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는 여름 나기가 더 힘들다. 방학 없이 계속 되는 일에 지치고 짧은 여름휴가도 아쉽다. 집에서만은 푹 쉬고 싶지만 쌓여있는 집안일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때는 상상 속에만 있는 나만의 공간으로 떠나고 싶다.

고궁 돌담길 옆 자그마한 집을 상상해보자. 넓지는 않지만 좁은 공간을 개조했다. 3개 층에 침실과 부엌, 거실 욕실이 있다. 아, 식물로 가득 찬 정원도 마련돼 있다. 꽃보다는 푸른 잎의 화분들이 어울리겠다. 침실에는 색색의 셔츠와 티셔츠, 가방부터 반려견의 옷까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만 꾸며 놨다. 무엇보다 이 곳은 남성만을 위한 공간이다.

남성을 위한 편집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이 곳은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시리즈 세컨 브랜드 에피그램의 팝업스토어 ‘올모스트 홈(Almost Home)'의 이야기다. 창덕궁 돌담길에 위치한 올모스트 홈은 현대 남성의 이상적인 라이프를 현실로 옮겨놓은 듯 한 공간이다.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궁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은 동네 초입으로는 어울리기 그지없다.

 

최근에는 판매를 위한 매장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편집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여성 못지않은 구매력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남성 소비자에게 맞춰져 있다.

편집샵은 특정한 콘셉트를 가지고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한 공간에 전시해 놓기 때문에 여러 브랜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고 새로운 브랜드와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미 백화점과 같은 대형 유통망은 편집샵을 소비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브랜드의 편집샵을 열고 소비자의 반응이 좋으면 단독 매장으로 입점 시키는 사례도 늘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편집샵이 패션 중심에서 생활, 잡화 등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콘셉트로 바뀌며 다양한 콘셉트와 브랜드로 꾸며진 매장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남성을 위한 편집샵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최근이다. 얼마 전 신사동 가로수길에 클래식한 콘셉트의 바버샵 밤므를 입점시킨 루이스클럽이 그렇고 LF에서도 남성 전문 편집샵 ‘토크(TALK)’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동안은 남성들이 미용이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적었던 탓에 남성을 위한 브랜드나 제품을 찾는 것이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남성들이 자신을 꾸미고 자신이 생활과 물건에도 가치를 담기 시작하면서 남성 맞춤의 다양한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내 집 같이, ‘Almost Home’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모스트 홈도 마찬가지다. 단지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한 남성이 살고 있는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남성에게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브랜드 별로 전시해 놨다. 다양한 브랜드 제품들 사이사이에 에피그램의 제품들과 다양한 브랜드, 전시된 가구까지도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

올모스트 홈에 직접 가봤다. 1층인 부엌에는 다양한 주방용품이 마련돼 있다.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만든 식품 브랜드 ‘인시즌’, ‘반테이블’의 청과, 과일을 이용한 간식은 물론, 남성을 위한 앞치마, 냅킨도 준비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벽에 걸려있는 갖가지 모양의 원목 도마들과 유명 셀러브리티들 모습의 고양이, 강아지 그림 접시들. 접시는 프랑스 브랜드 ‘쿠컷’의 제품들인데 일러스트를 보고 있기만 해도 유쾌하다.

 

거실 겸 정원이 있는 2층에 오르면 삐뚤빼뚤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각각의 강아지 인형들을 볼 수 있다.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에서 새롭게 런칭한 ‘페넥트 라인’의 작품이다. 페넥트 라인은 주인이 입던 옷으로 강아지의 옷을 만든다. 거실에는 에피그램의 옷들과 더불어 어울리는 신발, 액세서리 등이 진열돼 있다. 2층 밖에는 정원이 있는데 넓지 않은 공간에 여러 화분들과 벤치가 어우러져 있다.

마지막 3층은 매우 개인적인 공간들이다. 팝업스토어 속 주인공이 휴식을 취하는 침실과 욕실 용품이 있는 곳이다. 침대와 원목 가구들, 커다란 창이 조화롭다. 이 곳에는 자연친화적인 천연 세제 브랜드 ‘커먼굿(COMMON GOOD)’, 친환경 타월을 판매하는 ‘허그플러스’ 등의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시리즈를 총괄하는 한경애 상무는 “이번 에피그램의 ‘Almost Home’은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숍의 개념을 넘어 편집과 큐레이팅의 결과를 담아낸 공간”이라며 “집이라는 친숙한 공간을 그대로 재현한 것은 물론 그 안에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들을 녹여냄으로써, 에피그램이 추구하는 삶을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체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Almost Home 방문 전 TIP>

● 팝업스토어 운영 : ~ 7월 31일까지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원서동 156(창덕궁길 29)

● 문의 : 02-3677-8812, www.byseries.com

● 영업시간 : AM11:00~PM08:00

● 카드 결제 가능

● 옷 사이즈별 구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