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16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이 해외 기업을 M&A(지분투자 포함·발표 기준)한 사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270건, 523억5천400만 달러(약 58조5천억원)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225건, 326억6천200만 달러보다 건수는 20%, 금액은 60.3% 각각 증가한 셈이다. 금액 기준으로 따졌을 땐 작년에 비해 올해 두 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올해만 갑자기 급증한 것은 아니다. 2013년 528건, 479억 달러에 비했을 때 2014년 한 해도 563건, 652억 달러로 건수는 6.6%, 금액은 36.1% 각각 늘었다.

이처럼 일본의 M&A 규모가 점차 커지는 것은 아베노믹스로 체력을 기른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공격경영에 나서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노믹스의 혜택에 힘입어 내실을 다진 일본 기업들이 고령화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은 내수 시장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들이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해외 유망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한다는 것이다.

그간 아베 신조 총리는 2012년 가을 총리 당선 때부터 적극적인 통화완화 및 엔저 정책을 내세웠고, 이는 일본 기업의 수출 등에 호조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말 일본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은 2조 달러(약 2천235조원)에 육박했다. 또한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집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M&A 때 얹어주는 웃돈은 작년에 주가의 25% 수준에서 올해 1분기에는 46% 수준으로 급증했다.

일례로 지난 10일 미국 보험사인 HCC 인슈어런스를 74억8천만 달러(약 8조3천600억원)에 인수한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도쿄해상홀딩스는 HCC의 지난달 평균 주가에 35.8%나 웃돈(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78달러의 인수가를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