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경제연구원

우리나라의 휴대폰, LCD패널의 일본시장 수출 경쟁력이 6년 만에 중국에게 추월당했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29일 발표한 <한국 정보통신기기 산업의 한·중·일 국제경쟁력 비교 및 정책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휴대폰과 LCD패널 대일수출 비교우위에서 중국에 뒤진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폰의 경우 한국의 일본시장 경쟁력 비교우위는 2009년 5.36에서 2014년 1.65로 뚝 떨어진 반면에, 중국은 2009년 2.04에서 2014년 2.09로 큰 상승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경쟁력을 유지했다.

LCD패널에서도 2009년 당시 한국 18.47, 중국 3.74로 격차가 컸으나, 2014년엔 한국이 2.57로 급감한 것과 달리 중국은 13.4로 약 3.5배 크게 상승하며 오히려 한국과 격차를 크게 벌리는 대조를 보였다.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휴대폰, LCD패널뿐 아니라 평판 모니터, 시스템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대일 주력수출품목에서도 비교우위가 계속 약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중국은 노트북PC를 비롯해 보조기억장치, 멀티미디어카드, 무선통신기기 부품, 광전자, 방송국용 기기 등 다양한 ICT 품목에서 한국보다 비교우위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통신기기, 방송기기 산업의 한국과 중국의 수출 구조가 유사해지면서 중국시장에서 한·일 경합도 보다 일본시장에서 한·중 경합도가 더 치열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경연 보고서는 “2014년 현재 한·중·일 3국 무역에서 한국은 부품산업에서 일본에게, 통신기기 및 정보기기 산업에서는 중국에게 비교열위가 고착돼 있다”고 밝혔다.

즉, 중국시장에서 한국은 보조기억장치, 메모리반도체, 광전자, 시스템반도체, 방송국용 기기, 평판 디스플레이, 멀티미디어카드, 휴대폰 부품 등은 경쟁국보다 더 많이 수출하고,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트북PC, 휴대폰, 전송기기, 평판모니터 등은 최근 5~6년 사이 경쟁국에 비교열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시장에서도 한국은 실리콘웨이퍼, 노트북PC, 휴대폰, 전송기기는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지만, 보조기억장치, 시스템반도체, 메모리반도체, 방송국용 기기 등을 2013년 이후 수출 경쟁력이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ICT 제품 수출 경쟁력에서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협공을 당하며 ‘샌드위치’에 처한 한국의 상황에 대해 최남석 한경연 연구위원은 “지난 2010년 이후 통신기기, 방송기기, 정보기기산업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격하는 속도보다 중국이 한국을 더욱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우려했다.

최 연구위원은 “중국이 자국 기술보유 정책지원으로 기술수준을 높여가면서 한·중·일 간 가공무역 중심의 수직적 분업구조가 중국에게 유리한 수평적 경쟁구조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동북아 생산분업 구조 재편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고부가가치 생산공정에 특화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체계 및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국을 글로벌 생산기지가 아닌 ‘중간재 협력 파트너’로 한 단계 격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해설] 시장비교우위
한국 ICT산업분류와 HS 수출품목 분류를 연계해 2009년에서 2014년 까지 정보기기산업, 통신기기산업, 부품산업, 방송기기 산업에 속하는 HS 6단위 193개 수출품목의 국제경쟁력 지수를 산정한 경제용어. 현시(현재시점) 비교우위 값이 1보다 크면 해당산업 제품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의미다. 각 품목별로 상대적인 수출경쟁력을 나타내므로 시장점유율보다 경쟁국에 대한 상대적인 경쟁우위를 표현하는 데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