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독신 인구가 결혼한 인구를 넘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또한 미국의 인종이 다양해지는 것만큼이나 ‘결혼'과 '非결혼’ 사이의 범주도 다양해졌다.

미국 매체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성인 중 비혼(非婚, 결혼 상태에 있지 않음) 인구가 처음으로 결혼 인구를 넘었다. 비혼 인구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 이혼 후 독신이 된 사람, 결혼 없이 동거하는 사람 등을 포함한다.

1950년에 비혼 인구가 40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14년 비혼 인구는 3천100만명으로 거의 8배 늘어났다. 그리고 대다수의 비혼 인구는 도시 주변에 사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도시가 아니라도 소위 말하는 '싱글' 인구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미국 신생아의 절반 가까이가 싱글맘에게서 태어난다. 동거하고는 있지만 결혼을 하지 않는 부모는 1950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16세 이상을 성인이라고 봤을 때,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미국 인구는 20%에 육박한다.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비혼 인구의 증가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신세대)의 인식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 중 '성공적인 결혼생활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다'라는 질문에 긍정한 인구는 30%에 불과했다. 1997년 X세대(1965~1976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 47%가 같은 질문에 긍정한 것과 대조된다. 2010년 조사에선 10명 중 4명이 '결혼 제도는 구식이다'라고까지 답했다.

학계에서는 미국 사회가 사회적, 인구통계학 측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뉴욕대 사회학 교수 에릭 클리넨버그는 "(비혼 인구의 증가가) 지난 60년 동안 이미 규정하고 명명한 사회 변화 중 가장 큰 사회적 변화"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정과 결혼에 대한 관념의 변화가 주거, 보건을 포함해 육아, 교회의 형태까지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위 연구 결과에 비추어 비혼의 다양한 형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의 가족'이란 조사 단체의 디렉터 스테파니 쿤츠는 "결혼의 형태가 모두 같지 않듯 싱글의 형태도 모두 다르다"라며, "싱글들의 삶을 다각도에서 연구하고 이해하는 것이 오늘날 미국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