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막론하고 음식에 흔히 쓰이는 마늘, 생강, 후추, 카레 등은 음식물의 부패를 막는 효과도 있지만, 자율 신경을 흥분시켜 피로감을 덜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향신료는 열(熱)의 성질을 띠고 있어서 소양인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소음인과 태음인에게는 향신료가 좋을 수 있다. 특히 태음인은 고추냉이와 겨자 등을 듬뿍 찍어 먹으면 기분이 약간 업(Up)되는 느낌을 받는다. 소음인은 매운 고추를 먹으면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며 속이 따뜻해지고 스트레스도 풀리며 기분이 좋아진다.

일부 유명한 낙지집에서는 아주 매운 청양고추로도 모자라 ‘캡사이신’이라는 매운맛이 강한 향신료까지 혼합해 식도가 타는 느낌의 강한 자극을 유발하기도 한다.

매운맛은 혀의 감각기로 느끼는 것이 아니고 통각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래서 통증에 감각이 둔한 소음인과 태음인은 매운 자극에도 강하다. 동시에 매운맛은 시고, 쓰고, 달고, 짠 맛을 느끼게 하는 센서(Sensor)를 자극해 입맛도 좋게 해준다. 특히 매운맛은 신경전달물질을 감소시켜 스트레스에도 좋고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열성이 강한 향신료는 한의학적으로 풍(風)과 열(비생리적인 열)을 많이 형성해 소화기능 계통인 비장, 췌장으로 열(脾熱)이 많이 몰린다. 그래서 소양인이 향신료가 많은 외식(外食)을 즐기면 급‧만성 췌장염에 걸릴 수 있다.

흔히 소화는 잘 되는데 매운 음식과 커피 등을 많이 먹으면 왼쪽 갈비 밑이 더부룩한 이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혈중 아밀라아제가 증가하면 췌장염이 되고, 이런 염증이 장기화되면 췌장암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

이처럼 열성 물질은 자율신경계를 흥분시켜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는 체질에게는 기분을 업(Up)시키고 의욕을 고취시킨다. 하지만 소양인이나 태양인처럼 이미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는 체질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소양인이나 태양인은 아무 생각 없이 생각나는 대로 바로 반응해 자신에게 득(得)이 되는지 실(失)이 되는지 따지지 않고 행동하며, 잘못된 것을 보면 앞뒤 재지도 않고 바로 입바른 소리를 해야 하고, 항상 깨끗해야 한다고 정직을 앞세우며 잘 흥분한다.

소양인은 과다하게 자율 신경이 흥분돼 있어 성격도 급해지는 것이다. 여기에 대부분 열의 성질을 띤 향신료를 과다하게 섭취하다 보면 간의 양(肝陽)이 위로 항진되어 손바닥이 빨갛고, 짜증을 잘 내고, 아침에 일어나면 입이 쓰며, 눈이 잘 충혈되고 나중에는 혈압도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소양인은 매운 음식을 먹지 말고, 태양인은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산모가 임신 중에 자극이 강한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많은 스트레스로 모체에 생긴 비정상적인 열이 형성돼 생겨나는 것으로 본다.

후천적으로 음식 조절을 잘못해 비장에 수분이 많아져 습열(濕熱)이 형성되고,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열이나 풍사(風邪, 병원균)가 면역이 낮은 소양인의 체내에 침입될 때 형성되는 것이다.

아울러 피부 알레르기를 나타내는 전체 성인의 2/3는 유아기에 애정결핍이 뚜렷한 경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유아기에 보편적으로 욕구불만의 상태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으로 억압하였거나 그 반대로 자학적인 경향으로 사춘기를 맞이했음을 인정했다. 이런 경험은 자연히 그들의 성격 구성에 뚜렷한 편협성(偏狹性)을 가져오게 한다.

아울러 소양인은 음허화동증(陰虛火動證)이 겸해 있어 사춘기 이후엔 성적인 욕구가 비정상적으로 심하게 발동하게 된다. 그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으면 자위하거나, 자신의 피부를 긁어 대는 자학으로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소양인은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심심하고 덤덤한 맛을 약으로 먹는다고 생각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성적인 욕망도 급히 발설하려 서두르지 말고 자연스럽게 이뤄질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기다림의 철학을 배워야 피부 알레르기 반응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