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과 아시아 주요 경쟁국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우리나라의 법인세수가 정상수준에 비해 약 4조원이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상수준이란 한 국가의 경제·사회·정치적 상황을 감안해 결정되는 법인세 부담 수준을 말한다.

해당 국가의 현재 법인세 부담이 정상수준보다 높을 경우 현재 법인세 부담은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반대로 정상수준보다 낮을 경우 현재 법인세 부담이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의 정상수준 추정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2012년 명목 최고 법인세율과 법인세 부담률(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 모두 정상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성장 모멘텀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명목 최고 법인세율과 법인세 부담률을 정상수준까지는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OECD 34개 회원국과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주요 4개국을 포함한 38개국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법인세 부담의 정상수준을 분석했다.

‘법인세 부담률’의 경우 데이터 제약으로 38개국 중 멕시코와 싱가폴은 분석에서 제외됐다.

 

▲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명목 최고법인세율은 가장 관측이 쉽고 국가별 법인세 부담 수준을 명시적으로 나타내 준다는 측면에서 법인세 부담수준의 일차적인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국가별로 기업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나 최저한세율 등 명목 법인세율 외에도 기업의 법인세 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기 위해 GDP 대비 법인세수의 비중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률도 법인세 부담수준의 지표로 사용했다.

한경연은 분석방법으로 LSDV(Lease squares dummy variable)를 사용했으며 이 분석법에는 고령화, 국가부채, 제정지출 규모, 정치적 사회적 영향 등이 고려됐다.

한경연은 “LSDV로 추정할 경우 고정효과 모형과 동일한 추정치를 얻을 수 있으며 국가별 고유특성 더미변수에 대한 계수값도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의 적정수준을 추정하기에 더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명목 최고 법인세율(지방세 포함)은 24.2%로, OECD 회원국과 아시아 주요 4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우리나라의 정상수준 22.5%보다 1.7%p 높았다.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률은 3.7%로 정상수준 3.4%와 비교해도 0.3%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GDP를 기준(1377조)으로 최소 약 4조원 가량(0.3%)의 법인세수를 더 걷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석대상을 OECD 회원국으로 한정한 경우 우리나라 명목 최고 법인세율은 정상수준보다 1.3%p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법인세 부담률은 0.9%p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부터 우리나라 명목최고 법인세율은 정상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법인세 부담률도 2007년 이후부터 정상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황상현 한경연 연구위원은 “지난해 세법개정안으로 도입된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법인세 부담을 가중시켜 기업의 투자를 위축하고 내수 부진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한국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