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 산업주가 주목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내 시장 수요가 있는데다가 국제 시장에서도 우리나라 업체의 방위 산업의 경쟁력이 높게 평가받는 상황. 드론, 로봇 등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적이어서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세계 유일 분단국… 세계가 알아주는 방산 경쟁력

우리나라는 1953년 7월 27일 북한과의 정전협정 이후 62년간 분단국으로 남아 있다. 1991년 독일이 통일한 이후로는 세계 유일 분단국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쟁이 끝나지 않고 휴전한 상황이기에 국방에 대한 부담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방비 지출 규모는 약 36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독일(465억달러), 일본(458억달러)에 이어 1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총예산 규모는 357조원으로, 국방비는 약 10% 가량의 비율을 차지한다. 국방비가 차지하는 예산 비율은 고용‧복지(30%), 일반‧지방행정(15.5%), 교육(14.2%)에 이은 4번째 규모다. 단일 목적으로 따지면 교육 분야에 이은 2번째 크기를 자랑한다.

북한은 미사일, 핵무기 등 비대칭전력을 강화하면서 우리나라 안보에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비대칭전력이란 상대방이 취약한 곳을 공략하기 위한 장사정포, 생화학 무기, 핵무기 등 대량살상이 가능한 전력을 총칭하는 말이다.

북한은 스커드D, 노동호, 대포동1‧2호 등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실전에 배치했다. 정확한 수를 알 수는 없지만 핵비확산조약(NPT)은 북한이 핵탄두(核彈頭)를 10~16개 보유 중이라 추정하고 있다. 핵 보유가 불가능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압도하기 위해 고효율‧고성능 무기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윤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방위 산업의 프리미엄은 저마다 군비를 늘리는 동북아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2018년까지 70조2000억원의 방위력 개선비 집행이 기대돼 방위 산업에 대한 수혜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산 수출 전략산업화, 36억1200만달러 ‘사상 최대’

특히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무기들은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면서 가장 큰 규모의 전면전을 준비하는 국가다. 북한의 위협이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지전이 발생하기 때문에 개발한 장비가 타 국가들보다 성능과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국방부와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위 산업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36억1200만달러(약 3조9500억원)를 기록했다. 또 해외 무기 도입 사업 입찰을 통해 얻은 절충교역 가치는 42억달러(약 4조6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충교역이란 해외 업체에서 장비를 구입할 때 반대급부로 국산 부품을 수출하거나 관련 기술을 이전받는 교역 형태로, 최근 무기 완제품 수출 못지않게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중 페루 대통령을 만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FA-50 경공격기 수출을 논의했다. 만일 페루가 올해 하반기 FA-50 구매를 결정한다면 수출 규모는 약 2조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FA-50 경전투기는 고성능이면서도 대당 약 300억원이라는 저비용의 동급 최강 다목적 경전투기라는 장점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 공군의 실전 운용을 통해 우수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지난해에는 해당 기체가 필리핀에 4억달러 규모로 수출되기도 했다.

한화테크윈(구 삼성테크윈)의 자주포 K-9이 해외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K-9 자주포는 15초 이내 급속사격과 분당 최대 6발의 사격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1000마력 고출력 엔진과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있고 시속 67㎞의 기동성을 자랑한다. 지난해에 삼성테크윈은 폴란드와 K-9 차체 120대를 총 3400억원 규모로 수출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01년에는 터키에 기술이전 방식으로 K-9 350문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8년 터키와 함께 K-2 흑표 전차 개발 기술을 전수하고, 이를 바탕으로 200여대의 차기 전차를 생산하는 4억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 전차는 기존보다 향상된 전차포를 장착하고 첨단 조준 및 자기방어 체계를 갖췄다. 전차의 주행성능을 높이는 현가장치를 설치하고, 증가 장갑을 장착해 방어력 또한 한층 강화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해군이 발주한 초계함 6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수주한 함정은 길이 85m, 폭 12.9m, 1800t 규모로 적의 기습공격에 대비해 연안을 경비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잠수함과 군함 등 특수선 관련 전문연구를 위해 ‘특수성능연구소’를 설립, 해외 방산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방산업체들은 아직 글로벌 방산업체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 보잉사의 경우 시가총액만 무려 111조6000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KAI의 경우 시가총액이 7조1547억원으로 보잉이 단순 계산상으로는 약 15배 더 큰 덩치를 가지고 있다.

드론‧로봇 등 민수화 새 먹거리 부상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 날아가 적의 동태를 살피고, 제압해야 할 목표물이 나타나자 미사일을 발사하고, 유유히 전장을 이탈하는 드론. 폭발물이 설치된 건물에 투입돼 폭탄 해체작업을 진행하는 로봇.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볼법한 드론과 로봇의 활약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도 상당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AI와 대한항공은 드론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KAI는 1999년 무인 정찰 드론 ‘송골매’를 국방부에 납품했으며, 이는 국내 최초의 드론으로 기록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7년 감시·정찰용 무인기(KUS-7)를 선보였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틸트로터(프로펠러형 수직이착륙 무인기) 원천 기술을 이전받았다.

LIG넥스원은 무인항공로봇인 헥사로터를 비롯해 휴대용 감시정찰로봇, 무거운 장비를 편하게 짊어지고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근력증강로봇(하지착용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한화는 미래 먹거리로 무인 로봇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최근 한화는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벨리에 연구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서 한화는 무인 로봇, 로봇 항법센서 등 로봇 관련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산업기계기술을 가진 한화테크엠을 흡수 합병해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삼성테크윈 인수 등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