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내면세점. 출처=이랜드그룹

시내면세점의 황금 티켓을 누가 거머쥘까 많은 주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가 그리는 청사진은 젊고 신선한 이미지다. 많은 기업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동대문, 명동을 시내 면세점의 자리로 집었지만 이랜드는 홍대 입구에 위치한 마포구 서교동의 서교자이갤러리 부지를 골랐다. 면세점에 대한 경력이 없는 이랜드, 핵심 질문을 짚어본다.

 

왜 홍대인가?

이랜드에 따르면 홍대 지역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붐비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문화, 음식, 숙박 등 관광 연계산업이 발달돼 있다.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인천항과도 가까우며 시내를 벗어나 있어 교통편도 좋은 편이다. 이 지역에 이랜드가 시내면세점을 세우면 서부권 최초의 면세점으로 들어서게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랜드 측은 서울 서부권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균형발전, 교통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대의 차별화는 홍대만의 특별한 분위기에서 나온다. 홍대 관광지구는 1990년대부터 특색 있는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하여 각종 인디밴드들의 주 활동무대가 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 들어서는 클럽문화의 중심지가 되면서 클럽문화를 즐기는 내국인 뿐 아니라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알려져 있는 곳이다. 현재는 젊은이들의 각종 문화가 혼재하는 상권을 이루고 있는데 외국인 관광객들도 방문해 골목마다 입소문난 카페를 방문하고 각종 의류 및 패션잡화를 구매하기도 한다.

이랜드면세점는 지하철 합정역과 단 2분 거리다. 홍대역 앞까지는 도보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가까운 곳이다. 이랜드는 면세점 입점으로 기존 홍대 관광지구를 합정역까지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홍대와 신촌을 방문하는 젊은 층의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이랜드면세점의 신규면세점 개설은 홍대 관광지구 개발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경험 능력이 없지 않는가?

이랜드는 면세점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 다만 시내 면세점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이랜드는 관련 분야의 글로벌 기업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이랜드면세점은 중국 최대 여행사인 완다 그룹(WANDA) 여행사 및 세계 최대 면세기업 듀프리 그룹(DUFRY)과 함께 ‘이랜드 면세 사업 성공을 위한 3자 협약식’을 진행했다. 듀프리는 세계 면세 시장의 2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듀프리는 이랜드면세점을 도와 면세 사업 운영 노하우를 지원하고, 글로벌 명품 소싱 능력을 활용해 면세점의 핵심 콘텐츠인 명품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공급 부문을 지원하기로 했다. 완다그룹은 관광객 유치를 돕는다. 여행사를 통해 다른 나라로 이동 중인 중국 관광객을 한국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등 중국 VIP 관광객 100만명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랜드는 특히 한국의 이랜드그룹이 중국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중국인에 있어서는 면세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랜드가 면세점에 도전하는 이유는?

이랜드그룹의 시내 면세점 추진은 이랜드그룹의 6개 사업 분야(의, 식, 주, 휴, 미, 락)가 면세점 사업에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전역에 45개 브랜드와 7300개의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3년 전부터는 대형 SPA 플래그 숍 및 외식브랜드가 진출했다. 지난 5월에는 라이프스타일 숍인 ‘모던하우스’가 오픈 하는 등 중국 사업을 계속 강화하는 추세다.

현재 한국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중국인인 만큼 이랜드는 중국 진출 21년의 사업 성공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이번 면세 사업에 집중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랜드는 중국 자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1000만명과, 협력 유통사 고객 1억 명의 빅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다. 쇼핑, 관광, 식사, 공연, 숙박을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탑 면세 관광상품이 바로 그것인데 이를 통해 홍대의 지역 상권까지 살리겠다는 것이 이랜드의 전략이다.

 

[이랜드그룹, 면세점 입찰 평가 항목별 전략]

 

△ 면세점 관리역량 : 이랜드는 전무한 면세 경영 능력을 글로벌 면세 기업인 듀프리 그룹의 노하우를 빌릴 예정이다. 듀프리 기업으로부터 면세 사업 운영에 대해 조언을 얻고 시스템 지원을 받는다. 또한 이랜드 자체의 유통 경영 능력을 통해 면세 사업을 잘 운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법규 준수도는 업계보다 높은 수준인 92.25다.

 

△ 경영능력 : 이랜드면세점은 이랜드그룹과 듀프리, 완다 그룹의 여행사가 함께 참여하게 된다. 이랜드리테일은 국내 200여개의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최다 51개 점포를 갖고 있다. 듀프리 그룹은 글로벌 명품과 화장품 브랜드의 공급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완다 그룹은 5년간 신규 VIP 관광객 600만 모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입지조건 : 홍대지역은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 성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약 2.5배 증가했다. 특히 마포구는 연 600만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데 전체 관광객의 약 43%에 이르는 수치다.

홍대에는 한강(이랜드크루즈, 잠두봉 선착장, 상암 요트 클럽)과 더불어 공연장 29개, 공원 132개, 마포지역 호텔 20개(기존12개, 신규승인8개), 게스트하우스 162개 등의 인프라가 이미 조성돼 있는 상태며 공항과 항만에서 최인접 상권이라는 특징이 있다. 지하철 또한 공항선, 경의선, 2호선, 6호선 등 총 4개 선이 인접해 있다.

 

△ 중소기업 제품 판매·고용창출 : 이랜드리테일 과거 5년간 매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매출은 약 79%, 업체수 비중은 약 94%에 이른다. 동대문 영세상에서 약 1000억, 중소기업 76개에서 약 650억원의 제품을 매입 후 직접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면세점이 들어서면 이랜드는 한강유람선을 인수하고 불광 팜스퀘어, 발산 그랜드 백화점 , 송파 가든파이브 등의 죽어있는 사업을 활성화시키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 기업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 최근 5년간 이랜드리테일의 기부액은 총 332억원이다. 이는 2007년부터 이랜드의 순이익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룹 전체로 보면 2002년부터 약 2211억원에 이르는 방대한 금액이기도 하다.

이랜드는 시내면세점 운영에서도 사회에 이익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연구했다. 이에 면세점에 공적 연금, 공공 기관 지분참여를 통해 배당 형태의 공공환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면세점 순이익의 10% 역시 그룹이 하던 것과 같이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예상 액수는 5년 간 약 500억원이다.

또한 홍대 상권 살리기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홍대상권을 알리는 지도와 어플을 개발해 이랜드의 유통망을 통해 알리고 무료셔틀버스, 관광 안내센터를 통해 홍대의 색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