7월 1일에는 129만5000원으로 19만9000원 떨어졌다. 현대차의 주가도 지난 4월 27일 18만1000원을 기록했지만 7월 1일 기준 13만6500원으로 무려 44만500원 하락했다. 아울러 수입되는 식품원료 가격도 낮아지면서 식자재 업종의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설탕 가격은 지난해 7월 2일 기준 1파운드(약 453g)당 17.87센트였지만 올해 6월 30일에는 12.28센트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두유(식용유 재료) 가격은 38.87센트에서 33.56센트로 떨어졌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공식품 부문이 메르스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효과와 시장 지위 강화 덕분에 두 자릿수 성장(+11.0%) 예상된다”며 “(곡물, 설탕 등도) 이미 낮은 가격에 확보해 놓아 재고 기간이 1년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돼, 이익 창출력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삼양사

CJ제일제당은 CJ그룹 계열사이며 식품, 생명공학, 국내물류, 국제물류, 택배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식품사업에서는 설탕,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 장류, 육가공식품(햄), 신선식품, 동물사료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매출 구성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3.01%이다.

삼양사는 삼양그룹 계열에 속한다. 식품 부문과 화학 부문으로 나뉘며 식품에서는 설탕, 밀가루, 유지 등을 생산 판매한다. 식품 부문 매출 비중은 53.54%이다.

 

CJ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는 단체급식, 식자재유통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단순 상품공급에만 그치지 않고 메뉴, 조리, 위생 등 식당 운영에 필요한 부가 서비스 전반을 제공한다. 매출 구성은 가공상품 49%, 축산물 18%, 농산물 10%, 수산물 4.8% 등으로 되어 있다.

신세계푸드는 위탁급식사업, 식자재유통, 식품제조가공, 외식 등 4가지 핵심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다.

단체급식 사업 부문에서는 산업체와 학교 등의 구내식당을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식자재유통에서는 이마트 등 신세계 계열사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맥아 및 맥주 제조업을 추진 중이다. 매출 구성에서 식자재 유통은 44.53%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단체급식, 생식품 유통, 식재사업과 기타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내 식품개발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매출 비중에서 푸드서비스가 31%, 식재가 13%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