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벼랑으로 치닫던 그리스가 다시 협상의 테이블로 합류하면서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22일(현지시간) 그리스는 새 협상안을 유로그룹에 제출하며 일단 협상기한을 25일까지 연장시키는데 성공했다. 다시 재무장관협의체에서 새협상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리스의 새협상안의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연금삭감 등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세수확보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단 채권단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그리스의 새협상안 제출로 유럽증시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증시는 3%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리스 훈풍은 뉴욕증시에도 불어왔다. 하지만 눈부신 주택지표 호조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상승폭을 끌어당겼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18일에 이어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다우지수는 103.83포인트(0.58%) 오른 1만8119.78를 기록했고 S&P500 지수는 12.86포인트(0.61%) 상승한 2122.85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36.97포인트(0.72%) 오른 5153.97로 마치며 지난 18일 기록한 최고치 5143.32를 다시 경신했다.

그리스는 일단 훈풍이 되었다. 벼랑끝으로 가던 상황이 다시 3일간의 여유를 챙겼다. 새협상안에 대해서 유로그룹 재무장관 협의체가 주말 회동을 통해 구체적 조율을 할 예정이다. 유로그룹 관계자들도 잇달아 긍정적 반응의 쏟아내며 그리스 새협상안이 진일보했음을 알리고 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그리스의 새협상안이 이번 주 합의를 위한 기회를 제공했다"며 "그리스의 새 제안은 환영할만한 것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긍정적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리스의 새 제안은 채권단과의 추가적인 작업을 남겨놓고 있지만 지난 몇 주 간에 제시한 것 중에 제일 실질적인 제안"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협상은 오는 25일, 26일 유로그룹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최종 타결여부를 확정지을 일만 남았다. 이날의 확정여부가 결국 최종 테이블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택관련 지표들은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금리인상을 부르는 신호들이었다.

전미중개인협회(NAR)의 5월 미국의 기존주택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5.1% 증가하며 연율 기준으로 535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수정치인 509건을 훨씬 웃돈 것이고 지난 2009년 11월이후 5년 6개월만에 최대치다.  시장 전망치 526만건을 크게 넘어섰다.

이같은 5월 기존주택판매 호조는 고용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주택구입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반영한다. 지난달 전체 거래의 32%가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여서 젊은 세대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날은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대형 금융주와 유가하락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항공 및 운송주들의 1% 넘게 큰폭 상승했다.

달러가치는 그리스 해결에 대한 기대와 경기지표 호조로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전일보다 0.31% 상승한 94.37을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08% 하락한 1.134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62% 상승한 123.41엔을 나타냈다.

국제 유가는 여름철 휴가 수요가 기대되며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7달러 상승한 59.68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46달러 상승한 64.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제 금값은 그리스 해결기대 영향으로 큰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7.80달러 하락한 1184.1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