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소비지출의 증가에 이어 25일(현지시간) 발표된 개인소비도 6년만의 최대 증가를 보이며 소비가 살아났음을 보여줬다.

소비중심의 미국경제에 있어서 이 지표들의 의미는 더할 나위없는 긍정적 소식. 하지만 이날도 그리스 협상이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뉴욕증시는 호전된 경제지표로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날 열렸던 유로그룹 회의가 결렬되고 27일 다시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사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75.71포인트(0.42%) 하락한 1만7890.36으로 마쳤고 나스닥지수는 10.22포인트(0.20%) 내려간 5112.19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6.27포인트(0.30%) 하락해 2102.31을 기록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또 결렬됐다. 유로그룹은 오는 27일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이날은 사실상 구제금융 만기가 3일을 남겨놓는 시점이어서 벼랑끝 마지막 협상이 될 듯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도 협상이 진전이 있다는 이유로만으로는 구제금융을 연장할 수 없다고 분명히 언급, 그리스의 연금삭감 등의 무조건적인 수용을 압박했다.

이날 불발의 쟁점은 호텔과 외식업종의 부가세율을 할인세율(13%)이 아닌 기본세율(23%)로 인상하라는 국제통화기금의 요구였다. 자영업자의 반발을 의식해 그리스 정부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사실 시장은 그리스 협상을 핑게거리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금리인상이 더 무서운데 경제지표는 너무 잘 나오고, 그래서 부인할수도 없는데,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을 그리스가 대신해서 자꾸 시장을 흔들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리스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든 가닥을 잡는 30일 이후의 뉴욕증시가 더 관심이 간다.

이날 발표된 소비지표도 쾌청했다.  5월 미국 개인소비는 전월대비 0.9% 증가하며 2009년 8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0.7% 증가였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개인소비도 전월대비 0.6% 증가해 시장 전망치 0.5% 증가를 넘어섰다.

개인 소비 회복은 주택가격과 주가지수의 상승으로 자산가치 상승과  저유가로 실질 소비여력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개인소득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5월 개인소득은 시장 전망치와 비슷한 전월대비 0.5% 증가했다. 4월 개인소득도 전월대비 0.5%로 상향 조정됐다.

고용지표도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 20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수정치보다 3000건 늘어난 27만1000건을 기록하며 고용시점 회복 기준점인 30만건을 16주째 밑돌았다.

달러 가치는 소비지표 호조에 강세를 나타냈지만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실패 소식으로 소폭 하락하며 마감했다.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 하락한 95.18을 나타냈고 달러/유로 환율은 보합세인 1.1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2% 하락한 123.57엔을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2.40%선에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협상은 일시적 요인이고 경제지표는 중장기적 요인이라며 최근 미국경제의 경제지표들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달러강세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제 유가는 역시 그리스 협상 실패와 미국 정제유 시장 부진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7달러(0.95%) 하락한 59.70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온스당 0.3달러 하락한 63달러로 마쳤다.

국제 금값은 경기지표 호조에 따라 5일째 하락세를 보였지만 그나마 그리스 협상 실패로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며 낙폭을 줄였다.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1달러(0.1%) 하락한 1171.8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4.9센트(0.3%) 떨어진 15.8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