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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미끄러운 경사면'에 서 있다대한상의, 메르스 차단-체질개선-위기대응 3대 정책과제 제안

“한국경제는 지금 ‘미끄러운 경사면(slippery slope)'에 서 있다.”

국내 기업들이 진단한 우리나라 경제 상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내수 위축, 세계경제 침체와 엔저 직격탄을 입은 수출 감소세 등 한국경제가 성장 경로상 회복(정상) 궤도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자칫 미끄럼질 할 수 있는 비탈길’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불안불안한 미끄럼 형국을 박차고 나갈 경제 처방은 무엇일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하나의 해답을 내놓았다. 24일 발표한 ‘3대 부문 10개 경제정책과제 제언문’이 바로 그것이다.

대한상의가 제안한 경제정책과제는 크게 ▲메르스 불황 조기차단과 경기 정상화를 위한 역량 집중 ▲낙후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및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 ▲다양한 리스크 상황 가정한 컨틴전시플랜 수립 등 3대 부분으로 나뉜다.

우선, 기업들은 메르스 불황 조기차단과 경기 정상화를 위한 역량 집중 과제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정부가 이미 발표한 관광, 여행, 외식 등 피해업종에 대한 맞춤형 지원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추가적으로 부가가치세 납부 유예, 피해업종 세무조사 유예 등 세정지원도 보강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로 연기된 행사, 소비활동 등이 하반기에 되살아날 수 있도록 개별소비세 완화, 문화접대비 특례범위 및 한도 확대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관광산업의 경우, 위축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관광에 대한 대대적인 프로모션 시행과 면세품 세관신고 및 환급절차 간소화와 같은 인프라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5개월 연속 급락하고 있는 수출활성화 대책으로는 자유무역협정(FTA), 다자간 협상 추진을 통해 수출기회를 확보하는 한편,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환변동보험, 선물환거래 활성화, 해외무역거래시 미결제 위험회피를 위한 수출금융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수출경쟁력 제고와 해외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해외투자에 대한 국제적 이중과세 문제도 해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낙후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및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대한상의는 지적했다.

건의서는 “이번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낙후된 의료산업 등 서비스산업의 대대적인 개혁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한국에서 메르스가 빠르게 확산된 원인중 하나로 병실, 응급실의 밀도가 매우 높은 점을 밝혔듯이 최고의 의료기술에 못 따라가는 낙후된 의료시스템이 이번 사태를 키운 근본 원인으로 지적 받는 만큼 이에 대한 특단의 개선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경쟁력이 높고 고용창출 효과도 큰 미래유망 산업중 하나인 의료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선진화를 위한 개발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사례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허용 ▲의료호텔업 설치기준 완화 ▲의료관광 저해규제 개선 등을 주문했다.

이어 규제개혁, 노동개혁, 사업재편지원제도 조속 도입 등 기업관련 제도의 구조개혁 속도도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상의는 “규제 개혁은 단순히 규제 수를 줄이는 것을 넘어 경제영향이 큰 핵심규제, 덩어리 규제를 개선하고, 신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포지티브규제를 네거티브규제로 전환하고, 규제비용총량제 도입을 골자로 한 행정규제기본법 조속 통과를 당부했다.

   
▲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이밖에 통상임금의 정의와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취업규칙 변경 절차 가이드라인의 조속 마련,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의 조기 처리, 올해 말 만료예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상시화 등을 건의했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메르스 사태와 같은 보건·안전 등 리스크와 미국 금리인상, 중국경제 둔화, 원화강세, 유가불안정 등 경제위험 요인을 철저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위기대응계획) 수립을 정부에 강력히 주문했다.

대한상의 정책자문단의 신관호 교수(고려대)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 시장의 위기와 함께, 우리나라의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한편, 중국의 성장둔화도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중장기적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하고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상황별 대응 시나리오의 필요성을 촉구한 것이다.

또한 기업들은 하반기 내수 활성화를 위해 추가경정 예산(추경) 편성과 조기집행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경기 위축이 심화되기 전에 정부가 시장에 확고한 긍정적 신호를 주고, 경제심리가 안정될 수 있도록 충분한 규모의 추경이 편성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규복 기자  |  kblee341@econovill.com  |  승인 2015.06.24  15: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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