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감염 사실을 늦게 알렸을 뿐 아니라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원에서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5일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141번 환자 A(42)씨는 메르스 의심으로 격리돼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소동을 부리며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갔다.

보건소 측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아버지의 정기검진을 위해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들렀고, 이때 응급실 화장실을 이용하다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이달 9일부터 발열, 어지럼증, 기침, 가래 등 메르스 유사 증상을 보였지만 12일 오후에야 강남구보건소에 전화했다.

그러나 A씨는 구급차와 간호사가 집으로 오는 15~20분 사이를 참지 못하고 직접 택시를 타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서 처음에 진료를 거부하자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강남세브란스병원은 A씨의 객담을 채취한 뒤 그를 병원 외부의 선별진료실에 격리했다. A씨는 이 진료실에서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며 소란을 부렸고, 이 때문에 A씨 근처에 있던 의사 3명도 격리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뿐만아니라 A씨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지도 못하고 선별진료실의 걸쇠를 부수고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갔다. 이후 나온 1차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보건소는 A씨의 양성 판정에 따라 다음날인 13일 A씨를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격리병동으로 이송했으며, A씨는 이곳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보건소 측은 A씨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A씨가 택시를 타고 내린 곳은 폐쇄회로(CC)TV로 확인했으며 위치추적도 요청해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며 "A씨가 증상 발현 후 직장에 안 나갔다고 진술했지만 그것도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